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 로스앤젤레스 선센터(Buddha Essence Temple)

기자명 자우 스님

한국 불교 세계화 고민에
무진 스님 미국행 권유로
낯선 L.A 선센터에 첫 발


 

 

▲미국 로스앤젤레스 선센터의 외관은 일반 가정집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국제포교의 원력을 가지고 다양하게 포교해온지 어느덧 10년의 세월이 흐르고 있다. 한국불교의 세계화를 많은 분들이 언급해 왔지만 사실 한국불교는 아직 세계화를 위한 체계적인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는 것이 나의 견해이다. 이 문제를 영국, 캐나다, 스위스 국적을 동시에 갖고 있으면서 한국에서 출가해 비구니계를 받은 무진 스님과 자주 의논해왔다. 스님은 나에게 미국로스앤젤레스의 선센타에 머물면서 연구해볼 것을 제안하셨다. 많은 나라의 사찰을 방문했지만 이곳이야말로 가장 이상적인 곳이라 할 수 있다니 나 또한 꼭 가보고 싶은 생각이 생겼다. 또 LA는 각 나라의 불교센터가 모두 들어와 있어 연구에 가장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는 조언도 하셨다. 매주 일요일 비로자나국제선원에서 외국인들에게 영어로 참선을 지도해왔지만 가끔씩 ‘과연 내가 잘하고 있는가’ 의구심이 들었다. 수행의 깊은 이야기를 할 때는 영어의 부족함 또한 느꼈다. 좋은 기회라 생각되어 2개월 일정으로 미국 현지 불교센터에서 현지인들과 수행하면서 과연 미국인들에게 불교를 어떻게 전할 것인가와 각국 불교센터가 어떻게 현지인들에게 불교를 가르치고 있는지를 연구해보기로 했다.


비행기 탑승 후 20시간이 걸려 미국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하니 먼저 현지에 도착해 있던 무진 스님이 마중을 나와 주었다. 30분을 차로 달려간 도착한 곳은 로스앤젤레스 선센타(Zen center of Los Angeles). 이곳을 ‘Buddha Essence Temple’이라고도 부른다. 내가 도착하자 지객을 맏은 유도(Yudo)가 반갑게 인사한다. 유머가 넘치는 그는 60살이 넘은 나이로 이곳 센터에 10년째 머무르고 있다고 한다. 숙소로 안내를 받았다. 나의 방은 선방 이층이다. 2개의 방으로 이루어져 있고 3면의 큰 창문으로는 햇살이 커다란 소나무와 전나무 사이로 들어온다. 아름다운 곳이다. 침대위에는 손님을 위한 시트와 타월 그리고 초콜릿이 정갈하게 놓여 있다. 방안에는 간단히 손을 씻을 수 있는 작은 수도도 있다.


순간 방 중간에 걸려있는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다. 설악산 봉정암 사리탑 사진이다. 어떻게 이 사진이 이곳에 있을까? 나중에 주지 스님과 인터뷰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 센터에는 해외포교의 선구자이신 숭산 스님과 구산 스님께서 여러 번 다녀가셨다고 한다.


잠시 후 유도의 사찰안내를 받았다. 그는 각 건물의 기능과 특히, 선방과 법당에서의 각종 의식과 순서, 인터뷰 시 예절 등이 어떻게 되는지를 아주 상세히 알려주었다. 정말 세세한 것까지 알려주어 1시간이 넘게 걸렸다. 처음에는 ‘굳이 이렇게 상세히 알려줄 필요가 있는가’라고 생각했지만 다음날 새벽 참선시간에 큰 도움이 되었다. 낮선 곳에서 모든 것이 어설픈 이방인으로서는 진행상황에 대한 이해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진다는 작은 진리를 몸소 느끼는 순간이었다. 이곳 선센타는 일본식이라 나의 눈에는 모든 의식이 복잡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미국인들은 그 복잡한 의식을 아주 고귀하게 생각하고 엄격하게 지키고 있다는 것에 또한 놀랐다.


이 사찰은 코리아타운에 위치하며 1967년 일본인 마이에주미(Taizen Maezumi Roshi)스님이 창건했다. 그는 미국에서 직장 생활을 하며 참선을 지도했다. 숭산 스님이 창립한 달마사와는 가까운 거리에 있으며 두 스님은 아주 친한 도반이셨다고 한다. 도량을 거닐면서 일본인 스님과 한국인 스님이 함께 웃으면서 법담을 나누는 풍경을 생각해 보았다. 참으로 아름다운 광경일 것 같다. 그분들이 걸었던 그 땅을 지금은 내가 걷고 있다. 그분들의 원력과 불교에 대한 걱정을 다시 하면서 말이다. 과연 미국인들은 어떤 계기로 불교를 만날까? 그리고 어떻게 수행을 지속할까?

 

▲자우 스님
스승들은 어떻게 제자들의 수행을 더 깊은 곳으로 인도할까? 이곳은 30명의 미국인불자들이 함께 살면서 공동체로 수행하는 곳이다. 미국에 머무는 동안 미국인불자들의 삶을 조명하고 한국불교를 세계화하는데 무엇이 구체적으로 필요한지를 꼭 찾아내야겠다. 

 

비로자나국제선원 주지 자우 스님 jawoo7777@hanmail.net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