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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법녀(學法女)들에 바랍니다

기자명 법보신문

출가수행자는 세속 일에 초월해야
발심수행 이어 부디 선지식 되시길

지난 4월1일 통도사 금강계단에서 구족계산림을 했고, 이어서 11일부터 14일까지 수원 봉녕사에서 식차마나니계를 설했다. 절하고, 합장하는 것에서부터, 장궤합장, 장삼과 가사 입는 법에 이르기까지 중노릇을 함에 있어 한 치의 오차가 없는지를 살펴 갈마를 마치고, 수계를 했다.


사미니들은 불단을 향하여 “부처님의 자비가 넓고 크시어, 모든 중생제도에 믿음 있는 사람의 말씀그대로 사미니계 잘 지니고, 청정한 지혜원력이 변함없고, 다시 육법계(六法戒)를 받기 위해 향을 올리나이다”고 청하고, 또 이렇게 참회했다.


“지난 세상 지은 모든 악업은 모두 탐심 진심 치심 탓입니다. 몸과 말과 뜻에 따라 지은 죄이오니, 이제 부처님 앞에 모두 참회합니다. 모든 죄의 장애를 모두 참회합니다. 나무보현왕보살 마하살.”
수계대중들은 또 이렇게 청했다.


“향을 사루고, 꽃을 올려, 계를 받는 저희들은 일심으로 청합니다. 사바교주 본사 석가모니불. 서방접인 아미타불. 당래하생 미륵존불. 허공계가 다하도록 법계에 두루하신 모든 부처님들은, 오직 원하옵건대 본래 서원 어긋나지 않도록, 자비광명을 두루 비추시어 수계를 증명하여 주옵소서. 계를 받는 저희들은 일심으로 청합니다. 모든 계율과 말씀과 깊고 깊은 가르침에 일심으로 청합니다. 계를 받는 저희들은 일심으로 청합니다. 관음보살, 대세지보살, 문수보살, 보현보살, 청정하신 여러 보살님과, 율장회상의 우바리존자, 서역과 이 땅에 여러 조사님과 남산종을 이어오신 여러 율사님과, 우리나라의 자장, 진표 율사님과, 대은, 금담 대율사님들은 저희들의 수계를 증명하여 주옵소서.”


이와 같이 삼보를 청하면서, 꼭 빠트리지 않고 신중님들께 청을 한다. “계를 받는 저희들은 일심으로 청합니다. 모든 하늘과, 제석천, 사천왕, 천룡팔부, 토지가람, 호계신왕, 금강력사 신장들은 저희들이 계를 받을 수 있도록 보호하여 주소서”라고 말이다.


이런 신성하고 엄숙한 의식 속에서도 업보 중생이라 말썽을 피우는 수계자가 꼭 있기 마련인데 그러저런 일들이 일어나면 인례사와 습의사들은 애를 먹는다. 신장님들처럼 보호하며 이끌어 가는 힘은 무엇일까? 그것은 계의 공덕이다.


수계식 첫날, 하고 온 옷매무새가 눈에 거슬리는 일이 많다. 그러나 하루가 지나고 수계식이 끝나가는 날, 지난 밤 철야 끝에 깨끗하게 삭발하고 서 있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 힘들었던 피곤함은 어디가고 대견함이 가슴 깊숙이 밀려온다. 이것도 계의 공(功)이다.


수계자들에게 바라는 것은 결코 불법을 만나기가 쉬운 일이 아닌 만큼 몇 생 동안을 닦은 공덕으로 얻은 그 복을 청정승가의 일원으로 회향하기를 비는 것뿐이다. 스님이 경제적인 문제 등 세속적인 일에 더 이상 신경을 쓰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중은 가난으로 자랑을 삼아야 한다. 부자는 결코 자랑이 아니다. 중이 몇 만석이면 뭣하고 몇 푼이면 어떤가? 떨어진 누더기로 몸을 가리고 흙 담장으로 바람을 막고 사는 수행자가 많아야 한다.


▲철우 스님
식차마나니들이여, 모든 것이 잠깐인 것을 그것을 잊지 못해 애를 쓰는가. 초발심자경문에도 있는 말씀이다. 어렵고 난해한 말씀만이 좋은 말씀이고 지식이 되는 것이 아니다. 부디 선지식들이 되어 법문도 하고, 강의도 하고, 수행이 우선 되는 수행자들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철우 스님 율장연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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