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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벨기에 브뤼셀의 담마그룹

종파·국적·언어 장벽 넘어선 ‘불자 축제’로 유대감 높여

▲ 파나타미비밤사 스님과 함께 예불을 드리고 있는 불자들. 집단명상이 있는 주말에는 센터가 불자들로 가득 찬다.

담마(Dhamma)그룹은 불교계 큰 스승으로 많은 불자들에게 존경 받았던 미얀마 출신 레와타담마(Rewata Dham ma) 스님에 의해 1986년 벨기에에 설립됐다. 이후 레와타담마 스님을 따르던 미얀마 출신 스님들이 끊임없이 해외로 진출하며 유럽 곳곳에 널리 알려지게 됐다. 레와타담마 스님은 명상 지도에 특히 뛰어났다. 인도 바라나시대학에서 불교 공부를 시작해 대승불교 전공으로 학위를 받았다. 이후 고대 산스크리트어와 인도철학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불교 연구와 철학에서 뛰어났던 스님은 인도 유수의 대학에서 강연을 시작했고 팔리어와 힌디어로 저술된 불교 관련 서적들을 출판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미얀마 출신 레와타 담마 스님
벨기에 브뤼셀에 담마그룹 설립

여러 불교 종파 한자리에 모아
2004년 입적 전까지 오로지
“끊임없는 명상 연습” 강조

뫼즈강 주변 담마람시센터
한달 2회 집중명상 캠프 운영

불교 행사 개최로 전국 유명세
주요 종교로 정부에 인정받아

1975년, 스님은 영국 버밍엄(Birm ingham) 시에 불교센터를 세웠다. 스님은 버밍엄 시뿐 아니라 유럽의 여러 주요 도시에 불교센터와 명상센터를 세우는 것을 원력으로 삼았다. 그중 한 곳이 바로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이다. 스님은 이후에도 수년간 유럽 전역에 불교센터 설립을 위해 힘을 쏟았다.

2004년 5월26일, 레와타담마 스님이 세납 74세로 입적하며 유럽 전역으로 급속하게 퍼져가던 불교센터 설립도 한동안 주춤했다. 하지만 담마그룹은 아비담마(Abbidhamma) 철학을 기반으로 레와타담마 스님의 뜻을 계속 이어나가고 있다.

레와타담마 스님이 칭송 받는 이유 중 하나는 다양한 불교 종파들을 모두 한 자리에 모으려고 했다는 점이다. 어느 종파 불자건 모두 한자리에 모여 궁극적 깨우침을 얻기 위한 명상 방법 중 하나인 위빠사나를 연습하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명상이야말로 불자가 꼭 해야할 일”이라고 말했다.

담마그룹 창립 후 레와타담마 스님은 신실한 불자인 벨기에인 마리 세씰 포제(Marie-Cecile Forget)씨에게 벨기에 브뤼셀 담마그룹의 모든 업무를 맡아 달라고 부탁했다. 레와타담마 스님은 입적 직전, 포제씨에게 카마타나챠리야(Kamatanacariya)라는 직책과 함께 담마디나(Dhammadinna)라는 법명을 내렸다. 포제씨는 현재 브뤼셀 담마그룹의 모든 행사와 행정, 그리고 지역 불자들과의 소통을 도맡아 처리하고 있다. 현재 이 곳 불자들이 따르는 스승은 파나타미비밤사 사야도(Pann atahmibhivamsa Sayadaw)다. 파나타미비밤사 스님은 호주와 벨기에를 오가며 시드니 판디타라마(Pandi tarama) 불교사원 주지도 함께 지내고 있다. 지난 20여 년 간 파나타미비밤사 스님은 동양과 서양 구석구석에서 부처님 가르침을 홍포하는데 많은 힘을 쏟은 스님으로 손꼽힌다. 브뤼셀 담마그룹은 파나타미비밤사 스님의 말씀과 마리 세씰 포제씨의 행정 지원으로 그 맥을 계속 이어나가고 있다.

담마그룹은 매년 벨기에 동부 공업 도시인 리에주(Liege) 시 근처에 있는 위(Huy)라는 마을에서 거대한 불교 축제를 개최해 전국적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1995년 처음 시작된 이 축제는 벨기에에 거주하는 모든 불자들이 종파와 상관없이 일년에 한번 한자리에 모여 법석을 벌인다. 벨기에는 프랑스어와 플라망어 두 언어를 사용하는데다가 종파와 국적에 상관없이 불자라는 이름으로 모두 한자리에 모였기에 축제에서는 불어, 플라망어, 영어, 티베트어, 산스크리트어, 베트남어, 일본어 등이 온통 뒤섞여 사용된다. 불자라는 하나의 공통점만으로 그들은 서로 끈끈한 유대감을 느낀다. 언어는 이해하기 힘들어도 저절로 생기는 따스한 미소만으로 이들은 축제에서 행복을 느낀다. 함께 모여 명상을 하고 가지고 있는 불교 서적을 교환하기도 한다. 각 나라 전통음식을 준비해 나누어 먹는 것도 축제의 재미다. 노래 경연대회와 댄스까지 곁들여져 축제는 흥이 넘친다.

