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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앨라니스 모리셋

부처님 가르침 실천하는 세계 최고 싱어송라이터

▲ 둘째 아이를 임신하고 행복한 삶을 이어가고 있는 앨라니스 모리셋의 최근 모습.

캐나다 출신의 가수 앨라니스 모리셋(Alanis Morissette)은 당분간 기타를 들고 그녀의 유명 히트곡 대신 자장가를 연주해야 할 것 같다. 올해로 42세가 된 그녀는 얼마 전 자신의 전 세계 팬들을 위해 인터넷에 짧은 비디오 클립을 올렸다. 이 비디오에는 ‘엠씨 술래예(MC Souleye)’로 널리 알려진 그녀의 남편 마리오 트리드웨이(Mario Treadway)와 그녀의 아들과의 행복한 일상을 담겨 있다. 이 비디오의 마지막 장면은 태아의 초음파 영상인데 그녀는 지금 둘째 아이를 기다리고 있다.

가톨릭 가정서 태어났지만
가부장적인 교리에 실망
부처님가르침 접하고 개종
부처님 찬탄하는 노래 발표

인도 여행하며 ‘자선콘서트’
달라이라마 후원 활동 진행
티베트 독립·환경운동 동참
일상서 ‘명상’하며 내면 다져

앨라니스 모리셋은 수많은 히트곡을 부른 싱어 송 라이터로 무대에서 보여주는 폭발적인 퍼포먼스로 유명하다. 하지만 그녀를 주목하는 이유는 그녀가 다양한 미디어와의 인터뷰나 직접 대중과 소통할 때마다 보여주는 그녀의 깊은 생각들과 바른 가치관들 때문일 것이다. 사실 그녀는 이미 음악계의 오스카상이라고 여겨지는 그래미 어워드에서 일곱 번이나 수상한 경력을 가진 최고의 뮤지션 중 한 명이다. 그런 와중에도 그녀는 자선행사나 환경보호를 위한 캠페인, 명상 모임, 페미니스트들의 모임에 자주 모습을 보이며 활발한 활동을 벌여왔다. UN은 2001년 이런 박애주의자로서의 삶을 이어가고 있는 그녀를 글로벌 톨러런스 어워즈(Global Tolerance Award) 수상자로 선택했다. 그녀는 언제나 화합과 관용을 강조했으며 자신의 음악을 통해서건, 다양한 자선 활동들을 통해서건 이런 덕목을 표출하고자 노력해왔다.

▲ 불상 옆에서 명상하고 있는 앨라니스 모리셋의 큰 아들.

앨라니스 모리셋은 알라니스 나딘 모리셋이라는 이름으로 1974년 6월1일 캐나다 오타와에서 태어났다. 프랑스와 헝가리계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그녀는 아홉 살 되던 해 작곡을 시작했다. 그녀가 자작곡으로 만든 음반을 발매했던 것도 14세가 되던 해였다.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음악에 남다른 재능을 보여주었던 것이 분명하다. ‘Ironic’ ‘You oughta know’ ‘Hand in my pocket’ ‘All I really want’ 등의 수많은 히트곡 등을 만들어 내며 1995년부터 그녀는 세계 최고의 여성 락 싱어송라이터가 되었다.

음악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그녀만의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제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앨라니스 모리셋은 현재 ‘웰빙과 마음 수련’이라는 웹쇼를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 그녀는 부처님 말씀과 불교의 기본 철학 등을 소개하고 있다.

그녀는 불교와 접하게 된 인연을 묻는 어느 인터뷰에서 “수많은 어워드에서 각종 수상을 하면서, 또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기 위해 매일 분투해오면서 어느 순간 그저 앞만 보고 달리기만 했지 한 번도 내면을 들여다보고 저의 정신세계를 가다듬을 순간이 없다는 걸 깨닫게 됐다”며 “그러면서 부처님께 다가가게 되었다”고 말했다.

앨라니스 모리셋은 사실 천주교 가정에서 엄격한 천주교 교육을 받고 자랐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성경이 가부장적 편견으로 가득 차있다는 판단을 내리게 되면서 그녀는 천주교 신자로서의 삶을 접었다.

▲ 앨라니스 모리셋은 집에 명상실을 마련하고 불경을 읽고 명상을 한다.

앨라니스 모리셋은 이런 경험들을 거치며 결국 불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불자가 되기로 마음먹고 티베트와 달라이라마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된 그녀는 인도로 건너가 여러 곳을 여행하며 자선 콘서트를 열었고, 그 수익금으로 달라이라마를 돕기도 했다. 그녀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며 “다른 불자들과 함께하는 나날들이 예전과 다르게 항상 깊은 사랑으로 가득했음을 느꼈다”고 회고했다. 그녀는 자신의 앨범에 ‘팔정도’를 주제로 한 노래를 담기도 했다.

