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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친구와의 금전문제

기자명 법보신문

“친구간 돈거래는 우정 잃기 십상이죠”

돈은 술이나 마약처럼
지혜롭게 써야할 대상


빌려준 돈 해결하려면
부모님과 꼭 상의해야

 

 

▲히로나카 스님은 어릴 때부터 돈의 소중함을 배워야한다고 강조한다.

 

 

Q. 빌린 돈을 갚지 않아요.

 

친구에게 돈을 빌려준 뒤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돈은 할머니께서 모아 제게 주신 돈으로 부모님은 나중에 제가 대학을 갈 때 등록금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잘 가지고 있으라고 당부했었습니다. 저도 부모님의 말씀대로 3년간 통장의 돈을 쓰지 않고 보관해 왔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같은 반 친구가 돈을 빌려달라고 부탁해왔습니다. 그 친구는 활발하고 리더십이 있어 인기가 많습니다. 저도 항상 그 친구와 친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왔어요. 그래선지 몰라도 그 친구와 이야기를 하다가 할머니가 주신 돈이 있다고 자랑을 해버렸습니다. 친구가 부러워하는 모습에 기분이 좋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친구가 요즘 어려운 일이 있다며 돈을 좀 빌려달라고 부탁을 해왔어요. 무려 100만원이나 되는 큰돈을 말입니다. 딱 잘라 거절해야 했지만 차마 그러질 못했습니다. 그 돈을 대학등록금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이미 자랑을 해버렸기 때문입니다. 친구가 고등학교 졸업 전까지 반드시 갚겠다며 계속 졸랐거든요. 거절하면 친구를 신뢰하지 않고 돈만 생각하는 쪼잔한 사람이 될 것 같아서 결국 돈을 빌려주고 말았습니다. 문제는 그 친구가 돈을 갚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 친구는 제가 빌려준 돈을 다른 친구들과 노는데 다 써버렸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들은 제가 돈을 언제 갚을 것이냐고 어렵게 말을 꺼냈더니 재촉하지 말라면서 짜증을 냅니다. 당황스럽기도 하고 이 사실을 부모님이 알게 되면 뭐라고 하실까 불안하기도 합니다.
제게 100만원은 매우 큰 돈입니다. 괜한 객기로 친구에게 돈을 빌려준 것이 너무나도 후회가 됩니다. 이 돈을 어떻게 하면 받을 수 있을까요? 더 이상 그 친구와 친해지고 싶은 마음도 사라졌습니다.  (17세, 고등학생)


A. 쓸모 있게 돈을 쓰는 일은 어른에게도 아주 어려운 일이지요. 돈만 있으면 바로 쓰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고, 아무리 돈이 많아도 쓸 줄 몰라 남들에게 구두쇠 소리를 듣는 사람도 많습니다.


돈을 쓰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 달라요. 그것이 바로 그 사람의 개성이기도 하는데, 돈을 쓰는 습관은 어릴 때부터 가정에서 자연스럽게 배워서 몸에 배인 것이기도 하지요. 집에서 항상 돈의 소중함을 교육받은 아이는 어른에 되면 현명하게 돈을 쓸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학생은 평소부터 자기 용돈을 계획성 있게 잘 쓰고 있었나요? 용돈을 언제 얼마 받았고 어디에다가 썼는지 출납장 같은 기록을 남기고 있나요? 아무리 적은 돈이라도 그런 기록을 남기는 습관은 아주 중요한 것입니다. 그 작업을 통해 돈의 소중함을 확실히 알 수가 있기 때문이지요.


학생은 친구에게 적지 않은 돈을 빌려줬다고 합니다. 만약 그 돈이 학생 스스로가 고생해서 번 돈이었다면 그런 식으로 친구에게 빌려줄 수 있었을까요? 할머니가 주신 소중한 돈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결국 빌려주었다면 학생은 그 돈이 가지고 있는 절실한 의미를 모르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요?


돈이라는 것은 중요하면서도 아주 무서운 것이기도 합니다. 돈은 마치 술과 같이 사람을 괴롭히는 괴물이라고도 합니다. 술로 인해 알코올 중독자가 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돈 때문에 미치는 사람도 있기 때문입니다. 쾌락을 위해 마약에 손을 대어 중독이 되서 마약을 사기위해 도둑질까지 하고 인생을 망치는 어른들도 있다는 것을 학생도 알고 있을 거예요.


돈이란 정말 신기한 것입니다. 보여주기만 하면 남들이 다 갖고 싶어 하거든요. 그래서 돈을 남에게 쉽게 보여주어서는 안 됩니다. 돈이 많다고 자랑해서 인생을 망치는 사람도 있어요. 돈이 있다고 쉽게 도장을 찍거나 사인을 해서도 안돼요. 돈과 도장, 사인 같은 것은 자신이 책임지고 잘 관리해야 한다고 평소부터 명심해 두어야 합니다.
돈은 생활을 좌우하기는 하지만 꼭 행복을 좌우하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돈이 있어야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별로 돈이 없는데도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하기 때문이지요. 타인과의 소통이 잘 되는 사람은 돈이 별로 없어도 충만한 행복을 느낄 수 있거든요.


금전관계로 오래된 우정이 깨지는 경우도 종종 있지요. 오랫동안 우정을 간직하고 싶다면 돈을 빌리거나 빌려주면 안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거절할 수 있는 용기를 갖는 것이 중요하지요. 그러나 어쩔 수 없이 빌려줘야 한다면 그 돈은 돌려받을 생각을 처음부터 하지 말아야 해요. 참 신기하게도 빌려준 사람은 오래도록 잊지 않지만 빌린 사람은 금방 잊어버리거든요. 사람 심리라는 게 참 묘하지요?


100만원이라는 액수는 학생에게 너무나 큽니다. 이 문제는 당사자끼리 해결하기는 어려울 듯하네요. 하루 빨리 부모님에게 이야기하세요. 그리고 부모님이 상대방 부모님과 만나서 해결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그 친구는 왜 100만원이 필요했던 건가요? 혹시 누군가에게 협박당하고 있었던 건가요? 아니면 정말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었던 건가요? 어쨌든 100만원을 어디에다가 어떻게 썼는지 친구의 부모님이 제대로 알아야합니다. 그 친구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지 어른이 파악을 해야 하거든요.


부모님에게 상의하지 않고 있으면 학생 자신에게도 좋지가 않아요. 돈을 돌려주지 않는 친구를 미워하는 마음이 점점 커져 어떤 일을 저지를지 모르지 않아요? 학생이 빌려준 돈 때문에 고민을 하느라 학생의 앞으로의 인생에 지장이 생기면 안 되지요. 자, 지금 바로 용기를 내어 부모님에게 이야기해보세요!


앞으로 학생이 해야 할 일을 정리해봤습니다.

 

▲히로나카 스님

1. 가족과의 자주 소통을 하자. 친구 이야기나 학교 이야기 등 평소부터 부모님과의 대화를 자주 하면 힘든 일이 있을 때 바로 부모님이 학생을 도와주실 수가 있어요.
2. 싫은 것을 싫다고 말하는 용기를 반드시 갖자.
3. 용돈에 대한 출납장을 만들어 항상 기록하자. 한 푼의 돈이라도 소중함을 실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부모님이 사주신 물건을 소중하게 아끼는 마음을 갖자. 밥을 먹을 때는 밥그릇에 한 알도 남기지 말고 깨끗하게 먹자.


번역=도서출판 토향 도다 이쿠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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