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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육자(六字)-5

기자명 법보신문

‘나무’와 ‘아미타불’은 본래부터 不二
주객이 둘 아닌 명호 본래 의미 봐야

‘기법일체’의 사상은 정토교에서는 중요한 철리이기 때문에, 다시 몇 가지의 설명을 더 곁들여야만 할 것 같다. ‘기(機)’라는 것은 근기의 의미로 인간을 가리키는 것이다. “근기에 따라서 법을 설한다”라는 표현도 있듯이, 기(器)와 기(機)는 같다. 모두 그릇의 크기나 작용을 의미하고, 인간을 가리키는 말이다.


‘법’은 원래 여기에서는 아미타불을 가리킨다. 그래서 6자를 짐짓 둘로 나누어, 나무와 아미타불이라는 두 가지 말로 이루어지는 것이라 한다면, ‘기’는 나무에 상응하고, ‘법’은 아미타불을 나타내는 것이 된다.


그러므로 ‘나무라고 하며 귀의하여 들어가는 기(機)’와 ‘아미타불이 도와주시는 법’의 두 가지를 세우는 것이 우리들의 일반적인 분별이다. 그런데 ‘기법일체’라 말하는 한, 나무와 아미타불은 본래 둘이 아니라는 의미이고, 이를 두 가지 말로 나누지 말아야 함을 설하는 것이다.


즉 6자를 한 단어로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어서, 나무아미타불이 불이(不二)를 말한다는 점에서 그 참뜻을 구해야 하는 것이다. 만약 분별의 입장에서 두 가지 말로 나누어서 사용한다면, 나무즉아미타불, 아미타불즉나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여기서 ‘즉(卽)’이라 하는 것은 본래 ‘동(同)’이 아니다. ‘동’이라면 ‘차(差)’에 상대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즉’은 둘로부터의 해방이다. 그렇기에 “귀명합니다. 무량수불에게”라고 하여, 주객의 둘을 나누는 것에 명호의 진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주객이 둘이 아닌 ‘즉’에서 명호의 본래 의미를 보아야 한다.


‘즉’에서는 미타도 사람도 둘(대립)에 머무는 것은 아니다. 육자를 나무와 아미타불의 두 가지 말로 나눈 것은 아직까지 방편을 벗어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이 세상에서 피할 수 없는 분별의 말에 지나지 않는다. 참된 의미에서 육자는 한 가지 말로 결정(結晶)되지 않으면 안된다. 한 가지 말이기에, 일체(一體)라고도 불이(不二)라고도 하는 것이다.


▲야나기 무네요시
이 ‘기법일체’의 사상을 가장 깊이 혹은 간절하게 설한 것은 ‘안심결정초(安心決定)’이다. 이 책은 예로부터 진종의 가쿠뇨(覺如, 1270~1351)가 지은 것이라 전해져 왔다. 그러나 저술의 시기는 가쿠뇨 당시보다 더 올라가며, 또 내용적으로 보면 서산파(西山派)의 승려가 지었으리라는 것이 거의 확정적이다.
 

일본불교사연구소 번역

 


* 즉은 본래 하나인 것을 나타내는 말이 아니다. 그런 경우라면 동이라 해야 한다. 본래 하나인 동은 본래 하나가 아닌 차와 상대하는 개념이다. 동과 차, 이러한 상대적 대립개념을 넘어서서 차이면서 동이고, 동이면서도 차인 것을 나타내는 말이 ‘즉’이다. 그러니까 중생(=나무의 주체, 機)과 아미타불(=나무의 대상, 法)은 본래 하나가 아니다. 그러나 본래 하나가 아니지만 하나로 만나고, 하나로 만나지만 하나가 아닌 관계이다. 이러한 화엄적인 ‘즉’의 논리를 가지고 와서, 저자 야나기 무네요시는 중생과 아미타불의 본래 불이(不二)를 말하고 있다. 선적인 정토교를 설파하고 있는 것이다.


*‘안심결정초’ : 저자 미상. 본권과 말권의 2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중심사상은 기법일체이다. 정토진종에서는 제8대 렌뇨(蓮如)가 성스러운 가르침을 담고 있는 책으로 인정하였다.


*‘가쿠뇨’ : 신란의 막내딸 가쿠신(覺心)의 손자, 즉 신란의 증손자. 신란을 호넨의 후계자로 내세움과 동시에 본원사의 기초를 쌓았다. ‘구전초(口傳)’와 ‘개사초(改邪)’ 등을 지었다.


*서산파 : 정토종의 한 파. 호넨의 제자 쇼쿠(證空)에 의해서 형성되었으며, 이 흐름에서 잇펜이 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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