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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깨우침의 길

마치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듯이 쏟아지는 폭우 아래서 삭발한 머리 위로 떨어지는 큰 빗방울이 두피를 상처 입힐 만큼 거세게 퍼붓기를 계속했다. 싯다르타는 조금의 움직임도 없이 깊은 명상에 잠기곤 했다. 싯다르타는 자신이 쌓은 업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고 절망했다. 금욕 생활을 하며 몇 달을 보낸 그는 남쪽으로 향하기로 결심했다.

영적 깨달음 얻을 때 까지
명상을 맹세한 싯다르타
무섭도록 단호한 결심으로
보리수 밑서 깨달음 얻어

마가다 왕국 남부 지역의 산들은 나무가 촘촘히 들어선 깊은 정글로 구성되어있었다. 이 산들을 관통하며 흐르는 강물 또한 마치 에메랄드 빛처럼 그 초록빛이 인상적이었다. 이렇게 마가다 왕국의 산악지대에 녹음이 짙었던 이유는 일년 내내 많은 비가 내리기 때문이었다. 그런 이유로 강물 또한 메마르지 않고 언제나 풍요롭게 흐르고 있었다. 오늘 날 우리가 인도의 비하르 주나 자르칸드 주의 지역으로 여행가서 그곳의 메마른 경치를 보고 있노라면 싯다르타의 시대에 마가다 왕국의 무성한 나무들로 가득 찬 푸르른 산들의 모습을 연상할 수 없다. 마가다 왕국은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땅인 선사시대의 곤두와나 대륙 북동쪽 끝에 자리잡고 있었던 영토였다. 싯다르타 시대에 마가다 왕국에서 사용되었던 언어는 ‘마가디’라 불리어진다. 이 언어는 인도 동쪽에서뿐만 아니라 인도의 중부 지역에서도 고등 교육을 받은 자들 사이에서 널리 사용되었다고 한다. 그 당시 사람들은 마가디 어와 산스크리트 어를 함께 배웠는데 복잡했던 구조와 문법을 지녔던 산스크리트 어에 비해 마가디 어는 비교적 간단하며 쉬운 구조를 갖추고 있었다. 싯다르타는 후에 부처가 되어 그의 제자들에게 마가디 어로 그의 가르침을 전달했고 이 언어는 오늘날 우리에게 팔리 어로 불리어지고 있다.

몇 일 동안 밤과 낮 동안 계속해서 걸어가 싯다르타는 니란자나 강 어귀에 위치한 우루빌바 마을에 도착했다. 우루빌바 마을은 오늘 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인도의 보드가야 마을이다. 니란자나 강은 팔구 강과 합쳐지고 이 강은 흐르고 흘러 갠지스 강에서 통합된다. 약 2000여 년 전, 이 두 강에는 거대한 지진 때문에 지형적 변화가 일어났다. 그 당시에는 거대한 주요 강 줄이었던 팔구 강이 지금은 작은 강으로 변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 마을 언덕 위에서 명상을 하던 싯다르타는 자신이 왜 이렇게 사는지, 또 최종 목표가 무엇인지 알지 못해 방황했다. 그의 마음은 언제나 혼란과 회의로 가득 찼다. 자신이 정확히 무엇을 추구하고 있는지 또 인생의 궁극적 목표를 어떻게 달성해야 하는지 몰라 절망했다. 우르빌바 마을에서 지내던 어느 날 싯다르타는 마침내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꼭 이루리라 결심했다. 그는 영적인 깨달음을 얻어 낼 때까지 명상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다짐했다. 어느 날 아침, 보리수 아래에서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내가 가장 깊은 깨달음을 얻을 때까지 수 백 번의 생애를 걸쳐가도 좀처럼 얻긴 힘들지라도 나는 이 자세로 안자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내 피부와 살갗과 내 뼈가 말라비틀어질 때까지…심지어 내 몸이 썩어 사라질 때까지…”

싯다르타의 사촌이자 그 마을 군주의 아내였던 수자타는 그가 긴 명상을 시작하기 위해 눈을 감기 직전 마지막으로 달콤한 우유에 끓여 낸 밥 한 공기를 주었다. 명상을 시작한지 일주일이 지나 그의 사지는 마치 등나무 가지와 같이 변했고 꼬인 팔다리는 마치 게의 껍질과도 같이 보였다고 한다. 5월 보름달이 떴던 날 우르빌바 마을의 보리수 아래서 싯다르타는 마침내 깨우침을 얻은 자인 부처가 되었다. 그는 고통의 근원과 인생의 덧없는 본질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 그의 무섭도록 단호했던 결심이 그를 위대하게 만들었다. 인도의 한 성자는 한 때 부처는 인류 전 역사를 통틀어 완벽을 이루기 위해 가장 큰 노력을 한 인간이었다고 말했다.

알랭 베르디에 yayavara@yahoo.com


[1236호 / 2014년 3월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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