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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건강해야 실천할 수 있습니다

기자명 일운 스님

누구나 배가 고프면 먹어야 합니다. 나중에 못 먹을 것을 생각해서 더 먹거나 남겨두지 말고, 이전에 못 먹은 것에 대한 보상심리로 더 먹거나 챙겨두지 말고 지금 배고픈 만큼만 먹어야 합니다.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먹지 않으면 어지럽고 짜증이 나고 무기력해집니다. 이렇게 되면 먼저 내가 괴롭고 다음은 함께 있는 상대방이 괴롭습니다. 힘들어하고 무기력하게 있는 모습만으로도 옆 사람이 신경을 쓰고 염려하게 됩니다. 한 발 더 나아가 짜증까지 낸다면 걷잡을 수가 없게 됩니다. 이것은 내 마음이 괴로움으로 가지 않기 위해서 먹는 것이며 이 괴로움은 비단 내 것만이 아니고 다른 사람까지 힘들게 하지 않기 위한 것입니다. 세 끼를 잘 챙겨 먹다가 한 끼를 거르는 것을 못 참는 것은 단지 생각이 일으키는 배고픔이지 허기(虛飢)나 기아(飢餓)는 아닙니다.

내 몸이 지탱하고 노동으로 인해 소비되는 만큼을 섭취하는 것을 지혜로써 알고 있는 것이 내 몸에 대해서 잘 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바른 식습관을 가지고 있다’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상시를 대비해서 물건을 구입하고 비축해두듯이 음식의 섭취에 있어서도 항시 비상시를 위한 만큼을 몸속에 비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끔은 단식으로 몸을 비우는 청소를 해야 합니다. 집 안의 대청소를 일주일에 한 번씩 하듯 또는 계절별로 하든지는 그 집의 가족들이 그로 인해 병(먼지 알레르기, 아토피, 진드기 등)이 생기지만 않는다면 그에 따른 적당한 횟수는 알아서 정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몸속에 쌓여 있는 불필요한 지방과 배출이 안 되서 남아있는 음식 찌꺼기에서 나오는 독소를 제거하지 않고 계속 음식을 섭취하는 것은 집안 청소를 안 하고 사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또 몸속은 다스리지 않으면서 겉치장에만 공을 들이는 것은 새 차를 구입해서 광택내고 자랑꺼리로 삼는 것과 같습니다. 차가 잘 가다가 고장이 나면 안절부절 못하듯 몸에 병이 나면 안절부절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보이지 않는 곳을 점검하고 관리하는 것이 건강을 챙기는 일입니다. 건강은 내 속을 잘 알고 다스릴 줄 알아야 유지할 수 있는 최고의 선물입니다. 이번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여 내 주위 이웃과 기아로 고생하고 있는 사람들을 살피고 보살피는 마음을 내어 이와 같은 최고의 선물을 함께 나누셨으면 합니다.

그들은 배고픔을 넘어 굶주림과 주위의 따뜻한 눈길에 목말라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동포들, 아프리카의 기아와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 세계 곳곳의 난민들은 우리가 음식을 남기고 우리의 몸 속에 음식이 쌓여있다는 생각조차 부끄러워질 만큼 뼈와 가죽이 붙어있으며 죽음에 대한 공포와 불안으로 떨고 있습니다.

밥 한 끼와 커피 한 잔을 나누는 보시의 마음으로 그들을 위해 등을 달아 축복해주시고 보살의 자비로서 쌀 한 포대라도 가까운 주민센터를 통해 온정을 베푸시는 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것이 불교의 자비실천이며 2500여년 전에 부처님께서 친히 오셔서 우리에게 일러주신 가르침입니다.

 

머위대 들깨볶음

 
도량의 계곡에도 후원 앞 텃밭에서도 머위가 잘 자란다. 이곳에서는 머위보다 머구로 불린다. 따로 신경 써서 보살피지 않아도 잘 크는 걸 보면 강인함이 농부의 아이 같다. 머위대는 깨끗이 손질한 후 삶아 헹궈서 겉껍질을 벗겨낸다. 물기를 짠 후 적당한 길이로 썰어 소금으로 조물조물 간을 하고 달군 팬에 볶다가 채수를 자작하게 부어 부드럽게 볶아지면 곱게 간 들깨가루를 넣고 골고루 잘 섞는다. 죽순이 있으면 함께 넣고 볶아도 좋고 청홍고추를 넣어 칼칼한 맛을 더해도 좋다.

 [1344호 / 2016년 5월 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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