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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불교의 도약을 위한 큰 걸음

기자명 법보신문

“서구불교센터엔 가족프로그램이 없다”

서구교인들 아이 낳으면
다니지않던 교회에 나가
명상센터에는 반대 현상

 

 

▲불교가 서양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어린이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 글은 가족 중심 불교수행프로그램 개발에 대한 3부작 에세이의 첫 번째 주제다.


서구 스타일의 명상센터 또는 미국의 불교공동체 속으로 들어가 보라. 당신이 부딪치게 될 광경은 이것이다. 잿빛 머리카락이거나 또는 머리카락이 모두 빠졌거나 이전보다 머리숱이 성글어진 사람들이 가득한 모습. 극히 예외적인 센터를 제외하고는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1950년대까지 출생한 베이비붐 세대, 즉 나의 부모세대가 그 센터에 동참하는 구성원의 주축을 이룬다. 다행스럽게도 지난 10여 년 동안 좀더 많은 젊은 세대들이 이런 불교공동체에 조금씩 유입되고 있는 변화가 확인되고 있다. 하지만 젊은 불자는 여전히 소수에 불과하다.


이런 현상은 서구불교의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결코 좋은 조짐이 아니다. 젊은 불자의 숫자가 계속 이렇게 낮게 유지된다면 대다수 불교센터들은 문을 닫거나 그렇지 않으면 그들의 프로그램을 보다 더 비종교적인 ‘스트레스 감소를 위한 명상’으로 전환해야만 할 것이다. 얼마만큼이나 소수의 젊은 세대들이 이 센터에 참여하는지에 대해 대다수 서구불자들은 아직도 충분히 경각심을 갖지 못하는 것 같다. 그것은 아마도 베이비붐 세대들이 아직까지는 그래도 젊은 편이고 향후 20년에서 40년에 이르는 상당한 기간동안 법사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히 차세대 불자의 숫자가 이전 세대보다 더 커진다는 현실을 ‘성공’이라고 정의할 것 같으면 현재의 증가추세는 분명 잘못된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차세대의 숫자가 더 크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것도 내가 추산하기로는 75% 정도나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세대별 불자를 각각의 강물로 비유하자면 젊은 불자들의 강의 수량을 증가시키는 네 개의 시냇물이 있다고 본다. 그 중 세 개는 강물의 흐름을 증가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나머지 한 개는 졸졸 흐르는 작은 시냇물에 불과하다. 불교센터들이 10대들과 대학생들, 젊은 전문 직업인들을 위한 프로그램, 장학금 등을 지원해 젊은 세대들에게 다가가는 상당한 노력의 결과가 첫 번째 시냇물을 이루고 있다.


전국 곳곳의 학교, 대학, 군대, 치료기관, 직장, 병원 등 환경에서 진행되고 있는 비종교적인 ‘마음챙김’ 명상프로그램을 통해 명상을 시작한 사람들이 두 번째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프로그램에서 제공하는 심리적인 건강을 위한 명상을 경험한 젊은이들은 때때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런 수련이 갖고 있는 영적인 차원에 대한 흥미를 느끼게 된다.


세 번째 시냇물은 대학교육이라는 제도 속에서 나타난 현상으로, 학생들은 교과 과정으로 불교에 대해 처음 배우거나 또는 교수의 지도아래에서 명상을 처음으로 체험한다. 불교를 가르치는 대다수 교수들은 헌신적인 불교 수행자이기도 하다.


네 번째는 비록 매우 작은 시냇물이기는 하지만 그것은 진정 대규모의 그리고 분명 불자다운 차세대를 형성할 수 있는 최선의 희망을 간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즉 가족 중심의 불교프로그램과 공동체 개발이다. 서구의 불교가 가족을 떠받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데 중심축을 삼고 큰 관심을 경주할 수 있다면 다음 세대의 불교는 분명 깨달음의 바다에 이르게 하는 넓고 깊은 지혜의 강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그러나 이 최선의 희망은 또한 서구 불자들에게는 가장 어려운 도전이기도 하다.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가족’이라는 말은 고통과 연관되어 있다. 심각하게 제 역할을 못하는 어려운 가정환경을 가진 사람들이 불교를 찾는 경우가 많다. 지난 6월의 ‘컨퍼런스’ 기간 중에 가졌던 200여명의 불교 법사들이 참여하는 공동체 형성 훈련과정에서, 가족이 원인이 되어 충격과 절망 즉 폭력과 알코올, 약물중독, 성범죄, 정신병 등을 겪은 사람이 우리들 중 최소 80%에 이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가족=고통’ 인식 상당수
가족 중심 신행의 걸림돌
서구불교 발전의 큰 열쇠


