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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共聽請百法師 講般若波羅蜜

원문:  當國土欲亂하고 破壞劫燒賊來하여 破國時에는 當請百佛像 百菩薩像 百羅漢像하고 百比丘衆 四大衆 七衆과 共聽請百法師하여 講般若波羅蜜하라

번역: 국토가 난리가 나서 파괴되고, 크게 가물고 화재가 나고, 도적이 쳐들어와 국가를 파괴할 때면 마땅히 백 분의 불상과 백 분의 보살상과 백 분의 나한상을 모시고, 백 분의 비구스님들과 사부대중, 일곱 대중과 함께 백 분의 법사를 청하여 반야바라밀을 강설하게 하라. ‘인왕호국반야바라밀경 호국품’

옛 스님들은 국난때 마다
국태민안·왕의 강녕 기원
6월 호국보훈의 달 맞아
참 호국불교 전통 새겨야

부처님께서는 ‘인왕호국반야바라밀경 호국품’에서 여러 나라 왕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대왕)들은 잘 들으라. 내가 나라를 잘 지키는 법을 말하리라. 그대들은 반야바라밀을 받아 지녀야 한다. 나라가 난리가 나고, 화재가 나고, 도적이 창궐하여 나라가 파괴될 때는 백 분의 불상을 모시고, 백 분의 법사를 청하여 ‘인왕호국반야바라밀경’을 강설하게 하고 들으라”고 하였다.

이 경의 말씀에 근거하여 신라·고려 때 국왕이 ‘인왕백고좌법회’를 열어 나라의 안녕과 호국의 정신을 함양하였다. 나라가 외적의 침략을 당하거나 가뭄이 들어 오랜 동안 비가 오지 않아 민심이 흉흉하여 불안할 때는 나라의 선지식인 고승을 모시고 법회를 열어 국난을 타개해 나갈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들었다.
고려 때 거란과 몽고가 쳐들어와서 왕이 나주와 강화로 피난을 가면서도 부처님의 가피력으로 나라를 보호하고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기 위하여 팔만대장경을 두 차례나 조판하였다. 대장경을 판각하는 동안에 외적은 스스로 물러갔다.

전국의 사찰에서 승려들과 불자들은 수시로 ‘인왕호국반야경’, ‘금강명최승왕경’, ‘묘법법화경’ 등 호국삼부경을 독경하며 국태민안과 국왕의 반야지혜와 강녕을 기원했다.

우리나라는 호국불교의 전통이 있다. 고구려 소수림왕 때 불교가 처음 전래되면서부터 불교는 우리 민족과 국가와 운명을 함께 해 왔다. 폭군의 만수무강이나 기원하고, 독재권력이나 군사정권에서 주도하는 ‘국가와 민족을 위한 호국기도회’에 참여하여 권력의 앞잡이가 된 어용불교를 비판하면서 자랑스러운 호국불교의 전통이 매도되고 오해된 측면이 있었다.

우리나라 불교는 외적의 침략을 받아 나라가 위란에 처했을 때 스님들이 승병을 일으켜 나라를 구했다. 고려 때 처인성전투에서 승장 김인후 스님이 몽고군 장수 살리타이를 사살함으로써 몽고군이 물러갔고, 임진왜란 때는 서산·사명대사가 풍전등화와 같던 나라를 구했고, 병자호란 때는 벽암 각성대사가 남한산성을 축성하고 항마군을 이끌고 호국불교의 전통을 빛냈다. 만해 한용운 스님은 3·1운동을 주도하여 조선의 독립과 우리 민족의 자존심을 지켰다.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나라를 사랑하고 겨레와 민족을 애호하는 마음은 가장 아름답고 거룩한 마음이다. 공업(共業) 중생으로서 나라가 없다면 우리의 생명을 부지할 수 없다. 만약 전쟁이 일어나서 나라가 위란에 처한다면 6·25전쟁 때 소년병, 학도병이 수류탄 들고 괴뢰군의 탱크에 뛰어들어 나라를 구했던 것처럼 요즘 이기적이고 자기 밖에 모르는 우리 아이들이 나라를 구할 수 있을까 하는 노파심이 든다.

대흥사나 봉은사와 같이 서산·사명 호국성사와 인연이 깊은 대가람에서 우리나라를 구한 호국대성사 성상(영정) 백 분을 모시고, 백 분의 법사가 호국영령을 추모하고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는 국민을 교육하는 호국대법회를 열면 온 국민에게 나라 사랑의 애국심을 고취시킬 수 있을 것이다.

전국의 호국성지와 사찰을 발굴하고 호국불교 정신으로 나라를 지킨 역사 속의 승려들을 연구 조사하는 일이 필요하고, 부모와 자녀들이 함께 호국성지 사찰순례법회를 정기적으로 실행한다면 새롭게 호국불교의 전통을 계승하는 일일 것이다.

김형중 동대부중 교감·문학박사 ililsihoil1026@hanmail.net
 

[1249호 / 2014년 6월 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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