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佛子)는 곧 부처님의 제자이고 보살(菩薩)입니다. 또한 보살은 보살이 받아 지켜야 할 계율인 보살계(菩薩戒)를 받은 사람을 일컬어 말합니다. 말없이 머무는 곳마다 누가 보든 안보든지 간에 계율을 지키며 자비를 행하고 실천하는 수행자여야 합니다. 단지 하루를 머무는 성지에서도 작은 것 하나를 허투루 넘기고서야 어디에서 도를 닦고 깨달음을 구하겠습니까. 보살행은 항시 자신을 잘 살펴서 작은 것에서부터 실천해야 하는 것입니다.
불영사는 오랫동안 음식에 대한 금계(禁戒)를 지키며 그 전통을 보전하고 계승해 오고 있습니다. 바로 육식을 금하고 오신채를 사용하지 않으며 오후불식을 지켜가는 것입니다. 그 중 오신채는 불가에서 금하는 다섯 가지 채소이며 부추, 파, 마늘, 흥거, 달래를 말합니다. 아직 흥거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으나 다른 채소들과 마찬가지의 특성을 지녔다고 추측하며, 우리나라에서는 대신 양파를 포함해서 일컫고 있습니다.
‘능가경’에 따르면 강한 향을 풍기는 이들 재료는 “악취가 나서 깨끗하지 않으므로 성인의 도를 장애한다. 또한 세간의 사람과 하늘의 청정한 곳까지도 장애가 되거늘, 하물며 모든 부처님 정토의 과보이겠느냐.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고 착한 업을 손상시키며 모든 허물을 내게 한다”고 합니다. ‘범망경’에도 오신채를 날로 먹으면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고 익혀 먹으면 음심(淫心)을 일으켜 수행에 방해가 된다고 하였습니다. 혹자는 몸을 위해서 먹는다고 하겠으나 불교에서 금기시 되는 음식과 이들 채소가 가지는 영양성분은 다른 음식을 통해 충분히 보충할 수 있습니다. 또 ‘오신보응경’에서는 “병든 이에게는 허락하되 가람 밖의 속인의 집에서 먹을 것이며, 먹은 뒤 49일이 다 되면 향탕(香湯)에 목욕을 하고 그런 뒤에 경론을 독송해야 죄를 범하지 않는다”고 나와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매순간 스스로가 부처이거나 성인(聖人)이라는 생각으로 계를 지켜 나간다면 머무는 곳 어디라도 청정한 불국정토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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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초무침
겨울을 이겨내고 봄에 자라는 식물치고 생명력이 강하지 않은 것은 없다. 뿌리가 튼튼해 밟혀도 다시 꿋꿋이 일어나니 그 특징상 관절에 좋다는 것을 알 수가 있고, 겨울을 머금은 찬 성질과 봄기운의 달고 쓴 것이 위를 다스리고 입맛을 돋우며 소화 작용에도 좋을 것이다. 오늘은 어린 민들레 잎을 캐어서 새콤달콤하게 초고추장에 버무려 봄 상에 올려본다.
[1338호 / 2016년 4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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