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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종단의 개혁-21

기자명 법보신문

스님들 교육수준 현격히 떨어져 문제
현대 맞는 승가교육으로 대폭 개편해야

교육은 말 그대로 백년지대계다. 스님의 교육은 한국불교의 미래를 구성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중세 시대의 방식이 별다른 성찰과 개선 없이 답습되고 교과목도 구태를 전통이라 간주하며 집착하였다. 그러는 사이에 스님들의 법문이 들을 것이 없다며 기피하는 불자들이 늘어나고, 스님들이 불자들과 대화하다가 무지를 드러내는 일도 종종 발생하였다. 이에 스님들의 위의는 전락하고, 스님 스스로도 무명에 휘둘려 깨달음의 길로 나아가지 못하였다.


교육원은 이런 폐단을 척결하고자 대대적인 개혁을 단행하였다. 그동안 한문을 공부하다가 정작 경전의 의미나 진리는 놓치고 마는 경우가 허다하였다. 이에 한문 교재를 한글화하였다. 선의 교육에 너무 치중한 것도 문제다. 기존의 강원에서는 ‘치문’, ‘선요’, ‘절요’, ‘서장’, ‘전등록’, ‘염송’ 등 주로 선과 관련된 교과목에 집중하였다. 물론 부처님의 가르침과 말씀 너머의 진리를 깨우쳐야 하지만, 교의 사다리 없이 선으로 도약하는 것은 쉽지도 않거니와, 부처님의 가르침에 무지하게 만든다. ‘치문경훈’, ‘선요’ 등의 선 관련 교과목에 ‘금강경’, ‘화엄경’ 등의 경전도 한문불전강독의 교과목으로 들어갔으며, 어학, 불교사회경제학, 불교생태학, 비교종교학 등의 교과목도 새로 추가되었다.


이것만 해도 진일보한 것이지만, 더욱 혁신적일 필요가 있다. 나를 깨닫기 위한 심리학과 정신분석학, 인지공학, 세계와 진리를 깨닫기 위한 서양 인문학, 중생을 깨닫기 위한 사회학과 대중문화 등의 강좌도 수용할 필요가 있다. 서양에서 수십만 명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하였거나 과학적으로 입증한 마음과 심리, 두뇌에 대한 이해 없이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올바로 이해하는 것이 가능한가. 지금 중생들이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의 탐욕에 물들어 고통 속에 있는데 이에 대한 이해 없이 어찌 이들을 구제할 것인가. 이밖에 불교미학, 인류학, 과학사, 과학철학 등도 교양 선택과목으로 선정할 필요가 있다. 이럴 경우 너무 많은 교과목으로 학인의 부담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는데, 각 단계별로 체계화하고 과목을 통합하여 학인의 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하여 교육원 산하에 ‘교육개발연구소’ 및 ‘교재연구 및 교과목 개편위원회’를 둬야 한다.


이번 기회에 기본 교육기관도 정리하여 체계화해야 한다. 강원이 난립한 가운데 강원과 강원의 유기적이고 횡적인 연계가 없었다. 강사 스님이나 교수들도 통일된 교수법이나 교재 없이 다른 교수들과 교류도 없이 스승으로부터 도제식으로 교육받은 것을 그대로 답습하는 경향이 강하였다. ‘승가대학령’이 2년간 계속해 학년별 정원이 5인 미만이거나 총 정원이 20인 미만인 경우 인가를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자연히 정리되겠지만, 학생수, 교수수, 시설 등 객관적인 기준을 마련한 후 이에 따라 정리할 필요가 있다. 각 승가대학과 동국대, 중앙승가대, 대학원 사이의 연계체제도 확립하여야 한다.

 

▲이도흠 교수

강의의 질적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하여 교육원에서 동영상 강좌를 마련하고 연수교육을 시행한 것은 잘한 일이다. 교재를 통일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각 교과목별로 표준 교안을 만든다. 교과목에 따라 다양한 교수법을 개발하고 보급한다. 경전에 대한 해석도 통일한다. 교수도 자격고사를 보게 하며, 공통교재에 대한 연수 등을 종단 차원에서 시행한다.

이도흠 한양대 국문학과 교수 ahur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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