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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스티븐 시걸

티베트 라마승의 환생으로 불리는 세계적인 액션스타

▲ 예불하고 있는 스티븐 시걸. 어린 시절부터 동양철학에 깊은 관심을 보였던 그는 17세 되던 해 일본에서 거주하며 선불교 명상을 배우기 시작했다. 이후 티베트불교에 깊이 빠져들며 선불교와 티베트불교 그리고 침술에도 상당한 지식을 얻었다.

스티븐 시걸(Steven Seagal, 1951~)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액션 배우로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타임 투 킬’ ‘언더시즈’ ‘패트리어트’ 등의 히트작을 비롯해 최근 ‘앱솔루션’ ‘퍼펙트 웨폰’ 등에까지 출연하면서 그는 ‘할리우드 최고의 싸움꾼’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는 연기뿐 아니라 영화 제작자 혹은 감독, 기타리스트, 무술 지도자, 보안관 등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동양무술 심취해 일본행
선불교·티베트 불교 공부
귀국한 뒤 무술학교 운영
배우로 등극 후 스타반열

1997년 티베트 닝마파의
페노르 린포체에 의해
17세기 팔율사원 라마승
‘충드라그’ 환생자 지명

티베트 어린이지원 사업
생명 단체 등에서 활동
부처님 가르침 실천하는
이 시대 진정한 ‘영웅’

액션 영화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카리스마와 현란한 액션동작, 그리고 다양한 무술 실력이 현재의 그를 만들었다는 데 부인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그의 숨겨진 진정한 매력은 불교에 대한 깊은 이해와 부처님의 말씀에 대한 확고한 믿음에 있다. 특히 다양한 분야에서 봉사와 자선활동을 진행하는 것을 보면 그의 따스한 인간적 면모도 살필 수 있다. 그럴 때면 그는 영화 속에서의 험악한 격투 장면과는 반대되는 매력을 발산한다.

▲ 프랑스 출신 마튜 리카 스님과 함께 한 스티븐 시걸.

언젠가부터 할리우드나 해외 연예가에서 불교에 관심을 갖고 자신이 불자라고 말하는 연예인들이 늘고 있다. 달라이라마로부터 가르침을 받고 종종 그와 함께 모습을 드러내는 영화배우 리처드 기어나 방황했던 지난날을 부처님의 말씀으로 극복했다고 공공연히 말하는 골프선수 타이거 우즈 등을 보면 그들의 삶에 있어 불교라는 종교가 얼마나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다소 험상궂게(?) 생긴 할리우드 최고 액션스타 스티븐 시걸이 티베트불교계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위대한 티베트 라마승의 환생자인 ‘툴쿠(Tulku)’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1997년 2월, 스티븐 시걸의 스승이자 티베트에서 가장 오래된 종파인 닝마(Nyigma)파의 최고 스승인 페노르 린포체(Penor Rinpoche)는 17세기 티베트 동부 팔율(Palyul) 사원의 도제였던 충드라그 도제(Chungdrag Dodge)의 환생자로 스티븐 시걸을 지목했다. 사실 당시 이 같은 지명에 대해 티베트불교계 내에서도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이는 스티븐 시걸이 미국의 CIA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루머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또 그가 출연하는 영화마다 보여주었던 거친 액션과 폭력적인 모습 등이 수행자의 이미지와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러나 오랫동안 그에게 부처님의 말씀을 가르쳐왔던 페노르 린포체는 스티븐 시걸에게서 다른 사람들이 쉽게 보지 못하는 큰 장점과 잠재력을 확인하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 태국 사원에 방문해 예불하고 있는 스티븐 시걸.

사실 스티븐 시걸이 툴쿠로 지명된 것에 대한 논란은 액션스타에 대한 많은 편견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스티븐 시걸이 갖고 있었던 불교에 대한 열정과 진심을 접하고 나서부터는 그가 왜 툴쿠로 선택될 수 있었는지가 쉽게 이해된다.

액션스타인 동시에 티베트 충드라그 도제인 스티븐 시걸은 티베트 동부에 게곤 곰파(Gegon Gompa)라는 작은 사원을 세웠다. 비록 지금은 승려들이 거주하고 있진 않지만 이 사원에는 뛰어난 예술적 가치를 보유한 불화들이 다수 소장돼 있어 더 유명세를 타고 있다. 게곤 곰파 사원이 이렇게 훌륭한 불화들을 소장할 수 있었던 데는 불화에 대한 스티븐 시걸의 열정 때문이기도 했다. 그는 예술적 가치가 뛰어난 불화를 동서남북으로 찾으러 다녔고, 수집된 불화들을 모두 게곤 곰파 사원에 봉안했다. 실제로 스티븐 시걸은 8세기 파드마삼바바(Padmasambhava)에 의해 숨겨졌던 보물들과 그의 가르침을 담은 서적들을 발굴하기도 했다고 한다. 페노르 린포체에 의해 툴쿠로 임명된 후 스티븐 시걸은 인도의 다람살라를 방문해서 불교교리에 관한 강연을 열기도 하였다.

