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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살림과 모심] 낙동강 지율 스님, 여강 수경 스님

기자명 법보신문

국민 합의없는 4대강 사업 강행은 졸속
생명을 지키려는 스님과 강 아픔 느껴야

3월 11일, 수경 스님은 결국 신륵사 인근 남한강가 여강으로 내려가셨습니다.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지율 스님은 낙동강 상류인 상주로 내려가셨습니다. 4대강 개발로 상처 입을 생명을 생각하며 소리 없는 그들, 말없는 그들과 함께 하기 위해 기약도 없는 일을 시작하셨습니다. 지율 스님은 이미 수차례의 초인적 단식을 통해 생명의 목소리를 대신했고, 수경 스님은 운하개발이나 4대강 개발을 막아보려고 발이 부르트도록 도보순례도 했고, 수개월동안 손과 발, 무릎이 터지고 자벌레처럼 땅을 기는 오체투지도 하셨건만 정부의 개발의지는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지금 24시간 진행되는 공사는 급속도로 강을 파헤쳐놓고 있습니다. 지역주민들의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팔당에서 오랜 각고의 노력으로 수십년 간 일군 유기농단지가 4대강 개발로 파괴되는 것을 막기 위해 농민들은 저항하고 있습니다. 이미 지난 3월 25일 조계종 환경위원회에서는 4대강의 반대 입장을 발표했고, 앞서 12일에는 천주교 주교회의에서도 반대 입장을 발표했으며 1,100여명의 사제들이 생명을 죽이는 개발 사업을 중단할 것을 호소했습니다.

불교에서는 지나 3월 4일 프레스센터에서 ‘4대강 개발, 다른 대안은 없는가’라는 대규모 토론회를 통해 입장을 밝혔고, 개신교의 목사들도 목소리를 높이며 대응하고 있습니다. 또 4월 17일 불교에서는 약 2만여 명의 불자들이 모이는 4대강을 위한 수륙재를 조계사에서 개최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청와대는 국무위원을 모아놓고 국민들을 제대로 설득시키지 못했다고 불호령이 떨어졌다고 합니다.

아마도 현 정부는 마치 청계천 공사처럼 “지금은 당신들은 반대하지만, 다 해놓으면 결국 나중엔 훌륭하고, 잘했다고 칭찬할 걸?”하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설령 결과가 그렇다고 해도 주권이 국민에게 있는 민주사회에서 이리 큰 사안에 대해서는 국민들의 의지를 수렴하고 모으는 절차와 과정이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진정 선진화된 민주사회입니다. 그러나 의견수렴도 없고, 졸속으로 조사한 뒤 강행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홍수나 가뭄이 있어선 안 되고 태풍도 불지 않길 바랍니다. 정말 그런가요. 꼬막으로 유명한 벌교에서 꼬막 잡이가 예전 같지 않은 원인은 태풍이 몇 년 동안 없어서 바다와 갯벌이 뒤집히지 않아서라고 합니다. 홍수와 가뭄은 나쁜 것인가요? 과거와 달리 현대의 치수개념은 홍수를 통해 생태계의 정화와 복원, 새로운 역동적인 균형을 만들어 가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을 깨닫고는 이제 오히려 인공적 제방보다는 자연형 하천을 만듭니다. 또 충분한 범람원을 조성하고 추이대(숲과 초원의 경계부위와 같이 서로 다른 두 식물군락(植物群落) 사이에서 나타나는 식생의 전이지역)를 충분히 넓혀 강폭을 확대, 웬만한 홍수도 포용할 수 있게 합니다.

수경 스님은 컨테이너로 만든 여강선원에서 추위와 더위의 고통을 무릅쓰고 이들 생명과 함께 하려하십니다. 지율 스님도 파괴되는 낙동강을 안타까이 지켜보며 파괴의 증인(Bearing Witness)이 되려고 합니다. 여강으로, 낙동강으로 갑시다. 수많은 생명들의 숨소리와 아픔을 함께 느끼도록 합시다.

유정길 에코붓다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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