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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도윤회 ②-화②

기자명 서광 스님

원인분석으로 근본감정 사라지지 않아
에너지 전환은 화 다루는 효과적 방법

지난 호에서 이미 설명했듯이 화는 상대를 공격하면 할수록 더 큰 저항과 공격에 직면하게 되는 심리상태다. 이는 화가 화를 불러일으키는 악순환상태이기 때문에 화가 나는 상대를 향해 공격성을 드러내는 것으로는 자신의 고통을 제거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이때의 화는 자신의 내면에서 치밀어 올라오는 것이기 때문에 상대방을 공격한다고 해서 화의 감정이 근본적으로 제거되지 않기 때문이다. 화가 많은 사람들은 화의 원인이 자기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그러나 화의 원인이 자기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해도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그들은 정말로 화를 내고 싶지 않지만 시시때때로 치밀어 올라오는 화를 자기 자신도 어쩌지 못하고 분노의 감정에 휘말리기 때문이다. 그 결과 자기는 화를 내고 싶지 않은데 화를 냈기 때문에 더 많이 화가 나게 되고, 무의식적으로는 상대방에게 책임을 전가시킨다. 그러므로 화의 감정을 다루는 데 있어서는 화의 원인을 알거나 분석하는 일보다 화의 에너지 자체를 전환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훨씬 더 중요하다.


그렇다면 불교수행법에서 화의 에너지를 전환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우리가 앞에서 공부했던 오정심관에 보면 탐욕이 많은 사람은 부정관을 하고, 화가 많은 사람은 자비관을 하라고 했다. 자비관은 흔히들 자비명상, 자애명상, 또는 빨리어로 메타(metta)명상이라고 부른다. 자비명상(meditation of loving-kindness and compassion)은 네 가지 측정할 수 없는 무한한 마음인 사무량심(四無量心, four immeasurable minds), 즉 자애심, 연민심, 기쁨, 평등심을 배양하는 훈련이다.


자애심(loving kindness) 훈련은 모든 생명들과 존재들을 향해 따뜻하고 친절한, 그리고 사랑스러운 마음을 배양하는 것이다. 연민심(compassion) 훈련은 고통받는 생명들을 향해 그들이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을 배양하는 것이다. 특히 우리들 가운데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많이 있다. 그래서 서양에서는 자기연민(self-compassion) 프로그램을 개발해 따로 훈련하기도 한다. 공감적 기쁨(sympathetic joy) 훈련은 인생에 성공하고 만족해하며 행복해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진심으로 기뻐하고 공감해 주는 마음을 배양하는 것이다. 평등심(equanimity) 훈련은 일체 존재들을 차별하지 않고 평등하게 대하고, 집착이나 혐오의 극단이 아니라 균형과 조화의 중도적 마음을 배양하는 것이다.


위의 네 가지 마음 가운데 화의 에너지를 전환하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자애심과 연민심 훈련이 가장 중요하다. 이들을 훈련하는 구체적 방법으로는 먼저 고요하고 편안한 장소를 선택하고 명상에 임한다. 척추를 반듯하게 세운 다음, 눈을 감고 들숨과 날숨의 호흡에 집중한다. 숨을 천천히 자연스럽고 깊게 들이쉬고 내쉬면서 몸에서 일어나는 감각과 느낌에 주의를 기울이고 알아차린다. 몸과 마음이 어느 정도 고요해질 때까지 필요에 따라서 호흡을 10, 20, 50, 100번 들이쉬고 내쉬면서 몸의 감각과 느낌에 집중한다.


몸과 마음이 안정되면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 가족, 친구를 떠올리고 그들을 자기 앞에 초대한 다음, 그들의 이미지를 선명하게 만든다. 불보살님께 기도하는 마음으로 그들에게 다음의 표현들과 함께 자애로운 마음을 보낸다.
‘행복하기를 빕니다! 평화롭기를 빕니다! 안전하기를 빕니다! 건강하기를 빕니다! 모든 고통으로부터 자유롭기를 빕니다!’

 

▲서광 스님

이때 개인에 따라서 ‘빕니다’라는 표현대신에 ‘행복하세요’라고 해도 좋고, 상대에 따라서 다양한 문구들을 사용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자애롭고 친절한 마음으로 그들의 행복과 평화, 자유를 진심으로 기원해 주는 것이다.
 

서광 스님 동국대 겸임교수 seogwang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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