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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동성친구에 대한 관심

기자명 법보신문

친구 향한 호감은 성장의 자연스러운 현상

동성 좋아해도 나쁜일 아냐
타인에 대한 기준 형성 과정
피하지 말고 친해지려 노력

 

 

▲일본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강연 중인 히로나카 스님.

 

 

Q. 성정체성에 혼란을 느낍니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남학생입니다. 저는 성정체성에 혼란을 느끼고 있습니다. 제가 여자가 아니라 남자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다른 친구들에 비해서 이성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야한 책도 즐겨보고 친구들에게 이야기해주곤 했습니다. 친구들도 여자와 남자 골고루 많았습니다.


그런데 고등학교에 입학한 뒤 같은 학교에 다니는 한 아이를 봤을 때 조금 야릇한 느낌을 받았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아이는 게이라는 소문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그 친구는 외모나 행동거지, 걸음걸이까지도 꼭 여자 같았어요.


2학년 올라와서 그 아이의 친구랑 알게 돼 가끔 함께 놀았는데 정말 여자같이 행동해서 처음에는 깜짝 놀랐습니다. 전 여성스러운 행동을 볼 때마다 놀리며 장난을 쳤어요. 그런데 처음에는 장난이었는데 기분이 점점 진지해지고 있어 이상합니다. 나도 모르게 그 애를 의식하다 보니 더 어색하고 서먹하게 대하고 있습니다. 그 애도 이젠 저를 의식해요.

친해질 기회가 많았는데 그 아이에게는 편하게 말을 못 걸겠어요. 처음 보는 여자와도 쉽게 친해지는 저로써는 납득하기 힘든 일입니다. 제가 그 아이를 정말 좋아하나 싶어 고민이 됩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 애를 좋아한다고 제가 남자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예요. 이성에 대해서도 여전히 관심이 많습니다. 문제는 항상 그 애를 신경 쓰고 의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저의 이런 변화를 다른 친구들이 알아채고 저도 게이라고 놀릴까봐 두렵기도 합니다. 전 정말 남자도 좋아하게 된 것일까요? 도와주세요.  (17세, 고등학생)

 


A. 사람은 무엇을 보고 아름답다고 느낄까요? 아름다움에 대한 판단기준은 사람마다 다 다릅니다. 남자가 어떤 여자를 좋아한다고 생각할 때도 상대를 좋아하는 기준이 사람마다 다 다르지요. 그리고 시대 흐름이나 사회 환경 차이 때문에 아름다움에 대한 감각도 달라집니다. 요즘은 남자들도 화장하고 멋을 부리고 다니는 것을 좋아하지요. 불과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상상도 못한 일인데 말이지요.


같은 동물이라고 해도 사람과 호랑이는 상대를 좋아하는 과정이 전혀 다릅니다. 아마 호랑이는 얼굴을 보고 상대를 판단하지는 않을 거예요. 그런데 사람은 표정이나 말투, 몸짓 등으로 상대방을 판단하고 아름답다거나 좋아한다거나 싫어한다거나 하는 감정을 갖지요. 그 판단기준도 사람마다 각자 다르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여자를 보고 친구는 “도대체 어디가 예뻐?”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제 눈에 안경’이라는 속담이 바로 그런 뜻이지요.


나는 사람의 아름다움은 역시 마음의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과 밝은 미소를 볼 때 나는 그 사람이 정말 아름답다고 느끼지요.


학생은 지금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에 대한 판단기준이 흔들리고 있네요. 편지에는 학생의 가정환경에 대한 설명이 없는데, 학생 집은 형제가 많은가요? 누나나 여동생이 많은 집에서 자란 아이는 다른 아이와 판단기준이 다를 수도 있거든요. 그리고 학생 아버지는 집에서 존재감이 큰 타입이신가요?


먼저 학생 스스로를 돌이켜봅시다. 학생은 지금 자신의 모습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나요? 공부도 운동도 자신 있게 하고 있나요? 혹시 이것저것 잘 안 돼서 기분이 우울하거나 뭔가 어중간한 기분을 느끼지는 않나요?


학생이 진학한 고등학교는 정말 학생 스스로가 가고 싶었던 학교인가요? 학생은 지금 학교생활을 즐기고 있나요? 그리고 학생은 장래의 목표를 가지고 있나요?


실은 일본의 고등학생들 대부분이 장래에 대한 또렷한 목표를 갖고 있지 않아요. 변호사가 되겠다, 의사가 되겠다, 선생님이 되겠다 등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는 고등학생은 전체의 10%정도 밖에 안 돼요. 그러니까 학생들은 장래 목표를 찾기 위해 고등학교를 다니는 것이지요.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은 좋은 일이고, 동성을 좋아하거나 동성에게 사랑을 받는다는 것도 나쁜 일이 아닙니다. 텔레비전에서 연예인을 보면서 동성이 동성을 동경하는 것 역시 흔한 일이지요. 그러나 그 감정은 그 연예인과 인간적으로 사귀고 싶어서가 아니라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으로 좋아하고 있는 것입니다. 일본 연예인 중에서도 게이가 많은데 게이들은 자신의 외모를 꾸미고 가꾸는 것에 관심을 가지는 경향이 많아요. 몸을 화려하게 장식하면서 자기의 주장이나 자신감을 거기에다가 담아내고 있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동성을 의식하는 것은 성장기에 거치는 하나의 과정입니다. 그러니까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아도 돼요. 학생이 그 아이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은 아마 그 아이가 학생이 가지고 있지 않은 무언가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학생이 할 수 없는 것을 한다거나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가지고 있거나 하면 사람은 누구든지 관심을 가지게 되지요. 학생이 자꾸 그 아이에 관심을 갖는다는 이야기는 바로 학생 스스로가 모자란 부분을 느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성장의 한 과정이고, 그 과정을 벗어나면 학생은 또 성장해나가는 것이지요.


이성이든 동성이든 누군가를 의식한다는 것은 그 사람에게 선망의 마음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용기를 내어 그 아이에게 다가가 보세요. 그 아이가 학생을 의식하는 것은 바로 학생 마음이 그 아이한테 도망치려고 하기 때문에 생기는 상상의 산물입니다. 정말 학생이 그 아이한테 관심이 있다면 조금 더 다가가서 그 아이와 정면으로 마주서서 인간적으로 사귀어보면 어떨까요?


남들이 무슨 말을 하든지 상관하지 말아요. 그리고 자기 자신이 더 강해지도록 마음을 다스려 보세요. 싫은 것은 싫다, 좋은 것은 좋다고 자신있게 말해봐요. 지금 성장기에 있는 학생이 앞으로 한발 더 나가는 것은 학생의 성장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겁니다.

 

▲히로나카 스님

지금 학생이 할 일을 정리해보았습니다.


1. 아버지와 사이좋게 지내자. 지금까지 학생을 잘 키워주신 아버지에게 학생은 남자로서 배워야할 점이 많습니다. 요즘 동성을 의식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아버지에게 해보세요. 아버지는 어떤 이야기를 할까요? “그런 정신 나간 소리한다!”라고 호통을 치실까요? 그 때는 그 때입니다. 남자로서 사회에 나가서 사는 어려움과 지혜를 아버지한테 꼭 배우세요.
2. 공부도 운동도 충실하게 임하는 즐거운 학교생활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세요.
3. 새로운 동성 친구를 만들어보세요. 예를 들어 좋아하는 운동을 같이 하거나 취미생활을 같이 할 수 있는 친구를 만나서 새로운 인간관계를 가져봅시다.


번역=도서출판 토향 도다 이쿠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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