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작심삼일
40. 작심삼일
  • 법보신문
  • 승인 2013.10.31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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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꺾이지 않아

수많은 유혹들이 된 문명
의지 약해져 시간만 허비
참선·염불 등 수행법 택해
지속 정진하면 선근 ‘견고’

 

옛날에는 의지가 약한 사람을 작심삼일(作心三日)하는 사람이라고 놀렸다. 지금은 “한번 결심하면 삼일씩이나 유지하는 사람이다”하고 찬탄을 하는 세상으로 바뀌었다. 사람들의 끈기와 인내심이 전반적으로 약해지고 있다는 증거다. 사람만이 약해진 것이 아니라, 우리의 환경이 우리의 의지를 약화시킨다. 평범한 의지력으로 저항할 수 없는, 수많은 유혹물들이 우리 주변에 가득하다. 물질문명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으면서 그 피해도 가장 많이 받고 있다. 어린 친구들은 게임 등에 빠져 중요한 시기를 허비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인터넷의 발달로 지식이 일반화되고 접근이 손쉬워졌다. 언제든지 접근할 수 있는 지식은 귀하지 않다. 그 지식을 몸과 말과 마음의 행위로 연습하고 단련하여, 자신의 삶으로 소화하는 유행은 이미 지나간 지 오래 되었다. 참지 않고도 욕망을 충족할 수 있는 세상에서 살기 때문에, 참아야 하는 상황을 만나도 참지 못하고 충동적으로 행동하려 한다. 그 결과 비극을 맞이하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길을 잃은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정행품 경문을 보자.


“결가부좌를 할 때면 중생들이 선근을 견고히 하여 부동지 얻기를 발원해야 한다.”


‘결가부좌’는 인도에서 사람들이 선정을 닦을 때 취했던 자세다. 불교와 함께 동쪽으로 전해지면서 불교 수행의 기본자세로 되었다. 몸의 중심을 반듯하게 잡아서 중력의 영향을 가장 적게 받으면서 앉아있을 수 있다. 오랜 시간을 안정적으로 피로감 없이 지낼 수 있는 자세다. 적게는 한두 시간 많게는 일주일도 앉아있을 수 있다. 결가부좌는 두 넓적다리를 평평하게 펴서 오른 발을 먼저 올리고 왼발을 뒤에 올린다. 혹은 왼발을 먼저 올리고 오른 발을 뒤에 올리되 허벅지 위에 올려놓는다. 결가부좌를 하려면 몸이 유연해야 한다. 나이가 젊으면 결가부좌를 할 수 있도록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 많은 이익이 있다.


나이가 들면 혈액 순환이 약화되어 억지로 결가부좌하면 다리에 마비현상이 생기기 쉽다. 그런 사람은 반가부좌를 맺되 한쪽 다리는 위로 다른 한쪽 다리는 아래로 내려놓으면 된다. 이것도 어려운 사람은 양반다리를 하거나 의자를 이용할 수도 있다. 이 모든 노력은 우리가 참선이나 간경 혹은 염불에 집중하면서 오랜 시간 몸의 피로를 면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의 형편에 따라 방법을 택하여 공부에 발전이 있으면 좋은 일이다.


‘선근을 견고히 한다’에서 ‘선근’이란 예를 들면 나무에 뿌리가 있어야 나무가 생명을 유지하고 성장을 할 수가 있다. 그리고 나무의 뿌리가 견고해야 외부의 비나 바람 등의 여러 가지 힘든 상황을 안전하게 견딜 수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 몸과 말과 마음의 행위에 선한 뿌리가 있어야 우리의 선한 행위를 유지하고 성장시킬 수 있다. 그리고 선한 행위의 뿌리가 견고해야 삶의 과정에서 만나는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에서 안전하게 견딜 수 있다.


우리가 불법을 만나 몸과 말과 마음의 행위를 수정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옳게 여기고 받아들이는 것은, 우리가 선근이 많다는 증거다. 그러나 선근이 많다고 반드시 수행에 성취가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선한 의도를 가지고 일을 진행하다가 어려운 상황을 만나면 멈추거나 물러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는 우리의 선근이 많아도 견고하지가 않기 때문이다. 나무의 뿌리가 견고해지려면 한 자리에서 오랫동안 뿌리를 내리고 견디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선근의 뿌리가 깊어지려면 우리는 공부 주제와 스승 그리고 공부 장소를 바꾸지 않고 오래 유지해야 한다. 공부 주제가 자주 바뀌면 공부가 깊어지기 어렵다. 스승이 여럿이면 강조하는 방편이 여러 가지가 된다. 모두 훌륭한 방편이 되겠지만 결국 방편과 방편이 충돌을 일으키고, 모든 훌륭한 방편에 대해 평범한 마음이 들게 된다. 결국 아무것도 깊게 추구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장소가 바뀔 때 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고 새로운 인연을 맺느라 공부에 깊이를 더하기 어렵다. 과거 역대로 크게 성취를 이룬 대덕들은 공부주제와 스승 그리고 공부장소를 오래도록 바꾸지 않고 유지했다. 요즘은 너무 많은 공부주제에 많은 선생님에게 다양한 것을 배우지만 삶으로 소화하는 깊이는 점점 얕아지는 것 같다.


‘부동지 얻기를 발원해야 한다’에서 ‘부동지’란 물러나지 않는 경지를 말한다. ‘화엄경’에서 말하는 부동지는 매우 높은 수행의 단계다. 무상정등정각을 향해 수행하면서 전진만 있고 후퇴는 발생하지 않는 수행의 단계다. 결가부좌를 하고 앉아서 수행을 하면서, 자신의 선근뿐만 아니라 일체중생의 선근이 모두 견고해져서, 높은 수행의 단계인 부동지를 얻기를 발원하는 것이다. 이 경지는 어느 날 하루 결심하고 수행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도암 스님

세간에서 어느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려고 해도, 한 분야에서 오래도록 노력해야 성취가 있다. 우리는 같은 경을 꾸준하게 반복해서 읽고 이해하고 실천하며 우리의 선근을 견고하게 만들어가야 한다. 마찬가지로 참선과 염불을 선택했으면 그 길에서 오래오래 꾸준하게 정진해서 우리의 선근을 견고하게 만들어가야 한다. 

 

도암 스님 송광사 강주 doam1991@hanmail.net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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