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향처럼 자신을 태워 남에게 향기 주려면 나부터 먼저 채워야

기자명 법보신문

“내가 사르는 이 한 가지 향이/ 온 누리에 퍼져나가 향연기의 구름이 되길/ 부처님 전에 이 구름 보내오니/ 중생의 어린 이 마음을 받으소서./ 이 한 몸 수천의 몸이 되고/ 그 수천의 몸 하나하나는 다시 또 수천의 몸이 되어/ 그 몸마다 그 몸마다 향불을 사르나이다/ 온누리 계신 부처님 전에 향불을 사르나이다.” 헌향게


향은 자신을 태움으로써 남에게 향기를 준다. 그러므로 향 그 자신으로 본다면 이건 완전한 희생이다. 그러나 이 희생을 통하여 많은 사람들이 즐거움을 얻는다. 그러므로 이는 영혼의 심지에 진리의 불을 붙인 구도자들이 취해야 할 삶의 자세라 할 수 있다. ‘자기보다는 남을 위하여’를 외친 대승불교 정신의 상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잠깐! 자기보다는 남을 위해 주기 위해서는 우선 자기자신을 가득 채워야만 한다는 전제조건 아래서만 가능한 것이다. 우리 주위에는 자신을 채우지도 않고 남을 도우려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그러나 그들의 이 도움은 결국 도움 받은 자에게 그 대가를 강요하게 된다. 왜냐면 자신을 채우지 않은 상태에서 남을 도울 경우, 그 도움은 결국 자기자신의 강요된 희생 위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강요된 희생이 어느 날엔가는 그 대가를 요구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이제 그의 도움을 받은 자에게 그녀는 정신적으로 고통을 주게 된다. “나는 너를 위해서 내 인생의 절반을 허비했는데 이럴 수가 있느냐”고. “너는 언제나 나를 잊어서는 안 된다. 나는 너를 도와준 은인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또 나의 기대를 저버려서는 안 된다. 너는 너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내가 너를 보는 이 나의 틀 속에서 단 한 발자국도 빠져나가서는 안 된다. 나는 너를 키우기 위해서 내 젊음을 모두 버렸다.”


▲석지현 스님
이런 식으로 말이다. 그러므로 이런 사람들에게는 여기 향의 경우가 해당되지 않는다. ‘한 줄기 향을 사르오니/ 당신을 향하는 마음이여 내 마음이여/ 누리 이 누리 구석까지 뻗어나가라/ 하늘에서 땅의 끝까지.’(常住勸供)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