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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금색동자를 살려라 - 하

기자명 법보신문

“떡 한 조각이라도 지극한 마음으로 공양하리”

아난존자 신통력으로 되살아난
금색·가시손나리 아라한과 얻어


갑자기 닥친 불행 원망 대신
부처님께 공양 올린 마음이   
금생에 복덕 누리는 씨앗 돼
 

 

 

 


이때, 묘지의 숲 시다림에는 왕사성의 많은 시민이 모여 있었습니다. 아난존자가 허공을 타고 시다림에 도착했습니다.


“금색은 두려워 말라. 나는 너를 위해 막힌 문을 열어 주리라!”


아난존자는 사형형틀 위에 깨끗한 금륜(金輪)을 폈습니다. 금륜 안에서 연꽃이 솟게 하더니 그것이 연화대가 되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금색을 연화대에 앉혔습니다. 그에게 법복을 입혔습니다. 그는 벌써 아라한과를 얻어 아라한이 되었습니다. 금색존자로 불리게 된 것입니다.


아사세왕이 백관을 거느리고 시다림에 왔습니다. 그는 먼저 아난존자에게 예배를 올리고, 허공의 달 같은 금색존자의 모습을 우러러 합장을 했습니다.


“존자를 죽이려 했던 자가 용려입니까?”


금색존자는 용려에게 화가 미칠까봐 왕의 물음에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난존자가 가시손나리의 무덤에서 시신을 꺼내어오게 했습니다.


“억울하게 죽은 가시손나리 동녀를 살립시다. 내가 지극한 가지력으로 그의 몸에 퍼진 독을 빼어버렸어요. 생명을 불어넣는 것은 금색의 몫입니다.”


그러자 금색존자가 입을 떼었습니다.


“내 말은 진실이다! 나는 가시손나리 동녀에 대해 미세한 번뇌도 없었다. 이 말이 거짓이 아니거든 동녀는 죽음서 깨어나라!”


말을 마치자 죽었던 동녀의 숨길이 터지며 조용히 일어나 앉았습니다. 그에게 법복을 주었습니다. 동녀는 아난존자에게 여쭈었습니다. “여자였기에 핍박을 받았습니다. 저를 안전한 몸으로 바꾸어 주십시오.”


존자는 동녀의 몸을 남자로 바꾸었습니다. “살아난 동녀에게 남자의 몸을 준다. 너는 남자다. 너는 비구다!” 이로부터 동녀는 가시손나리 비구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아사세왕은 법무대신 용려가 금색에 대한 질투 때문에 가시손나리를 죽이고, 금색을 죽이려했다는 것을 알고, 용려를 극형에 처하려 했습니다.


“극악한 악행을 했으니 용려를 죽여야 마땅하다!” 아사세왕의 말을 들은 대중들이 우우 달려가서 숨어있던 용려를 잡아내어 매를 때리면서 끌고 왔습니다. 대신의 꼴은 참으로 초라했습니다. 용려는 울음소리를 내며 아난존자 앞에서 두 손을 모았습니다.


“바라옵니다. 존자께서 자비심으로 저의 고통을 구해주십시오.”


아난존자가 대중에게 말했습니다. “여러분의 마음을 충분히 압니다. 그러나 이 사람을 죽게 해서는 안 됩니다. 내가 국왕과 의논해서 처리할 터이니 맡겨주세요.”


용려는 출가해 평생토록 삼보를 받든다는 조건으로 왕의 용서를 받았습니다. 금색존자가 입을 열어 또 한번 맹세를 했습니다.


“내 말은 진실하다. 용려가 비록 나에게 이익 되게 하지는 않았지만 나는 조금의 원망도 없다. 내 마음이 진실이거든 용려의 마음에 고통이 없어져 개운하게 되기를….”


그러자 용려의 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 용려는 비구 스님이 되었습니다.


“금색의 전생은 이러했지요”하고 아난존자가 금색존자의 전생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91겁 전, 비바시부처님 시대였습니다. 만도마성(滿度摩城)에 묘이(妙耳)라는 장자가 있었는데 재산이 많은 무역 상인이었습니다. 아내가 임신한 것을 보고 묘이는 500명의 상인과 함께 바다 건너 먼 나라로 가는 무역선을 탔습니다.


묘이장자가 떠나고 부인이 아기를 낳았습니다. 아기는 말할 수 없이 못생긴 기형아였습니다. 열여덟 가지로 못생긴 이 아기를 추상동자(醜相童子)라 불렀습니다. 모습이 추한 아이라는 뜻이었습니다.


