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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洗心淸心] 부처님 가르침에 체벌은 없다

기자명 법보신문

체벌이 교육계의 화두가 되었다. 교육은 개개인이 보다나은 사회적 지위를 확보하는 기회가 되기도 하고 사회적 입장에서 보면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소속사회가 요구하는 목표나 지향하는 바와 개개인의 그것이 다를 때는 문제는 심각해 질 수밖에 없다.

또 하나의 문제는 사회가 교육을 통해 지향하는 바에 무관심한 피교육생들을 학습에 집중시키는 일은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 언젠가 한번 자신이 체벌한 학생에 대해 그 정당성을 주장하는 선생님이 어느 인터넷 사이트에 올려둔 글을 보고 반대 의견을 올렸다가 수십 차례 공방을 한 적이 있다. 개인적으로 체벌을 전적으로 부정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체벌이 정당하다고 하는 데는 동의하지 않는 입장이다.

당시 공방 중에 체벌교사가 ‘자신들이 지금까지 체벌을 받으며 교육받아왔기 때문에 그렇게 교육시킨다’고 우격다짐 비슷한 주장을 하여 그만 아연질색하고 논쟁을 멈추어버렸다. 큰 의미로 보면 체벌도 보다 나은 교육을 위한 한 방편일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의 정신적, 지적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육신을 볼모로 길들인다면 그 방법은 부정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사실 자비를 최고의 덕목으로 지향하는 우리 승단에서도 체벌에 대한 비인격적인 요소를 강하게 부정하지 못하는 것으로 안다. 사실 승가교육에서도 직접적 체벌은 없다고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육체적 교통을 감내하게 하는 일 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강원에서 교육을 받을 때 정말 참회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그러한 준 체벌행위들이 정말 싫었다. 스스로 성인이라는 인식 때문에 심리적 고통이 더 큰 것이라 생각도 해보았다. 하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자비문중에서 있어서는 아니 될 일이라는 데는 지금도 그 소신이 변함없다. 다행히 당시 젊은 시절이었고 긍정적인 사고를 가졌기에 부정하고 싶은 육체적 고통의 현실 앞에서 늘 다짐하곤 했다. 언젠가 내가 교육자의 입장이 된다면 어떤 경우라도 육체적 고통을 감내시켜 교육 효과를 향상시키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맹서하고 맹서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체벌이 사회적 관심사였을 때 여러 선생님들과 대화하다보니 ‘체벌 없이 어떻게 요즘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느냐’고 강하게 부정하는 견해가 많았다. 거기에 반발해 ‘체벌에 의존하지 않고 학습시킬 수 없다면 교직을 떠나라’고 놀렸던 기억이 난다. 좀 무리한 표현이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선생님들도 체벌에 대한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본다.

중국에서는 체벌이 거의 없다. 물론 넓고 다양한 민족들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체벌이 없다. 물론 학생들이 인격적으로 성숙해서 그러는 것이 아니다. 중국에 있을 당시 하교하는 길거리에서 당당히 담배를 피우며 돌아다니는 중고생들도 많이 보아왔다. 하지만 그들이 그러한 학생들을 체벌 없이 교육시키고 있는 현실을 우리는 직시해야 할 것이다.

교육체벌은 옛 훈장 시절에도 있었지만 지금의 교내 체벌은 일제 강점기를 통해 마치 우리 문화인양 깊이 자리 잡힌 게 사실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폭력적인 체벌에 노출되어 교육받은 학생들이 사회에 나와 쉽게 폭력성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사회적 합의야 어쨌든 불자들은 비폭력, 비체벌을 지향해야 할 것이다.

우리들이 최고인격체로 생각하는 부처님께서는 중생들을 체벌 없이 가르치지 않았던가! 체벌 없이 후학을 가르칠 수 있어야 참다운 불제자라고 말 할 수 있지 않을까?

약천사 주지 성원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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