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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대해지기 수행

기자명 법보신문

“서구불자의 관대함은 불자답지 못하다”'

아시아 이슬람 가정에서 극진한 관대 체험
타인에게 관대해지면 아만심 극복하게 돼

 

 

▲수미런던 법사가 무상으로 임대한 무슬림인의 삶 센터.

 

 

최근 나의 관심사는 부처님이 재가 불자들을 가르친 방법에 대해 집중됐다. 그런데 재가 불자들을 대상으로 한 지도는 명상수행이 아니라 ‘관대해지기 수행’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이다. 이제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서구 불자로서, 재가 불자들에게는 이러한 방법으로, 출가 수행자들에게는 또 다른 방법으로 설하신 가르침을 대할 때 마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재가자에게 가르친 것은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출가자들에게 설하신 가르침에 대해서는 특권을 부여하곤 했었던 것이다.


“그래 맞아. 재가 불자들을 위한 방법도 좋은 거야, 어쩔 수 없지. 하지만 참된 불교는 스님들이 하는 방식이야. 그것은 바로 명상 수행법이야.”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재가 불자에게 설한 가르침을 뛰어 넘어 깨달음에 이르는 가장 수승한 가르침에 곧바로 진입하고자 했었다. 아마도 그것이 잘못인 것 같았다.


6개월 전에 나는 ‘더럼 불자 가족들’이 일요일에 모임을 가질 수 있는 장소를 찾고 있었다. 듀크 대학에 있는 이슬람 사제에게 그들의 ‘무슬림인의 삶 센터’(Center for Muslim Life)를 이용할 수 있는가를 요청해보기로 마음먹었다. 그 곳은 아름답고 조그마한 건물로 우리 그룹이 사용하기에 적당한 크기였다. 이슬람 사제인 이맘은 터키 출신이었고 내 또래였다. 그는 무척 사교적이었고 친화적인 성격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요청하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는 대답했다.


“그럼요 물론입니다. 당신네 그룹이 그 센터를 사용하게 된다면 우리로서는 매우 영광입니다. 사용에 대해 아무런 비용을 지불할 필요는 없습니다. 부탁합니다.”


그 때 이후로 우리는 그 센터를 빈번하게 사용해왔고 솔직히 말해서 그는 정말로 돈이나 그 어떠한 대가도 바라지 않았다. 그의 환대와 관대함에 나는 정말로 충격을 받았다. 그것은 매우 아름다운 모습이었고 내게 충격적인 영감을 주었다. 그 무렵, 중동지역(어디인지 정확하게 기억할 수는 없겠지만 ‘시리아’라고 기록함)의 가족들에 관한 이야기를 읽었다. 주변 상황이 매우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그들은 난민들과 이웃들을 받아들여 돌보아 주었다는 것이다. 이런 가족들이 아주 특별하고 예외적인 경우는 아니었다. 오히려 이러한 행동들은 그들의 문화이며 규범이었다. 이런 정도의 환대는 내가 서구불교 환경에서 보아왔던 많은 경우를 훨씬 능가하는 것이었다. 관대함이 있기는 하다. 그렇다. 하지만 이런 종류는 아니다. 환대와 관대함이 관례화된 국가들을 여행한 사람들은 종종 우리를 맞아주고 안내했던 그 지역 사람들의 극진한 환대에 관한 이야기 거리를 가지고 돌아오곤 한다. 그들의 환대에는 그만큼 진솔함과 진정성이 담겨 있다.


부처님의 관대함에 대한 가르침을 다시금 접하면서 그것이 매우 심오하고 삶의 변화를 가져다주는 수행법이라는 것을 좀더 명확히 깨닫게 되었다. 그것은 결코 명상 수행법보다 못하지 않다. 여러 측면에서 오히려 더 즉시 깨달음에 이르게 해줄 수 있다고 나는 확신한다. 관대해지는 것이 재가 불자에게는 적합한 수행법이라고 나는 믿게 되었다. 우리는 이미 세상의 일상 속에 깊이 처해있다. 여러 사람들과 함께 부대끼며 살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세상 사람들과 함께하기 위해서 그들에게 관대한 것 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을 수 있겠는가?


