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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독일 인터내셔널 다이아몬드 웨이 불교센터

아름다운 풍경 속 명상 집중 해 유럽 속 불교 꽃 피워

▲ 지난 8월 새로 문을 연 명상실에서 쉐랍 기알첸 린포체와 올레 니달 라마가 명상에 대한 강연을 하고 있다.

불교가 독일 남동부 주인 바이에른(Bavaria) 주에 처음으로 소개됐던 시기는 2007년이었다. 오스트리아와 체코 국경에 있는 바이에른 주 작은 도시 임멘슈타트(Immenstadt)에 인터내셔널 다이아몬드 웨이 프로젝트(Inter national Diamond Way Project)로 불교센터가 문을 연 것이다. 이는 독일 불교 전파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일로 기억된다.

2007년 독일 남동부 문 열고
서방 세계 불교 전파 목표 세워

티베트의 카규 종파 따르며
2014년엔 대규모 명상실 개관

센터 이끄는 올레 니달 라마
불교철학·명상  강의와 함께
유럽지역 인권 운동가로 활동

알프스 산맥 북쪽에 위치한 독일 바이에른 주는 평균 고도 1200m가 넘는 고산 지대다. 임멘슈타트시는 바이에른 주의 여러 도시 중에서도 숨막힐듯 한 아름다운 산들의 풍경과 에메랄드 빛깔의 호수들로 둘러 싸여있어 가장 매력적인 도시 중 하나로 손꼽힌다.

▲ 알프스 산맥과 어우러진 호수가 그림처럼 펼쳐진 임멘슈타트 시의 풍경.

카르마 카규(Karma Kagyu) 종파는 알프스 산맥을 따라 흘러내리는 맑은 물이 호수를 이루고 있는 이곳 산 중턱에 불교센터를 세웠다. 이 불교센터를 실제로 소유하고 있는 그룹은 다이아몬드 웨이 불교 재단(Diamond Way Buddhism Foundation)이다. 이 재단의 가장 큰 목표는 서방세계에 불교를 전파하는 것이다. 이들은 알프스 산맥의 높은 산과 한 폭의 그림 같은 호수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좋은 대지를 찾아낸 후 전 세계에 퍼져있는 불교센터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모금 행사를 벌였다. 그리고 불과 3개월 만에 불교센터를 위한 땅을 살 수 있는 만큼의 자금을 마련했다.

다이아몬드 웨이 불교 센터는 티베트 불교 소속의 카르마 카규 종파에 속한다. 잠시 불교 종파의 역사를 살펴보면, 대승 불교는 시간이 흐르며 만트라야나(Mantrayana)와 탄트라야나(Tantrayana) 종파로 세분된다. 이 두 종파는 모두 인도 시바이즘과 탄트라 전통으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다. 후에 탄트라야나 종파는 다시 바즈라야나(Vajrayana, 금강승) 파와 까라짜끄라야나(Kalacakrayana, 시륜승) 파로 세분된다. 독일 인터내셔널 다이아몬드 웨이 불교센터의 카규파(Kagyupa) 종파는 바즈라야나 파에 속한다. 카규파 종파는 스승님에 헌신하고 말씀을 따를 것, 스승과 제자 사이에 개인적으로 이루어지는 대화나 가르침을 비밀리에 지키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 인자한 웃음을 간직한 올레 니달 라마.

운이 좋게도 2014년 8월 임멘슈타트 시에 위치한 다이아몬드 웨이 불교센터 명상실 개관식에 참가했다. 도착했을 때 그곳에는 무려 700여명의 사람들이 모여 이 큰 행사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었다. 거대한 명상실과 그 곳을 가득 채우고 있는 유럽의 불자들을 보고 있노라니 유럽에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불교의 힘이 느껴졌다. 괜시리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아르누보 양식으로 지어진 명상실에는 비발디의 사계(四季)가 퍼졌다. 이어 카르카 카규 종파에서 가장 유명한 2명이라 꼽히는 쉐랍 기알첸(Sherab Gyaltsen) 린포체와 올레 니달(Ole Nydahl) 라마가 등장했다. 570m²(약 172평)에 달하는 거대한 명상실 자체도 인상적이었지만 견고한 오크 나무로 장식된 세부 인테리어가 눈에 띠었다. 명상실 남쪽으로는 5m 높이의 거대한 불단이 있고 그 위에 불상이 봉안돼 있었다. 불상 좌우로도 작은 불상들이 있었다. 티베트 출신 쉐랍 기알첸 린포체와 덴마크 출신 올레 니달 라마는 불상을 중심으로 좌우에 자리잡고 앉아 온화한 미소를 보여주었다.

