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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일념다념(一念多念)-3

기자명 법보신문

일념에 믿음이면 된다는 생각 성행
호넨은 ‘염불마다 왕생의 업’ 강조

흔히 일념의(一念義)를 세웠던 것은 코우사이(幸西)라고 일컬어진다. 이 일념의는 스승 호넨 스님의 뜻에 반하는 것으로 배척되었다. 그렇기에 ‘칙수어전’에서도 그를 제자들 안에 포함하지 않았다. 하지만 교넨(凝然)의 저서 ‘정토법문원류장(淨土法門源流章)’에서는 정토문의 다섯 이류(異流)에 포함시켰다.‘칙수어전’ 제29에는 ‘코묘(光明)스님에 대한 답장’, 이어서 ‘일념의를 그만두게 하는 기청문(起請文)’이 있는 것을 보면, 그 당시 일념에 믿음을 얻기만 하면 다시 염불을 하지 않더라도 장애가 없다고 하는 생각이 성행했음을 알 수 있다.


“반드시 왕생하리라는 믿음을 갖고서 일념이 된 뒤에는 다시 염불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열 가지 악이나 오역죄를 지은 사람도 정토에 왕생함에 지장이 없다. 하물며 다른 작은 죄이겠는가.”


스님(호넨)은 이와 같은 생각을 “사자 몸속의 벌레”라고 평하였다. 세이카쿠(聖覺) 스님도 이렇게 말씀하셨다.

 

“‘염불하는 횟수를 거듭하는 것이 (아미타불의 본원을) 믿지 못하는 것이 된다’고 하는 것은 너무 지나친 말이다. … 일념으로 결정된다고 믿고난 뒤에도 일생토록 게으르지 말고 염불을 해야 할 것이다.”


호넨 스님도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일념이나 십념으로 왕생한다고 해서, 염불을 등한시하는 것은 믿음이 수행을 방해하는 것이 된다. 생각생각에 염불을 버리지 않는다고 해서 일념을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수행이 믿음을 방해하는 것이 된다. 믿음은 일념에서 왕생한다고 믿어야 하고, 형상은 하나의 형태에 힘써야 할 것이다. … 그러므로 아미타불이 일념에 한 번의 왕생을 허락해 주시기를 원한다면, 염불마다 왕생의 업이 될 것이다.”


다념의(多念義)를 내세운 사람이라 알려진 류칸(隆寬)율사도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일념을 세우고서는 다념을 싫어하며, 다념을 세우고서는 일념을 비방한다. 그 모두는 본원의 뜻에 위반되고 선도(善導)대사의 가르침을 잊어버린 것이다. …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면 다념이 곧 일념이고, 일념이 곧 다념이라는 이치는 틀림이 없다.”


이러한 말들은 가장 공평하고도 타당한 입장을 나타내 보인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념과 다념의 어느 쪽에 무게를 두는가, 수행과 믿음 어느 쪽을 근본으로 삼는가에 따라서 종지가 저절로 나누어졌다. 일념을 중시하고 믿음을 근본으로 삼은 신란이 일념의라 비판받고, 때로 코우사이의 흐름을 흡수한 자라 간주되었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스승 호넨 스님의 가르침은 어디까지나 전수염불(專修念佛)이었다. 그의 저서 ‘선택집’의 처음에 “왕생의 업은 염불을 우선으로 한다”고 쓰셨다. 그런데 신란은 “왕생의 업은 신심을 근본으로 한다”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이렇게 하여 염불의 수행보다도 신심의 믿음에 한층 더 무게를 두었다. 그 때문에 다념을 상속하는 것보다 일념의 신심을 가르치는 데에 집중했다.


그러므로 전자를 기행파(起行派)라고 부른 것에 대하여, 후자를 안심파(安心派)라고 불러 이들을 나누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차이가 제18원을 ‘무량수경’ 상권의 글(因文)과 하권의 글(果文) 중 어디에 의존하느냐에 따라서 나뉘어졌다고 역사가들은 말한다.

 

▲야나기 무네요시

호넨 스님은 인문에 의거하여 “내지 십념”이라는 말을 받아들여서 그것을 다념으로 이해한 것과 달리, 신란은 과문에 입장에서 “내지 일념”, 곧 일념의 믿음에 중점을 두었던 것이다.  


일본불교사연구소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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