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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 스님의 茶담法담] 82. 사랑

기자명 법보신문

행복하려면 일어나는 마음서 자유로워라

평소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이 생각들은 내가 일으킨 것인가 아니면 그냥 저절로 일어난 것인가 고민해 본적이 있는가? 평상시는 이런 고민이 사는데 별 상관없는 문제라서 안 해보았겠지만, 생각은 당연히 내가 하는 것이라 단정 지을 것이다. 우리가 더욱 열심히 살지 못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마음이나 생각이 내 의지대로 되지 않고, 또 안 일어났으면 하는 생각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모든 생각을 일으키는 것이라면 하기 싫은 생각, 나를 힘들게 하는 생각들을 안 하면 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생각을 안 하고 싶어도 어떤 형태로든 생각은 일어나며 그렇게 일어나는 생각들이 사실은 나를 가장 괴롭힌다. 생각도 생각 나름이겠지만 아무튼 내가 하는 생각도 있고, 또 그냥 일어나는 생각도 있는 게 분명한 사실이다. 삶을 더욱 알차고 의미 있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마음으로부터는 덜 영향 받고, 일으켜야 할 마음을 적극 일으키며 살 수 있는 삶의 테크닉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러한 삶의 테크닉을 배우고 실천하기 위해서는 먼저 마음이나 생각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요구된다. 마음에는 일어나는 마음, 일으키는 마음, 아는 마음 등의 작용이 있는데 마음을 이해하는 가장 초보적인 방식으로는 일어나는 마음과 일으키는 마음 구분하기가 있다. 같은 마음인 것 같아도 일으킨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진짜로 내가 직접 일으킨 것인지 아니면 그냥 저절로 일어난 것인지로 구분하여 일어난 마음, 일으킨 마음이라고 한다.

실제로 해보면 아주 간단한 일인데 신기하게도 일어나는 마음일 뿐이라고 알기만 해도 어떤 경우는 그 마음으로부터 금방 자유로워지는 것을 경험하기도 한다. 평소 우리는 생각이나 마음들을 우리 스스로 만들고 있다고 무심코 여긴다. 그러나 천천히 현재 마음의 상태, 생각, 몸의 느낌 등을 살펴보면 내가 만들고 있기보다는 나름의 조건과 원인 혹은 습관 등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는 경우가 더 많다.

한 예를 들어 보자. 우리는 살면서 누군가를 사랑하기도 한다. 누군가를 사랑할 때 그 사랑은 과연 내가 일으킨 것인가 아니면 스스로 일어난 것인가? 자신은 사랑한다고 생각하지만 그 사랑은 알고 보면 대상을 만나 일어난 것이지 내가 일으킨 것이라 할 수 없다. 그런데 우리는 그렇게 단지 일어난 사랑에 폭 빠져 그것이 영원하고 실제로 있는 것처럼 착각하고 울고 웃고 난리치며 살아간다.

한 가지 우리가 알아야 것은 사랑이 무조건 다 일어나는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으키는 사랑도 있다. 대게 남녀 간의 사랑은 일어난 것이다. 그러나 진정한 행복을 위해 자신과 남을 위해 기도할 때 일으키는 혹은 일으켜야만 하는 사랑은 ‘일으키는 사랑’이라 부른다.

아무튼 사랑이외에도 우리는 수시로 일어나고 있는 혹은 만들어지고 있는 마음들의 노예가 돼서 살아간다. 일어나는 마음, 일으키는 마음을 구분하는 가장 기초적인 형태는 우리의 마음을 알아가는 방법이다. 이를 시작으로 더 깊은 차원으로 마음을 알아갈 수 있고, 또 그렇게 하는 것만으로 작게나마 긍정적인 변화를 체험할 수 있다.

지장 스님 초의명상선원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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