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75. 난다의 출가

향락에 젖어 출가 거부하는
이복동생 설득하는 부처님
말씀만으로 머리털 떨어져

 

 

▲ 3세기 경, 나가르주나꼰다고고박물관, 인도

 


깨달음을 얻은 후 고향인 까삘라왓투를 방문한 부처님은 바쁜 나날을 보내셨다. 부처님께서 그곳을 떠날 때 많은 사꺄족 청년들이 출가했는데, 그 가운데 이복 동생인 난다(Nanda, 難陀)의 출가 이야기가 유명하다.


난다는 아버지 숫도다나왕과 이모이자 양모였던 마하빠자빠띠 사이에서 태어났다. 까삘라왓투의 왕위 계승자이면서 부처님의 동생인 그는, 빼어난 용모 때문에 여성들에게 흠모의 대상이 되었다. 난다는 세속 생활의 즐거움에 흠뻑 젖어있던 중 그곳을 방문한 부처님을 만났다.


부처님께서는 여러 번 그를 교화하면서 출가할 것을 권했지만, 난다는 죽는 날까지 의복·와구(臥具)·음식·탕약을 부처님과 비구들에게 공양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난다에게 다시 말씀하셨다.


“만약 어떤 사람이 목숨이 다할 때까지 수많은 아라한에게 네 가지 물건과 향·꽃·등불로 공양한다 해도, 부처님 한 분을 공양하는 공덕보다는 못하다. 그러나 출가해 단 하루만이라도 청정한 법을 닦는 자가 있다면, 그 공덕의 과보는 그보다 훨씬 크다. 그러므로 너는 꼭 출가해야 하며, 다시는 5욕락(欲樂)에 빠져서는 안된다.”


그러나 여전히 난다는 마음 속으로 출가하기를 원하지 않았다. 다만 부처님을 공경하는 까닭에 머리를 숙이고 마지못해 출가하겠다고 했다. 부처님은 이발사를 불러 난다의 머리털을 깎게 하려고 하자, 난다는 이발사에게 주먹을 쥐어 보이면서 말했다.


“네가 지금 무슨 힘으로 감히 내 머리를 깎으려 하느냐?”


이 모습을 보고 부처님은 “그대 비구여, 내 법 가운데 들어와 깨끗한 행(行)을 하고 모든 괴로움은 다 버려라”고 말씀하셨다. 그러자 난다의 머리털과 수염이 저절로 떨어지니 마치 머리를 깎은 지 7일쯤 지난 비구처럼 되었다.
남인도의 나가르주나꼰다 사원지에서 출토된 ‘난다의 출가’ 이야기는 난다에 관한 여러 에피소드 가운데 한 장면이다. 부처님은 등받이가 있는 왕좌(王座)처럼 생긴 대좌에 앉아 정면을 바라보고 난다에게 출가의 인연 공덕에 대해 설법하고 있다.

 

▲유근자 박사
오른쪽에는 저절로 난다의 머리털이 떨어졌다고 하는 경전의 내용과 달리, 이발사에게 삭발당하는 난다가 앉아 있다. 이발사 뒤에는 보석이 장식된 난다의 터번을 들고 있는 인물이 서 있다. 왼쪽에는 7명의 비구들이 난다의 출가 장면을 지켜보고 있는데, 그들의 표정이 흥미롭다.
 

유근자  한국미술사연구소 연구원 yoogj65@hanmail.net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