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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마대사가 저술했다고 전해져 내려오는 『이입사행론(二入四行論)』에서는 깨달음을 얻기 위한 두 가지 큰 길을 제시하고 있다. 하나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그 가르침에 대한 믿음을 토대로 면벽 수행하여 깨달음을 얻는 이입(理入)의 길이다. 또 하나는 네 가지 실천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 행입(行入)의 길이다.
네 가지 실천의 길은 첫째로, 보원행(報怨行)이다. 보원행은 지금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과거에 지은 업의 결과임을 알고 원망의 마음을 일으키지 않으며 미래 괴로움을 가져오는 원인을 짓지 않으려는 실천이다. 두 번째로, 수연행(隨緣行)이 있다. 수연행은 만남과 헤어짐,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인연에 의해 벌어짐을 알고 이를 통해 집착 등의 불필요한 마음을 일으키지 않으려는 실천이다.
세 번째로 무소구행(無所求行)이다. 무소구행은 오직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할 뿐 과거나 미래 혹은 망상에 빠져 쓸데없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으려는 실천이다. 또 삼매를 성취하여 무심으로 구하는 마음이 일어나지 않는 상태이다. 네 번째로 칭법행(稱法行)이다. 칭법행은 모든 정신적인 물질적인 존재물들이 영원하지 않고 본래의 고유한 실체가 없으며 조건적으로 일시적으로 존재할 뿐이라는 사실 즉, 공(空)의 진리를 잘 알고 살려는 노력이다. 이를 통해 자신과 세상에 가졌던 근원적인 집착과 분별심을 버리고 항상 지혜롭게 살기 위함이다.
살다보면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어떠한 일들이 벌어지고 때론 또 그 상황이 우리의 마음을 힘들게 하기도 한다. 전혀 상관없는 일이거나 어떠한 의도도 가지지 않았는데 미움을 받거나 억울한 취급을 받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은 특정인에게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알고 보면 누구에게나 흔히 일어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이 되면 마음은 급격히 우울해지고 강한 분노와 불안 등이 일정기간 아주 불편한 마음의 상태를 만들어 낸다.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추스르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강한 원망의 마음으로 상대방도 똑같이 괴롭게 되기를 바란다.
네 가지 행입(行入)의 실천은 바로 이러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에게 특히 필요한 실천법이다. 주어진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분명히 마음 상태는 달라진다. 그냥 벌어지고 있는 표면적인 모습만을 보고 받아들일 때와는 다르게 어떤 의미를 부여하거나 깊은 통찰로 받아들이게 되면 마음은 분명 영향을 덜 받게 된다. 평소 우리는 깊이 생각하고 살지 않아서 그렇지 모든 벌어지는 일들은 나름 원인과 조건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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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칭법행을 통해 자신과 자신을 힘들게 하는 상황이 어떤 실체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알면 근본적으로 괴롭지 않은 마음을 얻게 된다. 다친 마음의 치유는 결국 지혜로운 수행의 실천으로 성취되는 것이다.
초의명상선원 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