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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살림과 모심] 문수 스님과 사생자부(四生慈父)

기자명 법보신문

부처님은 모든 생명의 스승이자 어버이
강의 신음 외면 않는 것은 불자의 도리

문수 스님은 소신공양을 하셨습니다. 4대강 개발로 인해 그곳에 오랫동안 대를 이어 살아온 생명들이 한꺼번에 살해되는 것을 맑은 눈으로 명확히 보았기 때문입니다.

촘촘한 그물망처럼 연결된 생태계에서, 자연 파괴로 인해 작고 약한 생명들의 죽음에서 시작되는 죽음의 행렬은 결국 더 큰 생명들의 죽음으로 연쇄작용을 일으킵니다. 오늘날 과학은 이제야 그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러나 그 피해가 오랜 시간 뒤에 인간에게 미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인간에게도 동시에 조금씩 축적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축적된 죽임이 누적돼 어린이나 노인 등 약한 사람들이나, 가난한 사람들에게 1차적 피해가 드러나고 결국에는 인간 전체에게 영향을 끼칩니다.

이런 죽임의 행렬, 죽임의 축적은 보통사람이 느끼지 못하지만 자연에 대한 섬세한 감수성을 갖고 있는 사람일수록, 생명에 대한 깊은 사색과 연민을 갖고 있는 사람일수록 명확하게 인식한다는 것은 종교적 전통 속에 헤아릴 수 없는 사례를 갖고 있습니다. 맑은 영혼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일반인이 느끼지 못하는 작은 아픔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니 그들이 겪는 고통을 방관할 수 없습니다.

예불문을 통해 부처님은 삼계의 도사(三界導師)이자 사생의 자부(四生慈父)임을 항상 독송합니다. 부처님은 ‘욕계, 색계, 무색계의 중생을 해탈케 하는 큰 스승이자 탯줄로 태어난 것(태생), 알로 태어난 것(난생), 습한 곳에서 태어난 것(습생), 변화하여 태어난(화생) 모든 생명의 자비로운 어버이’임을 믿고 있습니다. 부처님은 인간의 스승만이 아닙니다. 부처님을 닮아 살려는 우리들이 어찌 만중생의 고통과 죽임을 외면할 수 있을까요.

강과 더불어 살아가는 수많은 동물과 물고기, 벌레, 미생물들에 대해 자비 연민의 마음을 갖는 것이 당연한 일입니다. 문수 스님의 소신공양은 사생의 자부이신 부처님의 자비심으로 생명의 아픔에 동참하는 거룩한 공양인 것입니다. 바로 이러한 자비의 마음이 불교가 생명운동에 가장 크게 앞선 마음을 내는 이유가 되는 것입니다.

지금 문수 스님의 소신공양의 마음을 함께 하기 위해서 조계사 내 서울한강선원에서는 49재가 열리는 7월 18일까지 매일 24시간 릴레이 기도정진을 하고 있습니다. 또 매일 저녁 7시부터 1시간동안 생명평화 108배 기도회가 진행되고 이어 다양한 전문가와 인사들을 모시고 4대강과 생명살림을 위한 대화마당을 전개합니다. 뿐만 아니라 매주 토요일마다 천도재와 1080배 참회기도가 진행될 것입니다. 수경 스님을 비롯하여 많은 불자들과 시민단체들은 그동안 정말이지 4대강의 죽임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왔습니다. 이제 종교인은 할 수 있는 마지막 것은 결국 불보살의 원력과 가피에 힘입어 간절히 기도하는 것입니다.

이번 지방자치단체선거의 주된 이슈는 4대강 개발 저지, 무상급식의 확대, 민생복지확대 등이었습니다. 그동안 경쟁적 건설개발공약이 난무하던 과거의 선거와는 전혀 달리 야당의 압도적인 승리를 안겨주었습니다. 이것이 불보살의 가피입니다. 선거 때마다 불던 개발의 광풍이 꺾이고 자연과 생명을 살리는 살림의 바람이 일기 바랍니다. 

유정길 에코붓다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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