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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아버린 자리에 부처님나라 열린다

기자명 법보신문
지광 스님의 가피이야기.

사람들은 이 세상을 매일 똑같은 눈으로 바라보며 그저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그런데 이 땅은 결코 당연한 세상이 아니다. 이 세상이 그저 당연한 세상으로, 당연하게 보이는 것은 눈이 멀어서 그렇다. 눈을 열고 보면 이 땅은 찬연한 부처님나라다.

 

인간의 가장 큰 불행은 모든 현상을, 세상을 그저 당연하게 여기는 것이다. 이 세상은 부처님의 광명으로 가득하다. 이 땅은 부처님의 세계, 실상의 세계가 뿜어내는 찬연한 광명으로 빛나고 있다. 많고 많은 사람들은 모두 번뇌의 어둠 때문에 여래의 광명을 체득하지 못하고 있다.

 

깨달음이란 다른 게 아니다. 부처님나라에 눈을 뜨는 것이다. 실상에 눈을 뜨는 것이다. 견성이라 부르지 않는가. 깨달은 사람은 이처럼 꿈속에서 깨어난 사람이고 당연한 것처럼 보이는 세상에서 찬연한 광명의 세계를 증득한 사람이다. 흔히 참회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진정한 참회란 무엇인가.

 

이 세상이 부처님나라임을 깨닫는 것이다. 우리 모두 부처님 아들, 딸임을 깨닫는 것이다. 그는 가짜의 나를 갈고 닦는 존재가 아니라 진짜의 나로 돌아서는 것이다. 진정한 참회란 실상의 배로 바꾸어 타는 것이다.

 

그는 온 세상을 당연한 것으로 보던 시각에 혁명이 일어난 자다.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자는 누구인가. 자신의 시각에 위대한 혁명을 일으킨 자, 일체의 것에서 실상을 보는 자, 부처님이시다.

 

모든 사람이 행복하지 못하고 즐겁게 살지 못하는 이유는 왜인가. 번뇌에 얽매인 것이 많아 세상을 그저 그런 것이겠거니 당연시하고 의식의 혁명과 무관한 삶을 살기 때문이다. 세상을 당연시하고 자타의 한계를 타파하지 못한 사람들은 모두 물건처럼 살다 세상을 끝낸다. 인간은 누구나 부처의 아들, 딸이기에 하나같이 이상주의자들이다. 물질적 만족 이외의 그 무엇을 추구하게 돼있다.

 

이 세상을 ‘그저 그렇고, 그런 세상이다’고 치부하며 너무도 도식적으로 당연시하지 말라. 생명의 진면목을 자각하라. 사멸하는 육신은 참인간이 아니다. 죄를 범하는 자는 참인간이 아니다. 누구나 병에 걸리지만 병에 걸리는 몸뚱이는 참인간이 아니다. 참인간의 세상은 찬연히 빛난다. 태양이 일곱가지 색의 파동을 모아 그 너머의 백색광을 만들듯 거친 인간의 육신너머에 부처님나라의 광명이 그를 감싸고 있다.

 

중생이라 불리는 눈먼 인간들은 그 같은 찬란한 광명을 눈은 뜨고 있어도 보지 못한다. 부처님은 영원한 광원이요, 인간은 부처님나라의 광명을 머금고 있으나 그를 까맣게 모른다. 그래서 무명이라 부른다. 왜 부처님께서 항상 자신속의 부처를 발견하라 하는가. 부처를 발견하기 위해 왜 모두를 내려놓으라 하는가. 버리는 일에 능숙해져야 새로워진다. 끝없이 새로워지는 자, 어둠을 걷어낸 자, 무명을 깬 자에게는 광명만 있다. 그에게 공포는 없다.

 

왜 죽었다하면 사는가. 그 도리를 아는가. 모든 것을 놓아버린 자리에 부처님나라가 열리기 때문이다. 펼쳐진 손바닥만이 모든 것을 내려놓은 손바닥만이 새로운 것을 쥘 수가 있다. 자신이 마음대로 하려한다 해서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가 뜻대로 하려 애쓰지 않을 때, 모든 것을 놓아버렸을 때, 모든 것을 비웠을 때, 이상스레 모든 것이 수월하게 전개되는 도리가 있다.

 

지광 스님.

가장 큰 죄는 세상을 그저 그런 세상으로 당연시 하는 죄다. 그는 자신이 부처임을 전혀 모르는 자이며, 이 세상이 부처님 세상임을 모르기에 모든 범죄의 주인공이 된다. 갖가지 업장과 번뇌의 포로가 된다. 삶의 참된 목적은 바로 보는데 있다. 정견이 팔정도의 첫머리에 있지 않는가. 바로 보아야 바로 살 수 있다. 모두를 올바로 볼 때, 모두를 부처님의 분신으로 볼 때, 세상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가능하다. 세상이 모두 당연시되는 세계가 아님을 깨닫는다.

 

지장 스님 서울 능인선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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