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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 스님의 가릉빈가] 8. 불교적으로 본 바하

기자명 법보신문

음악은 동·서양 한 뿌리
죽음을 ‘영혼선율’ 표현

1977년에 미국은 무인 우주선인 보이저 2호를 우주로 쏘아 올릴 때 “바하”의 ①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제 3번의 가보트와 론도 ②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제 2번의 1악장 ③ 〈평균율 클라비어〉 제 2권의 전주곡 및 푸가의 CD를 함께 실어 우주에 지구의 음악을 선사했다.

이는 우주에 바하의 메시지인 “음악의 원조는 동·서양이 한 뿌리이므로 모든 나라가 공존의 눈으로 서로를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과 “선진국들은 불교가 아니라 문명이라는 현실로 눈을 떴지만, 그 결과는 자비와 평등의 실천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필자가 자신있게 연구한 ‘음악태동’의 근거는 다음과 같다.

-‘음악’에 관한 객관적인 단서는 신석기시대 및 청동기시대 유물의 발견으로 시작된다.
대나무로 만든 팬 플루트와 돌 악기 그리고 스칸디나비아의 유적에서 나온 청동호른 종류의 루드라는 악기가 있다. 흐르는 세월은 필요에 의하여 샤머니즘적인 전문인을 창출하게 되었다. 즉, 예언자나 무당 그리고 얼굴에 탈이나 마스크를 쓰고 이상한 소리와 춤 및 나뭇가지로 병을 치료하는 인칸타레(Incantara)의 주술사 등이 있었다. 행위예술을 하는 자들의 노래·춤·주술이 대대로 내려오는 경험을 토대로 예술화되기 시작하였다.

축제나 장례의식 및 아픈 환자들이 생기면 무보수로 각 부족 앞에 나가 춤추고 노래하며 악기연주를 하였다. 또한 입으로는 예언을 말하였으며 손으로는 치료를 하는 샤먼이었던 것이다. 초기의 샤먼들은 무소유를 생활로 삼았으며 여러 부족을 옮겨 다니며 봉사를 하였기에 무한한 존경을 받았다. 이들은 오로지 신이나 절대자의 뜻과 말씀을 중간에서 전하는 심부름꾼이었던 것이다.

전문 샤먼이 접신상태에서 예언을 하며 의사와 구원자 역할을 할 때 노래·악기연주·춤을 추며 신의 영적인 에너지로 조상·죽은가족·친구·이웃 그리고 여러 신과 대화를 하는 상태인 것이다. 더 나아가서 그들은 이야기꾼·만담가·광대·엔터테이너·인생 카운슬러였던 것이다. 바로 이들이 오늘날 동·서양 음악가들의 원조인 셈이다.-

위의 사실을 바하는 통달하였기에 그의 모든 음악은 ‘공존의 미학’을 말하고 있다. 바로크 음악의 거장인 바하는 1685년에 독일의 음악 명문가 집안에서 8남매의 막내로 태어났다. 아버지도 궁정음악가였으며 다수의 현역음악가들이 친·인척이었다. 그는 박복하여서 9세에는 어머니를, 10세에는 아버지를 여의었으나 오르간 연주자인 형님이 돌보아 주었으며 그에게 음악테크닉도 레슨받았다.

바하의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2권은 서양음악의 기초였으나 곧은 성격으로 인하여 권력과 재력이 있는 자들과 다툼이 많았으며 그 결과 평생을 여러 곳을 떠돌아다니며 음악활동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필자가 그의 음악에서 느끼는 것은 삼보사찰의 엄숙함과 아름다운 단청 및 영원히 샘이 솟는 숭고한 부처님의 말씀이다.

또한 음악이 갖고 있는 수학적 법칙을 바하식 대위법 및 화성학으로 개조하여 마음 깊은 곳에 원인 모를 자비심과 경배심을 갖게 하는 것이 바하 음악의 매력이다. 그의 작곡은 일반인의 음악 이해 영역을 한참 넘어선 ‘영혼선율’의 대화였던 것이다.

리빙앤다잉 프로젝트(Living and Dying Project)는 암이나 에이즈 말기 환자들에게 내생에 대한 얘기를 통해 죽음 후의 공포를 없애 줌으로써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게 한다. 죽음이 끝이고 암울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주는 것이다. 바하의 음악 전체가 프로그램의 시작부터 마칠 때 까지 함께한다. 그의 음악이 일부 말기 환자들에게는 산스크리트어와 팔리어 경전의 낭송으로도 들린다고 한다.

상무 스님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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