▲ 리비에르 마을에 세워진 담마람시센터.

담마그룹의 활동과 행사들은 뫼즈(Meuse) 강 계곡에 위치한 리비에르(Riviere)라는 작은 마을에 세워진 담마람시(Dhammarmsi)센터에서 열린다. 리비에르는 6000m²(약 1800평) 정도의 작은 섬으로 아름드리 나무들이 빼곡하게 심어진 언덕들로 이루어져있다. 섬 양 측으로 버노(Burnot)와 비에프(Bief) 강이 흐른다. 오래 전 이 섬에는 대장간 하나와 수녀원 한 채가 있었다. 처음에는 법당이 있는 건물 한 채와 그 주변을 둘러싼 아름다운 공원으로 센터가 조성됐다. 건물 한 채로 아담하게 시작된 담마람시센터는 현재 그 규모가 커져 건물만 여섯 채다. 각 건물에는 선방과 법당이 마련됐다. 큰 방들은 주말 모임에 참가하는 불자들을 위한 침실로 사용된다. 낭만적인 벽난로가 인상적인 사무실과 불자들이 다같이 음식을 준비하고 공양 할 수 있는 공양간도 위치해 있다. 오래 전에 수녀원으로 사용됐던 곳을 개조해 만든 또 다른 건물은 담마그룹 주최로 행사가 열릴 때 이용된다. 식당과 주방, 불자들을 위한 침실과 욕실 등이 마련됐다. 대장간이었던 곳은 65m²(약 20평)의 명상실과 8명이 이용할 수 있는 도미토리 2개로 개조됐다. 불자들은 작은 섬에 마련된 불교센터가 벨기에 전역에 부처님 말씀을 알리고 불교를 접한 이들에게 행복한 삶을 전파할 수 있는 진원지가 되길 바라고 있다.

▲ 담마람시센터 입구에 걸린 간판. 센터에서는 불어와 영어가 혼용된다.

브뤼셀 담마그룹은 불자들의 기부금만으로 운영된다. 약 20여명의 자원 봉사자들은 정기적으로 센터를 찾아 일을 돕는다. 불자들은 정기적으로 ‘불자들의 밤’과 같은 모임을 주최하고 도서관을 운영한다. 불교 관련 강연 등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 이들은 부처님 말씀을 대부분 책을 통해 접한다. 이에 본인에게 필요한 불교 관련 책자를 서로 교환하는 자리도 마련한다. 또한 불교센터 설립의 가장 큰 이유인 위빠사나 명상을 알리고 배우는데 집중하고 있다. 그룹을 만들거나 개개인이 장소를 바꿔가며 위빠사나 명상을 시도하면서 명상의 깊이를 더해간다. 주말 밤에는 불자들이 모여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갖는다. 명상일지를 공유하고 아직은 유럽에서 소수종교인 불교를 믿고 따르는 불자로서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오랫동안 명상을 해온 몇몇 불자들은 이제 막 불교에 관심을 갖게 된 새내기 불자들에게 명상이 그들의 삶을 어떻게 바꿨는지, 또 명상을 하면서 어떤 좋은 경험들을 했는지 설명한다. 2주에 한번은 다 함께 모여 집단명상 시간을 갖는다. 주말에 진행되는 집단명상 참가비는 400~600유로로 꽤 비싸지만 참가자는 날로 늘어나고 있다.

▲ 레와타 담마 스님이 센터에 선물한 불상이 센터 중앙을 장식하고 있다.

벨기에에는 담마그룹 말고도 상좌부 불교 종파 소속 불교센터가 2군데 더 존재한다. 또 대승불교 종파 소속의 불교센터는 9개나 된다. 이들 불교센터에 속한 불자들의 수가 무려 4만 명이 넘는다. 한국의 경상도 크기인 작은 나라 벨기에에 1000만 명이라는 인구를 생각해보면 이정도 규모의 불교센터들과 불자들의 수는 놀랍지 않을 수 없다.

벨기에 담마그룹은 종파를 막론하고 함께 모여 불교가 벨기에의 주요 종교로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정부와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 불교 행사들을 개최할때 후원을 받고 있다. 담마그룹을 비롯해 벨기에의 모든 불자들이 지금처럼 열심히 활동하며 부처님 말씀과 불교의 힘을 벨기에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에 알릴 수 있기를 기원한다.

알랭베르디에 yayavara@yahoo.com

[1269호 / 2014년 11월 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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