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화가 말을 걸다] 15. ‘인셉션’

기자명 법보신문

꿈을 디자인하는 현실의 세계

 
꿈은 무엇이든 가능하게 한다. 접히는 꿈속 공간.

꿈을 디자인하는 현실의 세계가 있습니다. 때는 다른 사람의 꿈속에 들어가 생각을 훔칠 수 있는 가까운 미래입니다. 코브는 생각을 지키는 요원이자 훔치는 전문가이지요. 그러나 아내를 살해했다는 누명을 쓴 채 도망자가 됩니다.

어느 날 거대기업 후계자의 꿈속에 침투해 새로운 생각을 심어 기업의 합병을 막아달라는 의뢰를 받습니다. 의뢰인의 조건은 바로 거액의 돈과 코브가 누명을 벗고 아이들이 있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있는 집으로의 귀가를 간절히 바라는 코브는 팀을 꾸려 생각을 심는 ‘인셉션’ 작전을 수행합니다. 코브 일행은 꿈속의 꿈 그리고 무의식의 밑바닥까지 들어갑니다. 코브는 일을 마치고서도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할 수 없는 지경에 이릅니다.

영화 속에 주로 흐르는 전제는 이렇습니다. “마음에 뿌린 씨가 생각으로 자라고 그 생각이 그의 본질이 되어 한 인간을 완전히 바꿀 수 있다.” 영화 속 세계는 꿈을 디자인하는 현실이라는 점입니다. 코브는 이렇게 말합니다. “머릿속 생각이 도시를 지을 수도 있지. 세계를 바꿀 수도 있고 법을 만들 수도 있어.”

영화 속 이야기일까요. 상상력, 즉 꿈의 힘이 세상을 바꿉니다. 하늘을 날고 싶었던 라이트 형제를 비웃던 이들은 그들의 꿈을 허황된 것으로만 여겼습니다. 어찌됐건 지금 우리는 하늘을 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발을 내딛고 서 있는 현실이란 곳은 꿈을 꾸고 그 꿈을 좇았던 이들이 바꿔왔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다른 꿈도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 줄 아는 이, 소박한 일상 속에서도 언제나 희망을 말하는 이, 혼자보다 더불어 사는 삶 속에 행복을 찾는 이를 꿈꾸는 건 어떨 런지요.

일상의 소소한 부분을 조금씩 밝게 바꾸는 꿈이지요. 귀를 막고 시선을 돌리며 손사래를 치며 외면했던 부분들이 있습니다. 나이 드신 분들이 아침저녁으로 돌리는 전단지 한 장만 받아도 그네들은 좀 더 일찍 일당을 받아 집으로 향하며 아픈 팔다리를 쉴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폐지를 싣고 언덕을 오르는 리어카만 밀어도 어쩌면 집에 있을 어린 손자들과 함께 할 저녁이 빨라질지도 모릅니다.

세상은 많은 이들의 일상으로 이뤄져있습니다. 일상의 소소한 부분이 조금씩 밝게 바뀌면 팍팍한 일상들로 가득 찬 세상에도 빛이 들어 조금은 밝아졌다는 증거 아닐까요.

잘 익어 황금빛으로 일렁이는 들판의 벼를 상상합니다. 그리고 씨 한 톨과 물과 바람과 태양, 흙, 사람의 땀이 가져온 위대한 풍경 앞에 고개를 숙입니다. 한 톨의 낱알이 어마어마한 생명으로 다시 탄생한 것이지요. 그러나 파종한 꿈은 행동이 영글게 합니다. 꿈을 디자인하는 현실이 ‘지금, 여기’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꿈꾸는 자만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전위 예술가 오노 요코)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