1951년 미국 미시건주에서 태어난 스티븐 시걸은 7살이 되던 해 가라테와 같은 동양의 무술과 격투기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합기도를 배우기 시작했다. 특히 그는 합기도를 배우며 무술뿐만 아니라 동양철학에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이 때문에 그는 17세 되던 어린 나이에  가족과 함께 일본으로 이주했다.

▲ 닝마파의 최고 스승인 페노르 린포체(가운데)는 1997년 스티븐 시걸을 17세기 티베트 동부 팔율 사원의 도제였던 충드라그 도제의 환생자로 지목했다.

일본에서 삶을 시작한 스티븐 시걸은 그곳에서 불교에 심취했고 스님들로부터 선수행을 배우기 시작했다. 선과 부처님의 말씀을 함께 공부한 그는 일본 전역의 사원들을 차례로 방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생에서 정신적인 훈련과 육체적 훈련을 함께 하는 것이 자아 발전에 큰 도움을 준다고 믿었다. 이런 까닭에 그는 일상에서 무술과 명상을 함께하길 게을리 하지 않았고 아침저녁으로 두 시간씩 명상과 수행을 거르지 않았다.

선불교에 심취했던 그는 어느 날 티베트불교에 관한 서적을 접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티베트불교에 깊이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침술을 공부해 일본에 거주하고 있던 티베트 라마승들이 아플 때면 침을 놓아주기도 했다. 티베트불교에 심취한 그는 깊이 있는 공부를 위해 티베트어를 배우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티베트 승려들과도 친밀한 관계를 쌓아갔다. 그리고 합기도 명인의 자격을 취득한 그가 다시 미국으로 돌아왔을 때 이미 그는 선불교와 티베트불교, 그리고 침술에도 상당한 지식을 얻었다.

스티븐 시걸은 1987년 캘리포니아 주에 자신이 직접 무술학교를 설립하고 합기도를 비롯한 동양 무술과 격투기들을 지도하기 시작했다. 당시 이곳에서 무술을 배우던 다수의 수강생들은 할리우드에서 명망 높은 영화 제작자들이었다. 그가 영화계로 진출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당시 수강생 중 한명이었던 마이크 오비츠(Mike Ovitz)는 193cm에 달하는 큰 키와 건장한 몸매 그리고 화려한 이목구비와 뛰어난 무술 실력을 갖춘 스티븐 시걸을 눈 여겨봤고, 그를 액션영화에 캐스팅했다. 이렇게 시작된 영화경력은 수많은 액션 영화 등을 거듭해가며 그를 할리우드에서 손꼽히는 액션 스타로 만들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그는 할리우드에서 출연료가 가장 높은 연기자 중 한 명이 되었다.

▲ 페노르 린포체는 스티븐 시걸에게서 다른 사람들이 쉽게 보지 못하는 큰 장점과 잠재력이 있음을 확인하고 그가 환생자라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최근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나에게 내가 티베트 툴쿠인지 아닌지를 자주 묻는다. 그 질문을 받을 때면 나는 우리가 과거에 어떤 사람이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대답한다. 그보다는 지금 내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어떤 생각과 마음가짐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는지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하곤 한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이 세상을 더욱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고 고통 받는 자들이 있다면 그 고통을 함께 하고 조금이나마 덜어주고자 노력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부처님께선 인류 모두를 품어 안으셨고, 나는 부처님 말씀을 통해 세상의 많은 이들의 마음에 따스함과 지혜를 얻을 수 있기를 기원할 뿐이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스티븐 시걸의 첫 스승이었던 디르고 키엔체 린포체(Dirgo Khyentse Rin poche)는 금강승 탄트라 불교라고도 불리는 바즈라야나(Vajrayana) 종파의 스님이었는데, 1987년부터 1991년까지 닝마 종파를 이끄는 대표가 되었다.

스티븐 시걸은 스승에게서 “젊었을 때 부처님 말씀을 공부하는 것이 자신만의 지적 욕망과 영적인 완벽함을 이루기 위한 것이지 이러한 부처님 말씀에 대한 공부와 실천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편의와 이익이 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이후 그는 자신의 이런 착각을 극도의 무지함이라고 간주하고 그 때 이후 언제나 자신의 불교 활동은 자신만의 지적인 만족이 아니라 다른 이들의 행복과 편안함이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고 지낸다고 한다.

현재 스티븐 시걸은 티베트의 가난하고 아픈 아이들을 돕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동물을 인도적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PETA)’에서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는 멤버로도 유명한 그는 모피 코트를 제작하기 위한 모피 거래를 막는 데 앞장서고 있다. 동시에 미국에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인디언들의 빼앗긴 권리들을 찾는 데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가 등장하는 액션영화들 속에서 그의 모습을 보면 그는 언제나 힘없는 사람 편에 서서 정의를 지키기 위해 싸움을 하는 히어로로 등장한다. 어쩌면 이것이 그의 실제 모습일지도 모른다. 티베트 툴쿠라는 존칭을 뒤로 감춘 그는 세계 곳곳에서 부처님 말씀대로 도움이 필요한 자에게 손을 내밀고, 마음이 아픈 자들을 진심으로 위로하는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일 지도 모르겠다.  

알랭 베르디에 저널리스트 yayavara@yahoo.com

[1341호 / 2016년 4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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