 이것은 서구불교의 매우 어두운 측면이며 우리들은 가족이란 개념에 대해 공통적으로 극히 불쾌감을 갖는다. 우리가 불교에 끌리는 이유 중 하나는 불가에서는 가족을 버리고 출가하라고 요구하기 때문이다. 충격적이게도 오늘날 대다수 서구불교법사들은 수도사와 같은 금욕적인 생활을 하지 않고 있음에도 결코 자녀를 가진 적이 없다. 나는 비록 예쁜 두 자녀의 엄마이고 훌륭하고 멋진 출가 수행자 남편의 아내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가정생활’이란 표현 자체에 대해 여전히 불쾌하게 느끼고 있다는 것을 고백하고 싶다. 부모와 자녀 간에 서로 가깝게 지내는 걸 보면 내 마음 한 구석에서는 메스꺼워지기 시작한다. 그것은 은근한 두려움이다. 하지만 좀 더 세밀히 살펴보면 나의 내면 한 편에서 어린시절의 경험을 타인들에게 투사하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게 된다. 가정생활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서구 불자들에게 큰 도전이 되겠지만 또 한편으로 집단 치료의 엄청난 근원이 될 수도 있다.


놀라운 발견 한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서구불교법사 및 작가들 중 젊은 세대를 대표하는 주역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가 불자 또는 불교식 명상을 하는 부모 아래 성장했다는 점이다. 그 외 다른 공통점은 무엇일까? 우리가 불자로서, 또는 종교로서 불교를 받아들이는 사람으로 인식되어감에 따라 우리는 편안함을 느끼게 됐다는 사실이다. 나의 경험상 어린이는 무엇이든 쉽게 수용하는 유연한 마음을 가지고 있고 어린시절부터 불교를 접한 경우에는, 성년이 되어서도 불교에 대해 매우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개종이나 정체성 문제가 심사숙고의 대상이 되어버리는 늦은 나이에 불교를 공부하기 시작하는 사람들과는 이런 점에서 뚜렷한 차이점이 있다. ‘불교와 어린이’란 주제에 관한 온라인상의 기사에 대한 다음과 같은 사려 깊은 비평은 그 핵심을 찌르고 있다.


“불교가 진정으로 서양에서 뿌리를 내리려면 성인 개종자 또는 이민자의 종교로서 남아서는 불가능하다. 개종자는 장기적으로 보아서는 ‘믿을 수 없다’는 것이 널리 알려져 있고 이민자들은 점차 동화되면서 스스로의 종교를 버리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나는 특정 종교환경에서 성장하고 그것의 상징성이 마음 속 밑바닥에 자리함으로써 나오게 되는 경험의 깊이 또는 일종의 자연스러움이라는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몇 해 전 유명한 가수 ‘마돈나(Madonna)’는 수십 년 동안 반(反) 가톨릭 노래를 불렀음에도 그녀의 첫 아이에게 세례명을 준 것에 대해 ‘위선자’라는 비판을 받았다. 자녀를 갖게 되면 ‘어떻게 자녀에게 삶의 의미와 목적을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을까’하는 문제가 갑자기 심각한 현실로 다가온다는 것을 부모가 되어 본 사람은 매우 잘 이해하게 된다. ‘오리건 선(禪)커뮤니티’(Zen Community of Oregon)의 고참 수행자이자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 분은 그 이슈를 멋있게 표현했다.


“미국에서는 많은 부부들이 아이를 갖게 되면 교회에 다니기 시작한다. 대다수 교회는 그들을 지원할 수 있는 수단들을 확보하고 있다. 미국 불교계에서는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아이를 갖게 되면 사라져 버린다. 그렇다면 불자 커뮤니티는 교회와 마찬가지의 그런 지원을 제공하고 있나요?” ‘에드 겐쇼 웰시’(Ed Gensho, Welsh), ‘BuddhistGeeks.com’에서 ‘에드’의 질문에 대한 우리의 대답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가족을 위한 불자프로그램은 아주 드물다. 그럼에도 만약 서구 불교가 가족에 대해 주의를 집중한다면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부모가 된 젊은 부부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뒤를 잇는 다음 세대를 위한 초석을 놓게 된다. 우리가 이를 실행할 용기와 비전을 갖고 있다면 바로 이것이 서구 불교의 발전을 향한 큰 발걸음이 될 것이다.

 

▲수미런던 법사

다음에는 가족 중심 불교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모델 한 가지를 제시할 예정이다.


수미런던 듀크 불교공동체 지도법사
번역=백영일 번역편집위원 yipaik@wooriba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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