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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범부-7

기자명 법보신문

오만하고 우둔한 자들이 지옥 부정
죄로 눈물 흘리지 않고 구원 불가능

여기서 범부성불에 관한 나의 서술은 끝나도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잘못 생각하기 쉬운 점을 한마디 첨언하고자 한다. 악인의 왕생은 반드시 결정되어 있으며 선인보다도 더욱더 결정되어 있다고 말했지만, 그것은 악이 좋다라든가 선이 좋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다. 악인 따위는 티끌만큼의 가치도 없는 것이다. 가치 없는 것이 악인이다. 악인이 좋다는 것 등을 결코 말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악인 따위는 버려도 좋은, 쓰레기보다도 못한 것이다. 그러므로 지옥행이 반드시 정해진 몸인 것이다. 지옥에 떨어질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넝마가 버려져도 좋은 것처럼, 악인은 당연히 버려지는 게 좋다. 악인이 왕생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악을 용인하자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하더라도 지옥에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일이다. 악인 스스로 어떻게 정토에 왕생할 자격 따위가 있을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악인이 구제받는다는 것은, 전적으로 그 자신과는 관계가 없는 것이다. 하나도 둘도 대자비의 일인 것이다. 구제받을 수 없는 사람을 돕는 것이 아미타불의 서원인 것이다.


악인이 구제받는 것이 아니라 아미타불이 구제할 뿐이다. 왕생은 아미타불의 행위이지, 악행의 결과가 아니다. 구제는 인과(因果)에 의지하지 않는다. 구원 그 자체의 작용인 것이다. 악을 용인하는 사람은 정토에는 머물 수 없다. 선도 악도 들어갈 여지가 없는 것이 정토이다. 그곳은 불이(不二)의 세계이다.


악인정기(惡人正機)는 부처님의 대비를 확인하는 것으로서 자기의 악을 용납하는 것은 아니다. 악인에게는 전혀 왕생의 자격이 없다. 왕생은 다만 부처님의 중생구제에 의한 것일 뿐이다. 악인이 구제받는다고 해서 악인이라도 상관없다고 말하는 자는 아직 충분히 자신이 악인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는 사람의 천박한 견해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부처님의 대비도 알지 못하는 것이다. 이 진리가 통하지 않았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염불자들이 자신을 그르쳤는지 알 수 없다. 동시에 얼마나 많은 비난자들이 염불자들을 오해했는지 모르겠다.


여기서 극락과 지옥의 문제에 대해서도 다루어 보자. 지적인 사람들은 그러한 존재를 조금도 믿지 않는다. “어디에 그러한 세계가 객관적으로 용인되겠는가. 종교적 망상이 낳은 미신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쌀쌀맞게 말할 것이다.


그러나 지옥과 극락의 존재는 죄로 눈물 흘리는 자만이 절실히 알게 되는 것이다. 그러한 두 가지 세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죄에 대한 성찰을 잃어버린 사람의 비난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이 있는지 없는지는 전적으로 죄의식에 달려있다.


왜냐하면 (죄를 지어서) 죄에 있는 것이 지옥에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죄(의식)가 있는 장소가 지옥이며 나락인 것이다. 지옥을 부정하는 것은 죄에 대한 자각을 가지고 있지 않는 자의 오만하고 우둔한 견해에 지나지 않는다. 죄에 대한 생각이 몸을 엄습하는 것과 지옥이 몸에 닥쳐오는 것은 동시(同時)이다. 그러므로 부사의(不思議)하다.


▲야나기 무네요시
죄로 눈물 흘리지 않고서 어떻게 구원을 구할 수 있겠는가. 죄의 예토를 슬퍼하는 것과 정토를 흠모하는 것은 동시적인 일이다. 그러므로 지옥의 문과 극락의 문은 서로 맞닿아 있고 지옥이 있으면 반드시 결정코 극락은 있는 것이다. ‘아미타경’은 극락을 찬미하는 경전이다. (죄로부터) 벗어날 인연이 없는 자만이 그 서술의 진실성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일본불교사연구소 번역



* 결정 : 반드시 지옥에 가는 것이 정해져 있다는 것. 운명적이 아니라, 죄에 대한 성찰이 철저하기에 그렇게 자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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