못난이 아기가 태어난 묘이장자의 집에는 이어서 여러 가지 재난이 닥쳤습니다. 마지막에는 화재가 나서 집과 재산을 모두 태웠습니다. 하인들도 모두 달아나고, 오직 여자 하인 한 사람만 남았습니다.


가난뱅이가 된 장자의 부인은 여자 하인과 같이 품팔이를 하다가, 나중에는 그릇을 들고 밥을 빌러 다녔습니다. 밥을 빌러 나간 추상동자는 보기 싫다며 쫓겨나기도 했습니다. 그릇을 깨어버리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러자 추상동자는 자기를 비관하여 집을 나가버렸습니다.


한편, 먼 나라로 무역을 떠난 묘이장자에게도 재난이 닥쳤습니다. 비싼 상품을 가득 실은 배가 폭풍우에 부서져 침몰한 것입니다. 수 억만금을 바다에서 잃은 묘이는 널빤지 하나에 의지하여 바다를 떠돌다가 한 사람 사동(심부름꾼 아이)만 데리고 간신히 바다를 건넜습니다.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으니 거지 노릇을 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고향 마을 가까이에 이르러, 친구 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친구는 녹두떡 두 조각을 주면서 물었습니다. “장자가 웬 일이오. 어쩌다 저토록 모습이 야위었소?”


가족까지 모두 거지가 된 사실을 알고 실망에 빠진 장자는 울면서 부르짖었습니다. “빈손으로 집에 갈 수는 없다. 이거라도 가지고 가자.”


묘이는 얻은 떡 한 조각을 싸서 주머니에 넣고 남은 한 조각을 심부름 아이와 나누어 먹었습니다. 집에 와보니 집은 숯 더미만 남아 있고, 아내와 여자 하인이 거지 노릇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내는 눈물을 흘리면서 그 동안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였습니다.


“나는 복밭을 심지 않았구나. 그래서 근심 바다에 빠졌으니 누가 건져줄까?”


비통해 하던 묘이는 부처님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오직 불세존만 높고 위대하시다. 부처님을 의지하도록 하자!”


이때 비바시부처님이 광명을 놓으시며 네거리에 서계셨습니다. 묘이는 얻어온 녹두떡 하나를 내어 놓고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가족에게 주려고 얻어 온 것이지만 부처님께 올립시다. 하찮은 것이지만 우리 마음에는 지극히 귀하고 청정한 것이오.”


“그럽시다. 그것이 복짓는 일이지요. 비럭질하던 그릇이 있으니 여기에 담으세요.”


묘이는 떡 한 조각을 부처님께 공양 올리며 말 했습니다. “다만 하루 만이라도. 가난의 괴로움을 받지 않았으면 하옵니다.”


그러자 금방 좋은 과보가 나타났습니다. 바짝 여위었던 장자의 모습이 가시고, 전날의 환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사동도, 아내도, 여자하인도 그러했습니다. 온 가족이 입었던 거지 옷이 비단 옷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집을 나간 아들을 찾아 나섰습니다. 추하게 생겼다는 아들이 아주, 아주 잘난 모습이 되어 있었습니다. 입은 옷도 번쩍이는 금색이었습니다.


“부처님 덕이다. 네 모습이 천상의 동자 같구나. 추상이 아니라 묘상동자(妙相童子)가 됐다. 너보다 더 예쁘고 잘 생긴 아이는 없다. 나는 너의 아버지다. 집으로 가자.”


아버지는 묘상동자를 데리고 집으로 왔습니다. 한 가족이 모였습니다. 부처님 은혜가 참으로 고마웠습니다. 묘이장자 가족은 서로 바라보며 “하하하” 웃고 있었습니다.


하늘에서 제석환인이 이 광경을 내려다보았습니다. “저렇게 공덕을 많이 지어 잘난 모습만 갖춘 가족이 불탄 움막에 살다니? 안 될 말이다. 네가 하계로 내려가 저 묘이장자의 타버린 집을 세워주어라!”


제석은 공업의 신인 비수갈마를 내려 보냈습니다. 비수갈마는 하늘의 목수 여럿을 데리고 내려가 묘이장자의 허물어진 집터에 뚝딱뚝딱 집을 지었습니다. 보배 기둥에다 문, 들창, 마루, 담장까지 보배로 장식하고 문루를 갖춘 집이었습니다. 거기에 보배로 된 가구와 집기를 가득 채웠습니다. 보배 병에는 극락세계 팔공덕수(八功德水)를 가득 가득 채웠습니다.

 

▲신현득

이때의 묘이는 일조장자이며, 묘상동자는 금색존자의 전신이며, 시녀는 가시손나리, 사동은 용려 대신이었대요.

 출처:금색동자인연경 ⑥~⑫권
 아동문학가·시인 shinhd70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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