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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인성의 기초

기자명 법보신문

부모의 평소 생활태도는
아이에게 큰 영향 끼쳐
일상서 5계 지키는 습관
몸·말·마음 행위부터

 

수학선생님이 학생에게 나누기를 가르치는데 학생이 이해를 잘 못하면, 선생님은 학생의 곱셈 능력을 점검해 보게 된다. 곱셈 능력이 부족하면 다시 덧셈과 뺄셈 능력을 점검하게 된다. 이렇게 전단계로 옮겨서 부족한 기초를 다지게 한다. 기초가 부족한데 다음 단계로 무리해서 옮겨가면 아무런 학습 성취를 얻을 수 없다. 결국 시간과 노력만 낭비하게 된다. 바로 기초의 중요성이다.


그러나 사람의 인성에 문제가 발생할 때는 기초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잘하지 않는다. 어려서부터 단계적으로 가르치고 배워야 한다. 누가 가르치는가. 영향을 많이 주는 사람이 가르치는 것이다. 아이가 태어나서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사람은 부모다. 그러면 부모가 인성의 교사가 된다. 부모의 생활 태도를 아이의 백지장 같은 마음 바탕에 그려나간다. 인성의 큰 틀은 세 살 이전 늦어도 다섯 살 이전에 완성된다. 나중에 배워 인성이 좋아질 가능성은 매우 적다. 사람의 인성에 대한 책임은 부모님에게 주로 있다. 학교 선생님에게 미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부모는 자신의 몸과 말과 마음의 행동 패턴을 아이에게 심어주고 있다는 것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 아이들의 행동 패턴을 바꾸려면 부모가 먼저 바꿔야 한다. 부모는 아이들 인성의 기초다. 기초를 다져야 실력이 늘어난다. 정행품 경문을 보자.


“계법(戒法)을 받아 배울 때면, 중생들이 계학을 잘 배우고 악업을 짓지 않기를 발원해야 한다.”


몸과 말과 마음의 행위가 인성의 표현이다. 인성을 닦아나가는 데는 높은 기준과 낮은 기준이 있다. 그리고 단계적 기준법이 있다. 단계적 기준법이란 낮은 단계에서 시작해 높은 단계에 이르게 하는 발전적 기준법이다. 부모에게서 시작해서 학교교육과 사회교육을 통해 깊어지고 넓어지도록, 목표와 방향을 종합적으로 갖추고 실천하는 것이다. 교육과정의 흐름 속에서 연속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이 이루어지게 해야 한다. 기초를 잘 잡으면 그 위에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있는 경우와 같다. 우리가 불교의 5계를 받는다고 우리 모두 실천할 수는 없다. 실천하려해도 우리의 기초가 부족하면 실천할 수가 없다. 실천할 수 없는 법을 받으면 유명무실해진다. 불교의 5계를 받아서 우리 생활 속에 잘 활용하는 데도 부모의 좋은 인성교육이 그 기초로써 반드시 필요하다.


‘계법을 받아 배울 때면’에서 ‘계법’은 삼학인 계·정·혜 가운데 하나다. 계정혜 3학은 불법을 공부해 나가는 과정에서 배우고 익혀서 성취해야 하는 근본 핵심이 된다. 계를 의지해서 선정이 생겨나고 선정에 의지해서 지혜가 생겨난다. 3학의 성취는 불법의 성취다. 3학의 성취는 그 순서를 어길 수 없다. 그 순서에 따라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6조 혜능스님은 단박에 지혜를 열었다. 현생에서 계와 정을 닦을 시간과 과정이 없었지만, 그는 전생에 이미 깊은 수행을 해왔던 것이 분명하다. 전생에 닦아놓은 숙연이 인연을 만나 열매를 맺은 것이다. 이렇듯 금생에 닦아 이루든 전생부터 닦아 이루든 그 순서에 따라 단계적으로 성취하게 되어 있다.


계법 가운데 3귀의계는 출가자와 재가자에게 공통이 된다. 모든 계법의 종합적인 목표이고 종합적인 방향을 일러준다. 불교 수행의 어느 과정도 3귀의계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 만일 벗어난다면 불교 수행이 아니고 다른 외도의 가르침이 될 것이다. 외도란 불교 이외의 다른 가르침을 말한다. 물론 수행의 결과는 전혀 다른 것이 된다. 5계는 재가 불자의 수행방법이고 생활방식이다. 8관재계는 저녁에 계를 받고 다음날 아침에 계를 내 놓는다. 재가 불자가 출가 수행자와 같은 공간에서 하루만 생활하기 위해 받는 한시적인 계법이다. 기본 5계에 세 가지 생활 규칙이 추가된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몸이나 얼굴을 장식하거나 화장하지 않고 검소하게 한다. 2) 생활도구를 대중의 기준에 맞는 것을 쓴다. 3) 오후부터는 음식을 먹지 않는다. 사미·사미니계와 식차마나계 그리고 구족계는 출가 수행자의 계법이다.


‘관무량수경’에서 3귀의계와 5계, 10계 등을 받기 전에 반드시 닦아야 하는 덕목을 이야기한다. 그 내용은 “부모에게 효도 봉양하고, 스승이나 선배를 잘 받들어 모신다. 자비심을 갖추어 살생하지 않고, 10선업도를 닦는다”이다.

 

자식이나 제자의 행위 이전에 부모는 부모답게 자식을 돌보고 가르치며, 스승과 선배는 스승과 선배답게 갖추고 가르쳐야 한다. 그러한 부모와 스승 밑에서 잘 배워, 3귀의와 5계 등의 가르침을 몸과 말과 마음의 행위로 익힐 수 있는 좋은 근기가 되는 것이다. 그러면 ‘중생들이 계학을 잘 배우고 악업을 짓지 않기를 발원해야 한다’는 경문의 가르침이 우리의 생활 속에서 현실화 된다.

 

▲도암 스님.

몸과 말과 마음의 습관이 잘 들어 있으면, 악한 행동을 하지 않고 선한 행동을 실천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진다. 우리는 세상에 필요하고 세상에 기여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부모는 자신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자식에게 가장 영향력 있는 인성교육자다. 부모의 좋은 가르침위에 성현들의 좋은 가르침이 빛을 발한다. 우리 모두 좋은 원인을 지을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발원한다.

 

도암 스님 송광사 강주 doam199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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