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중 암자를 휘감는 삭풍이 상처 입은 짐승처럼 사납게 울부짖으며 지나간다. 머리마다 촘촘히 눈꽃을 피워낸 겨울나무들은 번뇌의 살점을 깎아내려 애쓰는 여윈 수좌를 빼닮았다. 천길 낭떠러지에 나툰 미륵부처님의 엷은 미소가 홀연 봄볕보다 더 따사롭다.
하지권 작가는
『뿌리깊은나무』. 월간 『샘이깊은물』 사진을 찍으며 우리 것의 아름다움에 관심을 갖게 됐다. 해인사 팔만대장경판 디지털화 작업에 청춘을 보냈다. 불광출판사에 몸을 담고 우리나라의 불교문화를 기록하고 있다. 그 동안의 작업으로 『즐거운 소풍』, 『산사의 아름다운 밥상』, 『서울, 북촌에서』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