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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중심 불교에 대한 모델은-上

기자명 법보신문

“명상센터는 어른들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센터에 성인만 있다보니
엄숙하고 장엄한 분위기

 

 

▲서구불교센터는 대개 어른들만을 위한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미국 어린이들과 함께 한 수미런던 법사.

 


이 글은 가족 중심 불교수행프로그램 개발에 관한 3부작 에세이 중 두 번째 내용이다. 지난 번 글에서 나의 부모 또래에 해당하는 초기 창립세대를 넘어서서 서구불교가 번영하기 위해 서구 불자들은 대규모로 가족 중심 불교프로그램 개발을 시작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제시했다. 지난 2년 동안 나는 서구인들에게 하나의 모델 역할을 할 수도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왔다. 나는 이 모델을 우연히 생각해 냈다. 하지만 지나고 나서 보니 이 모델은 다른 곳에서 현재 운영 중인 대체로 소규모의 불자가족프로그램 형태가 안고 있던 내재된 문제점 중 일부를 해결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4년 전 나는 아리조나주의 투싼에 살았었는데 그 지역에 있는 베트남 사원의 일요 아침명상그룹에 참여하고 싶었다. 하지만 나의 두 아이가 너무 어려서 한 시간 가량 침묵 속에 진행되는 명상, 예불, 법문 시간을 견디어 낼 수가 없었다. 나이 지긋한 백인 미국인이자 선승(禪僧)이기도 한 주지 스님이 나에게 다른 엄마와 함께 일요학교를 시작해 볼 것을 제안했다. 그것은 부모들이 명상수련을 하는 동안 아이들은 별도의 다른 수업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다음 달부터 한 엄마는 아이들을 가르쳤고 그 동안 다른 엄마는 어른들의 명상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몇 주 동안 우리는 서로의 역할을 교대하면서 진행했다. 곧 아침 프로그램에 더 많은 아이들과 부모가 참여하게 되었다.


1년 후 우리 가족은 노스캐롤라이나주의 더럼으로 이사했다. 투싼에서의 일요학교와 같은 조건을 찾아보기 위해 주변을 살펴보았다. 비정규적인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사원이 한 곳 있었다. 하지만 그곳의 프로그램은 내가 일하고 있고 아이들이 학교나 보육원에 가 있는 주중 시간에 운영되고 있었다. 또 다른 한 센터에서는 격주로 아이들을 위한 일요 아침과정을 운영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만나거나 떠날 때 아무런 인사도 없이 센터에 도착해서 명상한 뒤 돌아가 버렸다. 그러했기에 비사교적인 분위기가 두드러졌다. 자유로운 환경에서 내 아이들이 언젠가 그들의 영감과 모델 또는 멘토가 될 어른들과 관계를 형성해나갈 수 있기를 희망했다.


그러한 상황이었기에 투싼에서의 사원모델을 하나의 전형으로 활용해 새로운 공동체를 시작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이웃 이메일 리스트서브’(특정 그룹 전원에게 메시지를 이메일로 자동으로 전송하는 시스템, 역자 주)에 게시한 나의 공고에 응해준 다섯 가족이 모여 첫 미팅을 가졌다. 몇 달이 지나자 열 두 가족으로 늘어났다. 2년이 지난 지금 ‘더럼불자가족’(The Buddhist Families of Durham, BFD)은 38명의 어른과 36명의 아이들 등 모두 74명으로 증가했다. 가족 수는 스물 한 가족이 되었다. 이 모임은 2개월마다 대략 4명이 증가하고 있다. 비록 아시아 사찰의 기준으로 볼 때 이것은 소규모 프로젝트로 볼 수 있겠지만 적어도 서구의 기준으로는, 특히 이곳이 대도시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것은 대단히 즉각적인 성공모델이라고 평가할만하다.


