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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전 근본인 마음에 선한 것들 귀의[br]기름진 땅에 온갖 곡식이 나는 이치

그리하여 덕이 합치되어 공을 이룬다. 그러므로 가상하게 여길 만한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위태로울 뿐이다. 이른바 “귀로 보고 눈으로 듣는다”고 하는 것이니, 그렇게 되면 천군(天君: 사람의 마음)이 지키는 시스템을 잃게 되고 오관이 직분을 잃어버린다. 가상함을 구하려 해도 어찌 어렵지 않겠는가. 이를 통해서 신하가 임금을 섬기는 것은 마치 눈이 마음으로부터 명령을 듣는 것과 같다.

마음은 복전·깨달음은 종자
일상생활서 깨닫지 못하면
밭이 있어도 농사 안 짓는 것
깨달음은 곧 복을 심는 근본

이것이 충성이 지극한 것이다. 그러므로 내가 그 가상함을 인유해서 가상함을 더해준다. 왜냐하면 충(忠)은 진실로 가상하게 여길 만한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이 어린이를 보니 정신이 고매하고 골격이 준수하며 기혈이 조화롭고 마음이 태연하게 안정되어 있다. 이것은 대인(大人)의 자질이다. 맹자에서 말하기를 “대인은 갓난아이의 마음을 잃지 않은 사람이다”라고 하였다. 사실은 대인의 형상을 미리 갖추고 있다가 이윽고 행동거지와 몸 전체에 나타나는 것이다.

즉 중니께서 어린 아이였을 때 제기를 진열해놓고 제례를 지내는 것을 흉내 낸 것과 같은 예를 들 수 있다. 어찌 하늘이 사람에게 주고 사람이 이루는 것이 아니겠는가. 아버지가 이 달에 어린 아들을 소학(小學)과정에 보내면서 이렇게 이름을 지었고 내가 자를 지어서 이충(以忠)이라고 하였다. 부친이 이것을 나에게 쓰게 해서 소중하게 보관하면서 장차 어린 아들에게 증표로 주려고 한다고 하였다.

‘각지’라고 자를 지어준 이야기
어떤 유민이 아버지를 따라서 형 땅을 유람하다가 나에게 예를 올리면서 세간을 벗어나는 법을 질문하고 또 법명을 지어달라고 청하였다. 법명을 지어서 복심(福心)이라고 하였다. 왜냐하면 마음은 복전의 근본이어서 모든 선한 것들이 귀의하기 때문이다. 마치 기름진 땅에서 온갖 곡식이 나오는 것과 같다.

또 자를 지어달라고 청하길래 각지(覺之)로 자를 지어주었다. 불(佛)은 각(覺)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옛날의 대덕스님께서 “마음 자체가 바로 부처이다[卽心卽佛]”라고 하였다. 이 마음이 본래 부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혹함 때문에 중생이 되어버리는데 이 미혹함은 깨달음이 돌연변이를 일으킨 것이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현재 눈앞에 펼쳐진 한 찰나에서 깨달으면 한 찰나의 부처가 되고 찰나찰나마다 항상 깨달아서 알아차리면 상주(常住)하는 부처가 된다. 깨닫지 못하면 영원히 미혹의 길에 떨어져서 본래 가지고 있던 것을 잃어버린다. 마치 눈이 정상적으로 달려있는 사람이 깜깜한 방에 있으면 하나도 보이지 않는 것과 같다. 이른바 “점점 깜깜해져서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라고 하는 것이다.

마음은 복전이고 깨달음은 종자이다. 일상생활에서 깨닫지 못하면 밭이 있으면서 농사를 짓지 않는 것과 같다. 어떻게 가을에 추수하는 것을 바랄 수 있겠는가. 그 때문에 ‘각지’라고 한 것이다. 깨달음은 복을 심는 근본이다. 그대가 깨달을 수만 있다면 본래 가지고 있는 것을 저버리지 않을 것이니 이것이 복 중에 큰 것이다.

달사의 통문이라는 자를 읽은 이야기
통문(洞聞)이라는 말은 문수보살이 원통방편에 대한 시비를 가리면서 관음보살의 이근원통을 가장 뛰어난 것이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능엄경’에서 25명의 성인이 각각 자신이 깨친 원통방편을 설명한다. 부처님께서 문수보살에게 시비를 가려보라고 하신다. 이에 문수보살은 관음보살의 이근원통(耳根圓通)이 최상의 방편이라고 찬탄하였다. 역자주] 또 보현보살은 심문(心聞)으로 시방을 꿰뚫어보는 준칙으로 삼았다.[보현보살은 ‘능엄경’에서 마음이 듣는 작용으로 6개의 상아를 지닌 코끼리가 되어 시방세계에 감응한다고 하였다. 역자주]

박상준 고전연구실 ‘뿌리와 꽃’ 원장 kibasan@hanmail.net

[1298호 / 2015년 6월 1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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