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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스님의 가릉빈가] 10. 불교적으로 본 바그너

기자명 법보신문

선율의 선입관 버린 유럽음악의 황태자

오늘날의 일반 영화 및 TV드라마에서 쓰고 있는 ‘라이트 모티브(Leitmotiv)’기법이라는 것은 배우나 탤런트가 등장함과 동시에 반복되어 나오는 음악·눈물이 나오는 장면에서만 여러 번 흐르는 곡·기쁨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연속적인 소리를 쓰는 것들을 말한다. 바그너가 이룩한 음악의 멋진 혁신이 바로 ‘라이트 모티브’ 창작과 응용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등장인물·사건·감정·사상을 필요할 때마다 표현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멜로디다. 그는 장단과 음의 높이에도 매 순간마다 변화를 주며 작곡을 하였고 심지어 15시간이 넘는 오페라도 창작한 음악가였으며 19세기 유럽음악을 지배하였던 황태자였다.
바그너는 1813년에 독일 ‘라이프리치’에서 태어났으며 그의 70년 인생은 오페라 개혁 및 화성법과의 투쟁이었다. 쇤베르크의 ‘무조성 화성기법’도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테’ 화성법을 응용한 것이었다. 바그너의 천재적 음악성과 실력 그리고 ‘미래 지향적’인 창작은 그를 시기하고 질투하는 협잡배들로 인하여 늘 유언비어가 따라다녔고 오해성 짙은 욕을 달고 살았다.

그러나 그는 자신에게 향한 욕이 자신의 업이라 생각하였으며 오히려 음악적 발전으로 승화시켰다. 필자는 말 만들기를 좋아하는 일부 불자님들께 『법구경』의 ‘모든 재앙은 입에서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함부로 입을 놀리거나 원망하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 맹렬한 불길이 집을 태워 버리듯, 말을 삼가지 않으면 이것이 불길이 되어 내 몸을 태우고 말 것이다.

중생의 불행한 운명은 그 입에서부터 시작된다. 입은 몸을 치는 도끼요 몸을 찌르는 날카로운 칼날이다.’를 되새겨보기를 갈망하며 바그너에게는 『숫타니파타』의 ‘현자는 욕망에 이끌려 방황하지도 않으며 편견에 사로잡혀 떠들어대지도 않는다. 그는 모든 편견에서 벗어나 있으므로 더 이상 세상에 오염되지도 않으며 자신을 지나치게 꾸짖지도 않는다.

보고 배우고 사색한 어떤 것에 대해서도 그는 절대로 적대감을 갖지 않는다. 그는 선입관을 벗어 버렸다. 그는 더 이상 시간에 예속되지 않으며 죽음 앞에 무릎 꿇지도 않는다. 그는 더 이상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를 잘 실천했다고 칭찬하고 싶다.

그가 오페라 창작을 시작한 1830년대부터 1840년대 시기의 독일 오페라 시장은 창작적인 관점에서는 과도기이면서도 새로운 스타일을 요구하는 전환기였으며, 바그너는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리엔치’, ‘탄호이저’를 작곡하면서 오페라 음악가로써 데뷔했다.
또한 ‘로엔그린’을 창작한 후에는 전통적인 오페라 스타일을 뛰어넘고 ‘음악극’이라는 종합예술을 만들었다.

물론, ‘마이어베어’식의 작곡 양식을 계승하였으나 오페라에서 극의 진행과 음악의 일체화는 ‘마이어베어’를 능가하였다. 그는 음악가로서는 드물게도 정치에 관심이 많았으며 1849년 파리의 5월 혁명의 영향 때문에 자신이 지휘자로 있는 ‘드레스덴’에서 민중봉기가 일어나자 “나는 기존의 계급질서를 파괴하겠다! 가난하고 수모를 당하는 인간들이여, 싸우자. 그리고 더 나아가 왕정을 무너뜨리고 화폐를 폐지하자!”라고 격문을 쓸 정도의 무정부주의자였으나 결국 스위스로 망명을 가게 되었다.

코폴라의 영화 「지옥의 묵시록」에서 미군 헬리콥터 부대가 베트남의 농촌을 공습하는 장면에 나오는 음악은 바그너의 악극 ‘발퀴레의 행진’이다. ‘발퀴레(The Valkyrie)’란 의미는 신들 중의 신과 지혜의 여신 사이에서 태어난 9명의 ‘전투의 여신’을 이야기한다.

이 곡은 ‘솔티’가 지휘하고 ‘빈 필하모닉’이 연주하였으며 제 3막의 첫 대목이 ‘지옥의 묵시록’ 영화에 실렸다. 이는 첨단적인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의 음악 수준을 예측하고 19세기에 만든 ‘미래지향적’인 자비가 돋보이는 바그너의 곡이다. 또한 ‘트리스탄과 이졸데’라는 오페라 창작에서는 ‘기능화음의 파괴·무한선율·반음계적인 대위선율’을 파격적으로 시도함으로써 오늘날의 오페라에도 획기적인 영향을 주었다.

상무 스님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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