이 지역의 유대사원은 우리에게 그들의 공간을 일요일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었다. 그들은 토요일에 예배를 보기 때문이었다. 그 거리의 위쪽에 자리한 이슬람센터는 우리에게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추가 학습공간을 제공해 주었다. 일요 아침모임은 비공식적인 친목의 시간이 아이들을 위해 스낵을 제공하는 프로그램과 함께 시작된다. 이어서 개회식을 위해 사원 내의 성스러운 공간에 모인다. 아이들로 하여금 이 의식을 주도하게 했고 그렇게 함으로써 그들은 주인의식을 갖도록 해주었다. 이윽고 아이들은 우리가 명명한 ‘깨달음의 학교’(Bodhi School)의 수업을 위해 다시 모인다. 그 사이 부모들은 30분가량 침묵 속에서 ‘마음챙김’ 명상수련을 함께하고 이어서 나의 짧은 법문 그리고, 소규모 그룹토론이 이어진다.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불교수행을 어떻게 자녀양육과 가정생활에 구현할 것인가에 대해 토론한다.

 

서구불자들 대부분 독신
자녀에 관한 토론도 없어


우리의 모임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원칙에 따라 운영된다.


▶일요일 아침(10시 30분에서 정오까지) 에 모인다. 이 시간은 그 어떤 행사일정도 잡혀있지 않은 일주일 중의 한 시간 구간이다. 축구연습, 생일파티, 바이올린 리사이틀 등 그 어떤 것도, 쇼핑몰, 상점, 가족 유원지 등 모두가 문을 닫은 상태이다. 여기에 대해 우리는 기독교인들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다. 여기 미국 남부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교회에 몰려가 있기 때문에 그 어떤 것도 문을 열지 않아서 그렇다. 점심 식사 직후에 대개 낮잠을 자는 아이들을 둔 부모들에게도 이 아침 모임의 시간대는 일과 관리에 도움이 된다.

 

▶매주 일요일 모인다.
이런 정도의 시간 주기는 학습 및 의미 형성 활동이 보다 깊이 스며들게 하는데 필요한 규칙성을 충분히 제공한다. 매주 일요일 빠지지 않고 참여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한 달에 한 번 또는 두 번 주기로 모임을 갖기로 한다면 경우에 따라서는 몇 달 동안 전혀 만나지 못하게 되는 가족들도 있게 된다. 아이들은 주중에는 서로 다른 학교에 다니고 있어서 그들이 서로 친구가 되기 위해서는 서로 자주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회원의 자격은 가족단위로 한다.
아이들만을 또는 어른들만을 단위로 하지는 않는다. 이 프로그램은 자녀와 부모 모두를 가르치는 것에 중심을 두고 있고 그 배움이 전체로서의 가족에 통합되도록 하는 것을 추구하고 있다. 내가 알고 있는 다른 센터들에서의 어린이 프로그램은 두 가지 정도의 결점을 내포하고 있다.


첫 번째 결점은 대부분의 서구불교센터는 어른들의 수행을 지원하고자 만들어졌고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어른들을 위한 장소라는 느낌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보스턴에서 부모이면서 교사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이 나에게 고백했다.


그녀의 어린이들을 위한 학습프로그램에서 아이들이 벽에 색칠을 할지도 모르니 ‘마커 펜’을 들고 다니지 못하게 해달라는 요청을 그 센터의 스태프로부터 받았다고 했다. 둘째로,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대개 아이들만을 위한 것이고 그 아이들의 부모들은 자녀들에게서 분리되어 성인그룹에 참여하도록 요구받게 된다.


그런데 그 성인그룹의 대다수는 자녀를 가져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다. 결과적으로 수행과 관련된 자녀양육 이슈에 대해 토론할 기회가 부모들에게 주어지지 않는다. 이 점 또한 첫 번째 문제점과 마찬가지로 부모와 자녀가 분리 상태에 이르게 만든다.


어른은 어른용의 내용, 아이들은 아이들만의 내용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곳에서는 부모와 자녀 사이의 불교수행을 연결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없고 그 배움과 수행을 가족 제도 내에 통합해 볼 기회도 없게 된다.

 

수미런던 듀크 불교공동체 지도법사

번역=백영일 번역편집위원 yipaik@wooriba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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