달라이라마가 2004년 캐나다 오타와에서 ‘리빙 피스(Living Peace)’라는 주제로 법회를 열었을 때, 사회를 본 사람도 바로 앨라니스 모리셋이었다. 달라이라마 초청법회는 ‘캐나다에 거주하는 티베트인들의 모임’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그녀는 법회에 앞서 작은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오래 전부터 중국 치하에 있는 티베트의 처지를 안타까워하며 ‘티베트 해방 콘서트’를 여러 번 열었던 앨라니스 모리셋은 종교와 정치가 밀접한 연관성을 가진다고 믿는다. 또 사람들의 정치적 견해가 종교적 신념을 통해 드러나게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앨라니스 모리셋의 불교에 대한 열정은 그녀의 음악 작업에 잘 들어나 있다. 그녀는 자신이 살면서 언어나 음악으로 표현하기 가장 힘든 것이 부처님의 말씀을 배우며 얻는 기쁨을 표현해 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녀의 집안 곳곳에 크고 작은 불상들이 놓여 있다. 특히 그녀는 작은 방 하나에 가장 소중히 여기는 불상을 놓고 매일 명상에 전념한다고 한다. 그녀는 명상을 통해 부처님께 한걸음씩 다가가고 부처님의 말씀을 정독하며 나날이 발전해가고 있음을 확신한다고 한다.

“바쁜 스케줄 때문에 명상을 하지 못하는 날이면 기분이 많이 가라앉는 게 사실이에요. 부처님의 가르침으로부터 멀어지는 느낌이 들거든요. 그럴 때면 집에 돌아와 잠자리에 들기 전 부처님의 말씀으로 가득한 책을 들고 몇 장이라도 읽어야 편안하게 잠이 들죠. 저는 사실 명상 중독자에요.”

지난해 앨라니스 모리셋은 ‘샌프란시스코여, 깨어나라’라는 제목의 이벤트를 개최했다. 학교 교사와 아티스트들, 과학자들과 유명 학자들을 모두 모이게 해서 하루 동안 인류의 미래에 대한 혁신적인 계획을 서로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이 이벤트의 특별 게스트로는 아다야샨티(Adayashanti)라는 필명으로 널리 알려진 작가 스티븐 그레이가 참여했다. ‘오픈 게이트 승가(Open Gate Sangha)’라는 저서로 유명해진 스티븐 그레이의 지도하에 이 이벤트에 모인 참가자들은 다 같이 명상을 배우기도 했다.

앨라니스 모리셋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테레이(Monterrey)에 위치한 에살렌 인스티튜트(Esalen Institute)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일종의 대안 교육기관인 에살렌 인스티튜트는 캘리포니아의 아름다운 해안가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 학교에선 무엇보다 인본주의를 강조하며 명상을 중요시한다.

▲ 캐나다 오타와에서 달라이라마와의 만남.

무엇보다 이 학교는 종교적 도그마를 기피하고 인류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랑과 환경개선 문제 등 일반 학교에서는 잘 다루지 않는 문제들에 집중한다. 또 학생 한 명 한 명의 잠재력을 찾아내 발전시키는 데 교육의 목적을 둔다. 이런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세상을 더 좋게 바꾸어 가야 한다는 데 중점을 둔다. 앨라니스 모리셋은 태평양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해안 절벽 위에 위치한 에살렌 인스티튜트을 찾아 종종 강연도 한다. 그녀는 이 곳이 정신수련을 하고 싶은 사람과 마음의 평정과 휴식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천국과 같은 곳이라고 말한다.

“이곳에 올 때면 몸과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이 들어요. 그리고 이곳에서 보내는 시간들은 기쁨과 행복으로 가득하죠. 20여년간 이곳을 드나들며 자라났던 저에게 이곳에서 강연을 한다는 것은 정말 큰 영광이죠.”

로스앤젤리스 집안 한켠에 마련된 앨라니스 모리셋의 명상실은 아마도 그녀를 있는 그대로 잘 보여준다. 명상실 모습을 보면 그녀가 왜 언제나 고요하고 평화로우며 사려 깊은 행동을 하게 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2012년 그녀는 이 명상실에서 부처님에게 올리는 노래를 작곡했다. ‘Havoc and Bright Lights’라는 앨범 제목의 음반에 수록된 곡에서 그녀는 “스승님, 당신을 사랑합니다. 당신의 크나큰 지식 앞에서 한없이 작아집니다. 스승님 당신 앞에 머리를 숙입니다. 부디 저를 당신의 가장 보잘것없는 제자로 받아들여 주시옵소서”라는 가사를 담아 부처님에 대한 그녀의 깊은 존경심과 사랑을 표현했다.

깊은 철학적 세계관을 가진 독특한 감성의 앨라니스 모리셋은 무대 위에서는 혼신의 힘을 다하는 락커다.
또 정치적으로 박해 받는 사람들의 입장에 서서 그들을 옹호하고, 나날이 악화되는 지구의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열정적인 사회활동가이기도 하다.

이런 왕성한 활동에도 그녀는 혼자 있는 시간이면 불경을 읽고 명상을 하며 자신의 마음을 가다듬는 명상가로서의 모습을 보여준다. 앨라니스 모리셋이 세계적인 아티스트로 각광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알랭 베르디에 저널리스트  yayavara@yahoo.com

 [1344호 / 2016년 5월 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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