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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순형의 사찰문화재 답사] (94)선암사-3인당三印塘 연못

기자명 법보신문

절앞엔 못-연못이 있다. 개심사에 내소사·실상사와 해인사 영지影池·불영사 불영지佛影池·대흥사 무염지無染池·서귀포 법화사 구품연지 또, 태안사·백양사…들까지, 불국사도 바로 청운·백운교 아래로 멋진 9품연못九品蓮池가 있었고.

아예, 용-미르龍가 산다·나온다는 못을 메우고 지은 절도 황룡사·미륵사·통도사·보림사에 금산사·신륵사·각연사·백담사·선운사·보경사·구룡사…로 한 둘이 아니고.
이는, 나무절집이니 불 막·잡고, 끄려함이 가장 먼저이겠다. 그리고는, 스스로를 비쳐보는 거울水(想)觀·(寶)池觀이기도!

선암사 못도, 장군봉의 선암사골向左과 냉골물이 모여나는 고샅의 두둑에 모았다. 바로, 절집 안(일주문)에 들기 앞서 몸·맘 추스르는 쯤이다. 안쪽에 같은 꼴, 섬 하날 띄운 달걀못! 이름은 3인당三印塘(전남유형문화재 46)이라 적혀온다. 3인三印의 인은 바로 도장이니, 콱! 찍어둔·찍은·찍힌 틀림없는, 틀림없음분명·확실함이란 뜻이고 3인은 곧바로, 3법인法印-3가지의 (확실한) 법-진리 셋을 말하는 것. 법-도장=다르마-무드라 셋! 곧, 부처법佛法의 바탕根本.

그 셋은, 모든 것은 머무르지 않는-제행무상인諸行無常印이니, 모든 게 없어-제법무아인諸法無我印 그러니(이를 알면), 모든 게 다 (그)라짐(=니르바나=열반=적정)-열반적정인涅槃寂靜印이다.

여기에, 못은 나도 깨치고 너도 깨치는-자각각타自覺覺他, 섬은 나도 좋고 너도 좋은-자리이타自利利他까지 뜻한다 한다. 더우기! 이 달걀못 둑에는 다시, 3그루의 아름드리 치솟은 큰 나무=전나무가 함께하며 이를 굳히기 한다. 바로, 콱!콱! 찍는·찍은 (목)도장(놓아)둔 것! 더더구나, 노른자위인 섬에는 상사화 아니, 개상(사)인 빛 고운 돌마늘꽃石蒜花도 무리로 얹혀있다. 녀린 풀빛 꽃대 긴 끝에 뽈그레한朱紅, 날렵한 6갈고리꼴 꽃갓花冠가을가재무릇인 꽃무리 꽃무릇이라니.

저 고즈넉한 가을의- 저승꽃·피안화彼岸花 심지어, 지옥불地獄火花로도 불리는 꽃. 하물며, 꽃과 잎이 서로 못 만남에 상사화相思花란 뜻의- 허나, 스님과 아낙의 짝사랑이어 개상(사)화에 중꽃·중무릇·절간풀이 된 게 심어짐도 어찌 우연偶緣 탓으로 돌리랴.

달걀못꼴은 신라의 불국사 9품연못·해인사 영지 나아가, 통도사 구룡못九龍池들 꼴과 닮아 도선道詵국사가 파게 한(862, 경문왕2) 때로 오르고, 바위 밑 선암船巖·仙巖사니 배꼴로 보이기도 한데, 대각국사義天중창그림(重創建圖, 1147, 의종1) 자취(19세기초)에는 큼직한 긴 네모못方池이라……

어쨌건, 모두가 그 자리 늘 머뭄 아니다. 다아~ 인연因緣-원인·결과의 응보應報로 그리하며, 열반도 여기=이승世間서 있고 이승도 열반이라는 도장佛法印 콱콱콱! 찍는 차림새들일 터!

묻은 티끌 다아 씻는淸塵 渾擺落/ 슬기물 맑게 괴여智水 正澄凝/ 내 번뇌ㄹ 식히니我來 消熱惱/ 그 시원함, 옥병의 물 같으이如對 玉壺水(선암사 시, 金克己, 1171-1197)

강순형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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