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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마음에 남은 경구] 독도 사랑회 길종성 회장

기자명 법보신문

배타적 종교인 볼 때마다 떠오르는 가르침

겉모양으로 부처를 찾거나 목소리로써 부처를 구한다면 이 사람은 삿된 도를 행하는지라 끝내 여래를 보지 못하리라. - 『금강경』-


내 주변을 둘러보면 불자보다 기독교인이 더 많다. 거의 교회로 다 나가나 싶을 정도다. 그만큼 기독교인들은 사회의 전반적인 곳, 요소요소에서 열심히 맹목적인 전도를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때로는 그들의 저돌적인 신앙심에 찬사를 보낼 때도 있다.

요즘 내가 참여하는 단체도 거의 기독교인들의 집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밥을 먹거나 일상생활을 할 때도 항상 기도하고 찬양하고 그것이 생활의 자체인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것이 때로는 무섭기도 하다. 물론 내가 그렇게 저돌적이고 전투적인 종교생활을 하지 않아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모두들 마음에 견고한 갑옷으로 무장한 것 같은 느낌이다. 어느 날 저녁 자리에서 교인들이 식사 전 기도 말미에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했더니 갑자기 분위기가 어색해지는 것 같았다. 일시에 나는 저들이 기도할 때 다 들어주고 같이 기도하고 밥 먹었는데 타종교에 대한 배려나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순간 머쓱한 기분이란!

그들이 무엇으로라도 뚫고 들어갈 수 없는 견고한 강철로 된 하나님의 갑옷을 입고 있는 것을 내가 미쳐 몰랐나보다. 물론 다른 종교가 나쁘다는 말이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내 것만 좋다는 식, 내가 아니면 안 된다 식의 편협한 방법의 종교가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일 뿐이다.

물론 나도 한때는 내가 믿는 종교가 세계최고라는 등의 우월적 사고를 가진 적이 있었다. 불교인이 범하는 잘못 중의 하나가 그것이라고 한다. 배려가 없는 마음을 가지고 우월주의에 빠진다면 그것 또한 종교를 지니고 살아가는, 바람직한 현대인의 모습이 아닐 것이다.
만물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 즉, 본 모습을 보는 것이, 그래서 어떤 편견 없이 대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부처님 법을 실행할 수 있는 기틀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지금 일부의 다른 종교인들처럼 맹목적 신앙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내가 처음 부처님을 만났던 그 초발심에서 벗어나 있는 나를 본다. 흔히 말하는 절물이 조금 들었다. 처음의 환희심은 조금 엷어지고 그 자리에는 버리지 못하는 상을 가진 내가 있었다. 어느 스님과 친하네, 어느 절을 몇 번 갔다 왔네, 그 경전을 읽었네, 삼천배를 몇 번 했네 하는 등 나의 도반들과 자랑삼아 이야기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는 씁쓸한 웃음을 지은 적이 있다. 나는 뭐가 다르다는 말인가?

매일 매일을 처음 시작하던 그날처럼, 나를 버리고 또 버려야함에도 불구하고 나태하고 상에 사로잡힌 평범한 한 종교인이 바로 나라는 사실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금강경을 수없이 읽었지만 항상 실천하지 못하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낀다. 그런 나를 부처님께서 보시면서 온화하게 미소 지으시면서 말씀하신다.

“약이색견아 이음성구아 시인행사도 불능견여래”라.
(겉모양으로 부처를 찾거나 목소리로써 부처를 구한다면 이 사람은 삿된 도를 행하는지라 끝내 여래를 보지 못하리라.)

가을의 길목에 서서 모든 종교를 가진 사람들에게 부처님께서 설하신 이 말의 의미를 전하고 싶다.

길종성 독도 사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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