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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까하시 류우텡 스님

기자명 법보신문

한국문화에 관심 많고
따뜻함 간직했던 스님
한일여성 교류의 토대


한일불교문화교류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큰스님의 권유로 협회에 가입하고 여성부를 맡게된 지도 내년이면 10년이 된다. 돌아보면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알 수 없을 만큼 한 해 한 해 정신없이 보냈다.


처음 이 일을 맡을 당시 걱정이 적지 않았다. 일본어와 일본 문화에 대해 조금 밖에 알지 못했던 내가 이 일을 잘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부처님을 믿고 큰스님들이 계시기에 열심히 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뛰어들었다.


그렇게 시작한 협회일이 벌써 10년차가 됐다. 그 동안 많은 도움을 받았던 고마운 인연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그 소중한 인연 가운데서도 유독 마음 속 깊이 늘 감사함을 간직하도록 하는 분이 있다. 바로 일본 측 부회장이자 평간사 관장을 맡았던 다까하시 류우텡 스님이다.


스님과의 인연은 2005년 4월, 일본 측에서 개최한 제1차 한·일불교문화교류 여성부대회에 참가하면서부터다. 당시 일본 회장단과 임원, 여성부 대표들은 첫 교류행사에 참가한 우리들을 환대해 줬고, 화려한 일본 문화를 체험하도록 도와주었다. 그 때, 류우텡 스님은 한국 측 여성부 대표들이 있는 곳으로 직접 찾아와 “여성부가 잘 되어야 한·일 불교문화교류가 더욱 활성화 될 수 있다”며 교류가 지속될 수 있기를 희망했다. 이후 스님께서는 우리 일행을 볼 때마다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 “예뻐요” 같은 짧은 한국말을 직접 배워서 친근감 있게 인사를 했고, 스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첫 여성부 교류는 어렵지 않게 진행될 수 있었다.


다음해, 한국 측에서 2차 한·일불교문화교류 여성부 대회를 준비했다. 당시 드라마 ‘대장금’의 인기로 인해 프로그램은 ‘한류’를 중심으로 한 문화 체험이 중심이었다. 그 때 나는 류우텡 스님을 모시고 이동했는데 스님께선 나를 “베스트 드라이버”라고 칭찬을 하셨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던가. 스님의 격려에 힘을 얻어 추진한 활동들이 일본 여성부의 호응을 얻으며 술술 풀렸으니 한국서 준비한 첫 대회의 성공은 수순이었다.


2007년 일본에서 열린 3차 대회에서 류우텡 스님은 한국 가요 ‘만남’을 외워 불렀다. 그날의 감동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이후 ‘만남’은 한일 여성부의 모임 때마다 마지막에 함께 부르는 노래가 됐다. 이처럼 류우탱 스님은 양국 여성모임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덕분에 양국 대표들은 옆집 이웃처럼 친목을 이어갈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비보가 날아들었다. 2008년 스님의 입적 소식이 들려왔다. 뒤늦게 비보를 접하고 영결식에 참석하려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결국 다음 해 한국 여성부 일행은 스님의 위패를 참배하며 스님의 극락왕생을 발원했다.


한일불교문화교류회 여성부는 해를 거듭할수록 질적, 양적인 성장을 이루고 있다. 2008년 제주 관음사에서 전통 감물 머플러 염색을 체험했고, 2010년 부산 삼광사에서 김장김치 만들기를 하며 양국의 우호를 증진했다.

 

▲백명숙 회장

이 같은 교류의 초석이 되어 주신 류우텡 스님! 한국여성들이 위축될까 싶어 법당 내빈석을 직접 찾아와 한국 여성들에게 덕담을 들려주시던 스님, 어디서 배우셨는지 한국말을 하려고 늘 애쓰시던 스님, 한국 가요 ‘만남’을 부르시던 그 자상한 미소가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우리 여성부가 이만큼 성장해 오기까지 큰 어른이 되어 주신 류우텡 스님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백명숙 한일불교문화교류협 여성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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