불교가 아닌 다른 종교의 신자들에게서 발견한 관대함을 체험하면서 관대함에 대한 불교의 가르침은 ‘굳이 돈과 관계가 되어야 한다’는 불교계의 가정에 대해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안거 수행의 마지막 무렵에 대부분 관대함에 대한 가르침을 경청하게 된다. 바로 그 때 명상센터는 금전적인 지원을 요청한다. 나는 돈이 많지 않았고 큰 금액을 보시할 수 없어서 항상 기분이 상해왔던 터라 관대함에 대한 가르침을 무시하곤 했다.

 

▲수미런던 지도법사

그러나 사실상 불교식 관대함의 범위는 금전적 보시보다는 훨씬 더 넓고 크다. 그것은 자신의 시간에 관대하기, 타인을 돕기 위해 자신의 기술을 제공하기, 인내하기, 마음으로 경청하기, 자신의 이익보다는 타인의 이익을 우선하기 등을 포함한다. 관대해지고자 하는 수행을 통해 재가 불자는 무아(無我)의 공성(空性)이라는 불교 가르침의 핵심 중의 하나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게 된다.
 

수미런던 듀크 불교공동체 지도법사 simplysumi@gmail.com 
번역 백영일 위원 yipaik@wooribank.com

 


다음은 영어원고 전문.


Generosity

 

Lately my thoughts have been returning to the way the Buddha taught laypeople, which begins not with meditation but with generosity. Now, as a modern and Western Buddhist, whenever I see teachings that the Buddha taught laypeople this way but monks that way, I unconsciously dismiss whatever is taught to laypeople and privilege what is taught to monks. “Yeah, yeah,” I think, “the layperson material is well and good, but REAL Buddhism is what the monks do, and that is meditation.”


I want to skip over the layperson teachings and go right for the highest, the teachings that lead to enlightenment. Perhaps that’s a mistake.


About half a year ago, I was looking for a space that my group, the Buddhist Families of Durham, could meet at on Sundays. I decided to ask the Muslim chaplain here at Duke University whether we could use the Center for Muslim Life, which is a lovely little house that is just the right size for my group. The imam is from Turkey, about my age, and I’ve come to know him as a very gregarious and welcoming human being. I hardly had to finish the sentence of my request when he said, “Of course! It would be our HONOR to have your group use the center! Please, you must pay us nothing ? I insist.” We have been using the center since then, and I can honestly say that he really does not expect any money or anything whatsoever. I was so struck by his hospitality and generosity. It is very beautiful and inspiring to me. Around the same time, I read some stories about families in a middle Eastern country (I can’t remember where but I want to say Syria) who took refugees and neighbors in and cared for them, even when their own circumstances were very pressed to begin with.


These families were not exceptional: this was the culture and norm. This depth of hospitality is well beyond what I have seen in many Western Buddhist settings. There’s generosity, yes, but not this kind. Those of you who’ve travelled to other countries with a tradition of hospitality often return with stories of extraordinary generosity from those who took us in or showed us around.


In revisiting the Buddha’s teachings on generosity, I am seeing more clearly that this is a very profound and transformative practice. It is in no way lesser than meditation, and in many ways I think it may be more immediately liberating. I am coming to believe that it is an appropriate practice for lay people, because we are already thoroughly involved in the world, and so what better way to be with others than to be so generous with them.


Witnessing the generosity of those in other faith traditions opened my eyes to an assumption that Buddhist teachings on generosity had to do with money. I most often heard teachings on generosity at the end of retreats, when the meditation center asked for financial support. Since I don’t have much money, and always felt a little bad about not being able to give much, I tended to dismiss teachings on generosity. But in fact Buddhist generosity is much more than about money and it includes being generous with one’s time, offering ones skills to others to help them, being patient, listening heartfully, and putting the interests of others before one’s own. In practicing generosity, laypeople can cultivate a deep understanding of one of the core teachings in Buddhism, the emptiness of self, of self-less-ness, of non-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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