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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 스님의 지혜로운 삶] 중3 아들이 방황합니다

기자명 법보신문

아이 마음 정확히 이해하는게 우선
야단치기 보단 아이 말 귀기울여야

아이가 중학교 3학년인데, 한동안 잘 지내다 아이가 너무 늦게까지 놀고 와서 혼을 냈더니 집에 안 들어왔습니다.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닙니다. 아이가 원하는 대로 학교도 자신이 선택하도록 도와줬는데 가출을 하니 남편이 아이를 많이 때리고 혼을 냈습니다. 때리고 나서 남편도 많이 힘들어 하고 저도 힘이 듭니다.


두 가지 길이 있습니다. 하나는 수행의 길이고 다른 하나는 세상 이치의 길입니다. 세상 이치를 우선 말하자면, 아이와 아빠, 아이와 내가 그렇게 하는 이유, 아이가 그렇게 행동하는 이유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그냥 “네 마음을 말해봐라” 이래서는 아이가 마음에 있는 말을 안 합니다. 왜냐하면 이런 말을 하면 엄마 아빠가 분명히 반대하거나 화를 낼 거라는 걸 알기 때문에 말을 안 하는 거예요. 화를 내봐도 달래 봐도 절대로 말을 안 합니다. 자기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엄마 아빠를 겪어봤잖아요. 그러니 엄마 아빠가 안 좋아하는 게 어떤 것인지 알기 때문입니다.

제가 볼 때 아이가 반항하고 방황하는 진정한 원인이 뭔지 부모가 모르고 있습니다. 아이가 자기 마음이 오락가락하는데 전문 상담사와 상담하고 결정을 했다고 해서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하는 게 잘못이라는 거예요. 이러고도 싶고 저러고도 싶은 중에 전문가와 얘기하다 보니 이래야겠다 결론을 내렸는데, 그래놓고 보니까 다른 마음이 드는 거예요. 인간의 마음이라는 게 그렇습니다.

아이 문제를 풀려면 아이 마음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게 필요합니다. 그러니까 아이는 지금 부모에 대한 반발심으로만 방황하는 게 아니라, 자기 나름대로 뭔가 인생의 방황이 있을 겁니다. 그런데 부모가 그것에 대한 이해가 안 되니 화가 나는 겁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폭행을 하거나 도둑질을 한다면 이건 무조건 막아야 합니다. 그러나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야단치지 말고 일단 아이의 마음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합니다. 지금 부모가 아이 마음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야단을 치니 아이는 마음에서 승복이 안 되는 겁니다. 그러니 반발이 더 커지고 상처가 되고, 밖으로 뛰쳐나가는 일이 자꾸 생기는 겁니다. 그러니 아이를 이해하려면 아이의 말에 충분히 귀를 기울여야 되지 그냥 이해가 되는 건 아닙니다.

두 번째 수행의 길은 남편한테 참회 기도입니다. 두 번째 방법이 훨씬 더 효과적이고 좋습니다. 상담을 해서 아이를 이해하고 어떻게 해보겠다는 것도 결국 아이를 고치겠다는 겁니다. 그러니 아이는 그냥 놔놓고, 자신이 절을 하면서, “제가 당신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당신 마음을 이해하겠습니다.” 이렇게 참회 기도를 해보세요. 그러면 현재 아이의 저런 방황이나 이중성이 결국은 그 아이를 가졌을 때나 아이를 키우면서 남편에게 가졌던 것과 거의 같은 심리 상태임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남편에게 참회를 깊이 하면 할수록 아이를 깊이 이해하게 되는 겁니다. 남편과의 관계에서 소통이 아주 자유로워지고 편안해지면, 아이에게도 영향을 주게 됩니다.

그러니 수행의 방법으로 해결하려면 지금 아이 문제는 논하지 말고 남편한테 깊이 참회 기도를 하세요. 또 세속적 방법으로 하려면, 아이의 깊은 내면의 여러 가지 갈등, 심리적 갈등을 이해하고 거기에 따르는 처방을 내리는 게 좋습니다. 이렇게 두 가지 방법이 있겠습니다. 

법륜 스님 정토회 지도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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