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키워드 만들기와 스토리텔링 ④
29. 키워드 만들기와 스토리텔링 ④
  • 박상건 교수
  • 승인 2016.08.17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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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법은 중생의 삶과 마음 헤아리는 자비 실천

‘마음’. 그 마음의 뿌리에서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다. 마음의 실타래에서 기쁨과 행복이 풀려나간다. 그런 마음을 어떻게 스토리텔링 할 것인가에 대한 네 번째는 카네기 이야기로부터 시작하려 한다. 그의 좌우명은 “어떤 일을 하든지 열정을 쏟으면 그곳에 빛이 있다”는 것. 그에 관한 일화 한 토막이다. 피츠버그에 비 내리던 어느 날. 한 할머니가 가구거리에서 서성였다. 가구점 직원은 “할머니, 비가 많이 내리는데 가게 안으로 들어오세요”라고 했다. 할머니는 “가구 사러 온 게 아니라 차를 기다리는 중이요. 괜찮아요”라고 했다. 청년은 “물건 안 사도 좋으니 들어와 쉬세요”라고 말했다. 결국 할머니는 가구점 안 소파에 앉아서 승용차를 기다렸다. 청년은 “아참, 차를 기다린다고 했죠? 차번호가 어떻게 돼요? 도착하면 알려드리죠”라고 말했다. 얼마 후 승용차가 왔고 할머니는 청년에게 인사한 후 떠났다. 며칠 후, 가구점의 청년은 미국 대재벌 카네기로부터 편지를 받았다. “비 오는 날 제 어머님께 베풀어준 친절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우리 회사의 모든 가구는 당신에게 의뢰하겠습니다. 또 고향 스코틀랜드에 집을 지을 예정인데 그곳의 모든 가구도 당신께 의뢰하겠습니다. 카네기”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는 “친절은 베푼 만큼 유쾌함으로 되돌아오며 가끔 이자까지 붙여 되돌아온다”고 말했다.

자연과 인간의 조화통해 얻은
지혜와 베품을 소재로 삼아라


인과법(因果法)은 씨 뿌리는 대로 거둔다는 말이다. 사랑은 베풀 때 비로소 가치가 빛난다. 그때 성취감이 바로 행복이다. ‘화엄경’의 ‘보현행원품’에는 “모든 시작은 기도로서 시작되고, 기도로서 수행하며, 기도로서 성불하라. 한순간도 기도의 일념을 쉬지 말라”고 했다. 기도하는 마음은 희망의 씨를 뿌리고 마음의 뿌리는 그만큼 잎을 틔우고 열매를 맺는다. 기도는 희망의 물줄기를 만들고 희망의 빛줄기를 만든다. 자신의 가능성을 믿는 것이 희망이고 희망으로 가는 길은 그 마음의 기도를 시작하는 일이다.

당나라 양개 스님은 숱한 세월 수행을 하면서 “나는 누구인가”라고 반문했다. 그 해답을 찾아 여러 선사를 만났지만 의문을 해갈하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선사를 만나고 하산하던 개울에 비친 자신을 보고 반세기 만에 그 의문은 물줄기가 풀려나갔단다. 그때 그 계곡에서 읊조린 오도송이 이랬다. “절대로 다른 곳에서 찾지 말게/ 자기와 점점 더 아득해질 뿐이니/ 내 이제 홀로 가노나니/ 곳곳마다 그 분을 뵙는다오/ 그가 지금 바로 나이지만/ 나는 지금 그가 아니라네/ 모름지기 이렇게 알아야만/ 비로소 여여(如如)에 계합하리라.” 맑은 거울과 고요한 물에서 나를 찾았다. 명경지수의 참뜻을 되새김질시켜준다.

캐나다 출신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는 “혼자인 것과 함께 혼자여야 한다(alone with the alone)”고 했다. 짧고 알찬 삶, 진정한 운둔의 의미를 떠올려주기에 충분하다. 잡념과 허욕이 없는 맑고 깨끗한 마음의 참뜻을 ‘반야심경’에서도 일러준다. “무명도 없고 무명의 소멸 없다. 늙고 죽음이 없고 늙고 죽음의 소멸도 없느니라. 마음에 걸림이 없고 걸림이 없으므로 두려움이 없느니라.” 마음은 무한한 공간을 만들기도 하고 꽉 찬 마음을 지우기도 한다. 마음이 어떻게 작동하느냐에 따라 단박에 물결치고, 고요해지고, 경계 없는 썰물의 세상을 만들기도 한다. 그 마음의 원천이 불성 곧 부처다.

부처님은 10년 동안 수행하고 45년 동안 제자들을 가르쳤다. 열반을 앞둘 때 제자 마하가섭은 “제발 영원히 우리 곁에서 법륜을 굴려 주소서”라고 간청했다. 그때 부처님은 “난 45년 동안 설법했지만 단 한 번도 너희들에게 가르친 것이 없다. 나의 설법은 이미 너희가 가지고 있는 것이거늘, 나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 설법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렇다. 설법은 중생의 삶과 마음을 헤아리는 자비의 실천이다. ‘금강경’에서는 “일곱 가지 보배를 수미산처럼 쌓아두고 베풀기만 하는 것보다 경전 한 구절을 배워 전해주는 것이 더 큰 공덕이 된다”고 했다. 스스로 배우고 익혀 중생을 이롭게 해야 한다. 설법은 참되고 한결같은 확신이 찬 마음, 참한 마음의 바이러스를 널리 퍼뜨리는 일이다. 그런 깨달음의 성찰과정이다. 그렇게 설법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통해 얻은 지혜와 베풂이 깃든 스토리텔링이다. 

박상건 동국대 겸임교수 pass386@hanmail.net
 


[1355호 / 2016년 8월 1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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