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79. 낙영산 공림사

기자명 법보신문

6000여 순례자들 맞이한
1000살 느티나무 보살님
비우는 법 깨달은듯 여여

 

시나브로 가을의 길목, ‘108산사순례’ 제84차 낙영산 공림사 순례‘(9월12~14일)가 여법하게 봉행됐다. 하늘은 그지없이 맑고 산사로 가는 산길에는 희고 노란 코스모스가 한창 피어 있었다. 눈을 들자 속리산 자락인 낙영산의 기암괴석들이 절경을 이루고 있다.108산사 불자들도 가슴 속에 한 장 추억을 남기는 듯 연신 사진을 찍기에 바빴다.


경내에 들어서자 주지 혜우 스님과 대중들이 분홍빛 순례자들을 마중 나왔다. 여느 순례 때처럼 넉넉한 스님의 미소가 영락없이 부처님이다. 부처님 진신사리가 든 황금향로와 평화의 불을 모시고 경내로 들어서자 몇 그루의 늙은 느티나무가 서 있는 너른 마당이 눈에 들어왔다. 1000년 세월은 족히 넘었다는 느티나무 줄기는 ‘괴목’처럼 울퉁불퉁했다. 느티나무를 보니 공림사의 역사 또한 가히 짐작이 간다. 그럴지도 모른다. 108산사 순례는 단순히 길을 떠나고 오는 것이 아니라 산사의 역사를 더듬어 가는 길이리라. 느티나무 마당을 지나 계단을 오르자 감인선원과 선심당이 보이고 중앙에는 우뚝 솟은 석탑이 서있고 그 뒤편으로 대웅전이 단아하게 앉아 회원들을 맞이했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넉넉한 산사의 풍경이 한 폭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산사에는 우리가 모르는 공(空)의 세계가 있다. 산사는 버리고 비우고 놓는 법을 배우는 곳이다. 그것은 오랜 세월 이어온 법도(法道)이다. 천년의 사찰 속에는 수많은 스님들이 수행을 하며 비우고 놓고 버리는 법을 남겨 놓았기 때문이리라. 아마 공림사도 그럴 것이다. 속세의 삶을 사는 우리 회원들은 순례를 통해 나를 낮추고 비우고 버리고 가는 법을 터득하고 있다. 우리는 지난 7년 동안의 순례에서 배우고 또 배웠다.


회원들은 ‘기도처’를 잡았다.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사바하~.”


천수경 독송소리가 낙영산을 돌아 메아리치다가 이내 귓가에 닿아 풀어진다. 언제나 그렇듯이 천수경 독송은 거짓없는 참회의 의미를 마음에 심어주는 듯하다. 이어서 나를 찾는 안심법문을 거쳐 축원문을 읽고 회원들은 ‘나를 찾는 108참회기도’에 들어갔다. 어떤 이는 간절하게 두 손 모아 온몸으로 절을 하고 또 어떤 이는 참회문을 되새기며 절을 한다. 기도를 하는 이유는 내 자신의 안락뿐만이 아니라 이 세상 유정무정의 모든 것이 안락하기를 기원함에 있다. 나는 기도가 끝나고 회원들에게 지난 세월, 108산사순례에 대한 감회 젖은 법문을 했다.


“이번 84차 순례로 꼭 7년이 흘렀습니다. 흰머리가 생기고 얼굴에 주름살도 참 많이 늘었지만 마음은 그지없이 행복할 것입니다. 세월은 붙잡을 수 없다. 초등학생이었던 아이가 벌써 대학생이 되어 순례에 온 것을 보니 참 많은 세월이 흐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소원은 언제나 금강산 순례였습니다. 우리가 평화의 불을 모시고 난 뒤 108산사순례의 귀착점이 평화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정에 평화를 유지해야 만이 사회의 평화, 나라의 평화, 인류의 평화도 있습니다.”


공림사 주지 혜우 스님의 감로 법문도 이어졌다. “공림사는 신라 경문왕이 국사의 지위를 내렸으나 이를 사양하고 물러나서 초가를 짓고 수행에 전념한 자정선사가 창건한 도량입니다. 나라의 부름을 거절했지만 그의 덕을 높이 산 경문왕은 초가자리에 절을 세우고 친히 공림사란 이름을 내렸습니다. 공림사에 여러분들이 오신 것은 부처님의 법연 때문입니다. 생각해보면 선묵혜자 스님이 회주로서 6000여명의 회원들을 이끌고 비가 오나 눈이오나 바람이 부나 추우나 선행과 보시를 펼치시면서 대사회적 활동을 실천해 오신 것은 참으로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선묵 혜자 스님

뒤이어 108선묵 장학금 지급, 다문화가정 108인연 맺기, 선묵 108효행상 시상, 군 장병 간식거리 나눔, 약사여래 108보시금, 농촌사랑 직거래 장터 등 다양한 행사를 가졌다. 끝으로 주지 혜우 스님이 북한 동포돕기공양미 300석 모으기에 40kg들이 27가마를 보시하는 것으로 공림사 순례가 마무리 됐다.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주·도선사 주지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