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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약초유품과 우리시대의 폭력현상에 대한 치유 약초

기자명 법성 스님

병든 사회에 희망 처방 절실하다

범어로 ‘Oṣadhī parivartaḥ’인데 ‘Oṣadhī’는 약초들을 뜻하며 ‘parivartaḥ’는 품을 나타낸다.


마하가섭 등 4대 성문과 대제자들에게 마하가섭이 여래의 공덕을 잘 설했다고 칭찬하면서 “구름과 비”(雲雨)와 초목의 비유를 들어서 부처님은 항상 깨달음으로 가는 하나의 길(일불승)을 가르치지만 중생들은 자신의 경험과 관점에서 모든 것을 판단하고 받아들인다고 설한다. 하늘에서 큰 구름이 일어나 세상을 가득 덮고 똑같이 비를 내리지만 산천에 있는 초목들은 자신의 크기와 능력만큼만 비를 받아들인다는 내용이다. 삼승으로 대변되는 중생들의 근기에 차이가 있는 것이지 결코 일불승으로 가는 부처님의 가르침에는 조금도 차별이 없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운문으로 된 게송에서는 3종류의 약초와 2종류의 나무 즉 이른바 3초2목의 비유가 나온다.


“일체중생들 내 법을 듣는 자들 능력 따라 그것을 받아 들여 여러 경지에 머무르되 혹은 인천이나 전륜성왕 제석천왕 범천왕에 머무르면 이것은 작은 약초(小草)이니라.


무루법을 알아 능히 열반을 얻고 육신통력을 일으키며 삼명을 얻어 홀로 산속에 머무르며 항상 선정을 닦아 연각의 깨달음을 얻으면 이것이 중간 약초(中草)이니라.


세존의 경지를 구하여 ‘나는 마땅히 부처가 되리라’ 하고 정진과 선정을 행하면 이것이 최상의 약초(上草)이니라.
또 모든 불자들이여! 불도에 전념하여 항상 자비를 행하며 스스로 부처가 되리란 것을 알아 결정코 의심하지 않으면 이것을 이름하여 작은 나무(小木)라 하느니라.


신통력에 편안히 머무르며 불퇴의 수레바퀴를 굴리며 무량억 백천 중생들 제도하면 이와같은 보살들 이름하여 큰 나무(大木)라 하느니라.”


요즘 우리사회에 이른바, ‘묻지마 칼부림’이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여의도 한 복판에서 전직 동료들과 지나가는 시민들을 무차별로 칼로 위해를 가하고 지나가던 시민들의 제지로 도망치다가 경찰에 의해서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그 가해자는 처음에 혼자 자살을 생각하다가 억울한 생각이 들어서 전직 동료들과 지나가던 행인들에게 위해를 가했다고 한다. 그는 직장에서 잘 적응하지 못하고 퇴사하여 여러 곳을 전전하다가 카드빚에도 허덕였다고 한다. 그리고 여의도 사건뿐만 아니라 얼마 전 수원에서도 한 유흥주점에서 여주인을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치자 주점과 인근 단독주택에서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살해하고 4명을 다치게 한 혐의(살인·살인미수·강간상해)로 강씨를 긴급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한다. 우리 사회에 이런 ‘묻지마 칼부림’이 최근에 횡행하고 있다. 무고한 시민들이 언제 이런 황당한 사건을 당할지 몰라 불안해하고 있다. 최근에 일어난 일련의 칼부림 사건들을 보면, 사건을 일으킨 대부분 이유가 사회에 대한 분노와 충동적 범죄 그리고 경제적인 궁핍이 원인이었다. 우리 모두가 우발적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어, 우리의 생명을 운에 맡겨야 할 정도까지 위험한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이다.


얼마 전 현대경제연구원이 성인 101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향후 중산층이나 고소득층으로 올라가기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응답이 98.1%나 나왔다. 이 중에서 20대 청년층도 96.3%가 계층 상승 가능성에 대해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빈익빈 부익부의 사회 양극화가 극명하게 드러난 조사였다. 양극화도 이런 묻지마 폭력의 한 원인이 아닐까 싶다. 이런 묻지마식 폭력에 우리 사회가 이제 행동으로 적극 대처해야 할 것 같다. 우선 범죄자들이 사회에 대한 분노를 완화할 수 있는 다양한 사회 안전망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 종교적으로는 분노를 조절할 수 있는 다양한 마음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사회적으로는 상담프로그램과 사회복지망의 확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성공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낙오한 사람들에게도 다시 한 번 일어서고, 자신들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기회들이 공정하면서도 다양하게 주어져야만 이런 ‘묻지마 칼부림’을 최소화 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대다수 국민들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주는 것도 하나의 약초 처방이 아닐까 싶다.

 

▲법성 스님

법화경에 나오는 다양한 약초들이 병든 우리사회를 치유하는 양약이 되기를 발원한다. 그리고 사회적 약자나 낙오자들에 대한 배려로 ‘묻지마 칼부림’과 같은 충동적 흉악범죄를 최소화하기를 기원해 본다.


법성 스님   법화경 연구원장 freewheel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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