덴마크 출신 올레 니달 라마는 아내와 함께 명상을 익히고 불교 철학을 공부하는 데 평생을 바쳤다. 올레 니달 라마를 불교로 인도한 스승은 지금은 세상을 뜬 제16대 카르마파였다. 스승은 입적 전 올레 니달 라마에게 다이아몬드 웨이 불교 재단을 유럽지역에 설립할 것을 부탁했다. 올레 니달 라마는 명상이 우리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진지한 강연을 펼쳐나갔다. 사실 유럽의 불자들은 그의 명성을 이미 오래 전부터 들어왔다. 그는 스칸디나비아 반도 전역에서 가장 유명하고 존경 받고 있는 인물 중 한명으로 유럽 불교의 살아있는 전설과도 같이 여겨진다. 그는 인권 운동가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여성인권 운동을 펼친다. 불교 철학에 푹 빠진데다가 인권 운동가인 그의 개인적 배경 때문인지 그는 종종 이슬람 국가의 여성 인권 유린이나 언론의 자유가 짓밟혀 있는 상황에 격렬한 비판을 제기하기도 한다. 올레 니달 라마는 어찌 보면 오늘 날 다이아몬드 웨이 프로젝트가 존재할 수 있게 된 주요 인물이다.

개관식날 올레 니달 라마를 따로 만나 대화를 나눴다. 개인적으로 필자도 40여 년간 명상을 해오며 불교 철학을 공부하고 있기에 그와 다양한 주제로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우리는 먼저 현대사회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궁극적으로 얻고자 하는 ‘행복’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인간이 지닐 수 있는 모든 종류의 행복은 다 우리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가 눈으로 접하는 것이 우리의 마음과 생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아름답고 평화적인 풍경과 이미지, 마음을 따듯하게 해주는 정겨운 인간관계의 모습들을 보면 미묘하게 우리 마음속에 긍정적인 메시지가 전해지며 행복이 가득 찬다는 것이다. 반면 폭력적인 장면, 질투, 시기, 증오, 원망 등의 모습을 눈에 담으면 부정적 메시지가 뇌로 전달돼 우리의 마음을 불안하게 하고 그로인해 우리는 불행해 진다고 설명했다. 문득 이런 이유 때문에 티베트 불교학자 밀라레파(Milarepa)는 항상 산중에 고립돼 영적 수행을 쌓아갔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다이아몬드 웨이 불교센터 방문을 마치고 임멘슈타트시 여기저기를 둘러봤다. 그림 엽서 속의 한 장면과도 같은 알프스 산맥 옆 호숫가에 앉아 명상을 시작했다. 그곳에서의 명상은 그 이전 어디에서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깊은 여운을 남겼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과 자연이라는 절대적 미 앞에 앉아 있다는 느낌,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순간순간을 소중하게 만들었다. 해발 2500m의 산 중턱에 앉아 명상을 하며 문득 눈 덮인 히말라야 산맥과 마가다 땅을 배회하며 진리를 찾고 수시로 명상에 잠긴 싯다르타의 모습을 마음속에 그려봤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뉴스 속보로 호주 시드니의 한 카페에서 극단 이슬람주의자에 의해 인질극이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사람들은 오늘도 한숨을 쉬며 세상을 걱정한다.

현재 유럽인들은 그들이 오랫동안 전통적인 종교로 여겨왔던 가톨릭교의 정체된 모습을 본다. 이슬람계 이주민들은 그들이 지켜온 문화와 평화를 위협받고 있다고 느끼며 이슬람교 사이에서 갈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유럽 연합의 등장과 함께 도태된 유럽 국가 간의 경제 불균형과 그에 따른 경제 침체, 실업률과 범죄율 증가,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밀려오는 불법 이주민 문제 등으로 유럽인들은 매일 거대한 스트레스에 직면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런 유럽 대륙에 불교는 하나의 해결책처럼 다가오고 있다. 프랑스나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처럼 불자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기도 하고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의 작은 시골 마을에 불교센터들이 세워지고 있다. 독일이나 네덜란드 대형서점에는 대규모 불교 서적 코너가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 부처님의 위대한 말씀과 가르침은 현재 상처받고 있는 유럽인들, 인생에서 건강한 행복을 찾고자 하는 유럽인들에게 치유책이 되고 있음이 분명하다.

알랭 베르디에 yayavara@yahoo.com

[1275호 / 2014년 12월 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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