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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 108배의 의미

기자명 법보신문

하심 익히는 최상의 수행
심신 균형 동시에 맞추니
건강 되찾는 운동 효과도

 

‘108산사순례’ 회원들 중에는 날마다 ‘108참회기도문’을 염송하면서 108배를 하는 분들이 많다. 어떤 보살님은 산사순례를 다니면서부터 집에서도 방석을 깔고 108배를 했는데 몸과 마음이 훨씬 건강해졌다고 좋아하신다. 산사순례를 다니고부터 부처님 전(殿)에 ‘108참회기도문’을 염송하면서 절을 하는 것이 자신도 모르게 어느새 습관이 되어 버린 탓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불교에서 절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을까? 한국인에게 절은 머리를 숙여 상대방에게 공경의 마음을 보이는 지극하고도 겸손한 동작으로 예절의 근본이라 할 수도 있겠으나 우리 108산사순례에서 강조하는 108배의 의미는 그 차원이 사뭇 다르다. ‘108참회기도문’에 따르면 108배에는 부처님의 위대한 가르침인 사성제, 즉 제행무상과 제법무상, 제법무아, 일체개고를 깨닫고 이를 통해 불법의 진리를 실천하겠다는 대원력으로부터 시작됐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고 귀의하겠다는 108산사순례의 목적이 뚜렷이 담겨 있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 회원들은 이러한 가르침을 가슴속으로 받아들이고 한없는 하심(下心)으로서 기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즉 108배를 통해 아상(我想)으로부터 벗어나 허상으로부터 ‘나’를 지키고 온갖 집착과 번뇌를 걷어내기 위해 기도를 하고 있다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순례에 와서 108배를 하는 진정한 의미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모든 병은 마음에서 나온다고 한다. 자만을 경계하고 남을 존경하는 의미의 절은 불교의 108배와 접목되어 그 의미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그렇다면 날마다 108배를 하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한 의사의 연구 자료에 따르면 108배는 마음을 차분하게 하고 머릿속을 명료하게 하며 사물을 객관적으로 보고 판단하는 능력을 길러주어 몸속에 깃든 온갖 잡념들을 지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몸과 마음을 바로 잡아주어 따로 운동을 하지 않아도 좋을 만큼 건강에도 좋고 비만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이 의사는 108배를 전후해 뇌에 나타난 변화를 전문 영상촬영 장비를 통해 살펴본 결과 “절을 하기 전과 절을 한 후의 이성적인 행동을 관장하는 전두엽이 활성화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결론내리고 있다. 심지어 집중력 또한 크게 향상됐는데, 다른 운동을 했을 때보다 6%나 더 향상되었다고 한다. 이는 긴장과 감정을 조절하는 뇌 영역의 활동에 영향을 미쳐 마음을 안정시키고 행동을 변화시키는 명상과 그 효과가 유사한 동시에 몸의 좌우를 대칭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틀어진 몸의 좌우 균형을 잡아주는 데에도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가 산사순례에 와서 108배를 하는 의미는 깨달음 이외에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108배는 방석만 있으면 손쉽게 할 수 있는 수행법이다. 더구나 절을 하면 할수록 하심을 증득하게 되고 또한 남을 사랑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자리이타의 마음이 절로 생긴다.


불교는 궁극적으로 순간의 현실을 매우 중시하는 종교이다. 그래서 깨달음을 구하고 발현하는 것은 ‘지금 이 순간’ 자신이 처한 현실이라 할 수 있는데 우리가 108배를 지속적으로 하는 것은 그러한 깨달음으로 다가가기 위한 하나의 발원이라 할 수 있다. 절을 하는 순간 나는 물론 나의 가족 그리고, 이웃들이 모든 부처임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아마 절을 하는 사람은 이미 많은 지혜를 체득해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절을 하는 것은 바로 남과 내가 동일한 존재라는 지혜로운 자각을 일으켜 자신을 한없이 낮추고 몸과 마음을 변화시킨다. 우리 회원들이 산사에 와서 순례 때마다 108배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래서 기도를 많이 한 사람들은 그 눈빛과 몸이 현저히 다르다.

 

▲선묵 혜자 스님

사실 남에게 절을 잘 하지 않는 사람은 하심과 겸손을 잘 모른다고도 할 수 있다. 절이라는 행위를 통해 따뜻한 마음을 유지하고 나와 남을 위하는 마음을 견지할 수 있고 자신을 한없이 비우는 수행이기 때문에 108배를 집에서 날마다 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주·도선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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