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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음식보시(施食)의 공덕

기자명 일운 스님

 
‘관불형상경(灌佛形像經)’에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세상에는 발심하고 소원을 이루려는 사람이 있다. 그들은 보시할 때 다소(多少)를 헤아리지 말고 남을 다 충족하게 하라. 그 일을 마치고 남는 음식이 있더라도 다 먹지 말고, 절을 지키고 법을 지니는 여러 스님들에게 보내어 모두 나누어 먹게 하라. 물건을 낼 때는 마땅히 복이 생기기를 바라고 다투어 그것을 나누어 가지고 집에 돌아가 처자에게 주지 말라. 그렇게 주면 이것을, 돌 위에 심은 종자가 다 말라 끝내 날 때가 없는 것이라 한다. 지금 보시하면 앞으로의 복이 많아 스님들에게 보시할 수 있나니, 이것 하나를 보시해 만 배의 과보를 얻는 것이라 하느니라.”

이렇듯 진리는 시공간을 초월하여 지금 현재 보살행을 하고 있는 불자들에게도 일침의 소리일 때가 많습니다. 각자가 발심하고 대원을 세워 기도한 후에 음식보시로써 회향하고자 할 때는 많고 적음을 생각하지 말고 정성껏 대중을 위해 보시하고 공양물은 절과 법으로 수행하시는 스님들께 공양을 올리라고 하셨습니다. 그 다음 대목에 공양물을 올리면서 복을 바라고 다투어 그것을 나누어 집에 가지고 가는 행위를 하지 말라고 이르시는 것을 보면 그 당시의 불자들도 그러했나봅니다. 예로부터 부처님께서 무주상보시를 강조해 오신 것은 주어도 주었다는 마음을 내지 않고 항상 겸손으로 행을 하고 자비를 베풀라고 가르쳐주시고 일러주시는 것입니다. 또한 그렇게 모르게 하는 행의 과보는 당장 눈앞에 나타나는 결과로써의 과보이기보다 차곡차곡 쌓여가는 공덕의 적금 같은 것이라는 말입니다. 더러는 법을 잘못 이해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아상(我相)을 내지 말고 행하라는 말에 다른 사람 다 몰라도 우리 부처님만 아시면 된다는 생각을 내는 것은 스스로에게 내는 생색에 지나지 않으며 그것은 무주상보시가 아닌 무기명보시가 될 것입니다. 한 번의 보시 공덕은 만 배의 과보가 따른다는 글에 빠져 그에 반한 대가와 요행을 바라기도 합니다. 불자들은 보시의 의미를 과연 어디에 두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잘 새겨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밖에 ‘증일아함경’에 음식을 보시하는 때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때에 맞는 시식(施食)에 다섯 가지가 있다. 첫째는 멀리서 왔을 때요, 둘째는 멀리 갈 때며, 셋째는 병이 났을 때요, 넷째는 춥거나 더울 때며, 다섯째는 처음으로 과일을 얻었을 때이다. 새로 나온 곡식을 얻었을 때는 먼저 계를 지니고 정진하는 사람에게 주고 그 다음에 자신이 먹는다. 또 보시에 3법(法)이 있다. 첫째 음식을 절에 보내는 것을 상(上)이라 하고, 둘째 집에 청하여 공양하는 것을 중(中)이라 하며, 셋째 절을 지으려고 청할 때 주는 것과 마음을 내어 공양하는 것을 하(下)라 한다.”

‘현우경(賢愚經)’에서는 병든 사람, 이방인, 낯선 이에게도 음식을 보시해야 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굶주리고 어려운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든지 음식을 보시하고 그 행위에 대해서는 찬탄하시며 그것이 필요함에 대해 말씀하심으로써 음식에 깃든 자비의 마음과 정신을 널리 알리기 위해 법을 설하셨습니다. 우리 불자들은 이를 통해 깊이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애호박감자찌개

하안거 결재에 들어간 선방스님들을 위한 메뉴는 구수한 산골의 토속음식이 제격이다. 애호박은 먹기 좋게 등분을 한 후 껍질 쪽에 사선으로 칼집을 내어 간이 잘 베이게 하고, 감자는 껍질을 벗기고 도톰하게 썰고, 표고버섯은 5~6등분하여 썬다. 채수에 고추장을 풀고 집간장을 넣어 간을 맞추고 한소끔 끓인 후 애호박과 감자를 넣어 익힌 다음 청홍고추를 어슷하게 썰어 넣고 고춧가루를 조금 넣어 완성한다.


[1345호 / 2016년 6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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