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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찬송가 공연 언제까지 계속할텐가

기자명 법보신문
  • 사설
  • 입력 2014.10.27 11:26
  • 수정 2015.02.13 14:46
  • 댓글 0

잇따른 찬송가 공연으로 물의를 일으킨 이기선 대구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가 결국 중도하차했다. 지난 4월 대구시의 종교편향 공연에 대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종교편향 공연으로 파문을 일으킨 것에 대한 후속조치다. 씁쓸한 것은 교계의 항의에 따른 조사를 통해 일찌감치 자체 징계 결정을 내리지 않은 대구시의 행보다.

10월 초 대구시민회관에서 대구시 주최로 열린 ‘제1회 대구합창대제전’에서 불거진 종교편향 사건이 세간에 알려지지 않았다면 ‘사표수리’라는 후속조치는 애당초 있지도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5일간 진행된 대구 합창제전은 5개 단체가 참여해 하루씩 돌아가며 공연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합창제전에 참가한 단체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찬송가와 가스펠 등의 특정종교를 찬양하는 노래를 공연했다. 첫날인 7일 인천시립합창단은 앙코르곡으로 찬송가를 불렀다. 대구시 초대로 합창제전에 참석했던 동화사 스님이 이에 항의해 퇴장했다. 사건 직후 대구시 관계자들이 동화사를 방문해 해명과 사과의 뜻을 전달했지만 8일 원주시립합창단, 9일 안산시립합창단, 10일 대전시립합창단 공연에서도 찬송가는 계속해서 연주됐다고 한다. 잇따른 찬송가 공연으로 대구시로부터 경고조치를 받은 대구시립합창단은 이번 합창제전에서도  ‘Little Tree(작은 나무)’와 ‘Oculi Omni um(모든 눈이)’, ‘At the River(생명수 강가에서)’ 등 찬송가 3곡을 무대에 올렸다.

각 합창단의 처사도 이해하기 어렵지만 대구시의 행보 역시 마땅찮다. 이 합창제는 대구시가 주관했다. 이 제전에 동화사 스님들을 초청한 주체 역시 대구시다. 그리고는 마치 보란 듯이 특정종교의 음악을 무대에 올렸다. 이전에도 이미 수차례에 걸쳐 합창단의 특정종교편향성을 대구시에 항의했는데도 대구시는 재발방지를 위한 노력은 하지 않은 채 아예 스님들 앞에서 연이은 찬송가 공연을 한 대목에선 도대체 이 나라가 특정종교를 국교로 하는 종교국가가 아닌지 의문이 들 지경이다. 대구시는 교계를 우롱하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대구불교총연합회 관계자들에게 ‘세심하게 챙기지 못해 죄송하다.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사과했지만 씁쓸하기 짝이 없다. 또 한 번 유사한 사건이 벌어진다면 결코 불자들은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경고하는 바이다.

[1267호 / 2014년 10월 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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