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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파리의 사찰음식

기자명 김유신

전통장 중심의 사찰음식 제공
국제적 인지도 높이는데 기여
현지인, 자연친화 음식 ‘감탄’

한·불 수교 130주년을 기념하여 지난 10월25일부터 29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사찰음식을 알리는 행사가 열렸다. 현지의 주요 인사들을 초청해 사찰음식의 정수를 체험케 한 ‘사찰음식 만찬’ 행사와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조리교육기관 ‘르 꼬르동 블루’와 ‘페랑디 파리(에꼴 페랑디)’에서 교수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사찰음식 강연 및 시식·시연행사, 끝으로 파리 교민 및 불자, 파리 일반 시민들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뷔페식 사찰음식 체험행사 등 크게 3개 영역으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지난 10월26일 파리의 근대 문화재이기도 한 ‘메죵 드 라 뮤투알리떼(Maison de la Mutualite)’에서 열린 사찰음식 만찬행사에는 프랑스의 정·관계 및 조리전문가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통 장’을 주제로 한 사찰음식 18가지와 3가지의 전통차로 구성된 메뉴가 제공되었다. 모든 메뉴에는 3년, 5년, 7년 숙성된 간장과 된장, 3년 숙성 두부장, 고추장을 사용해 한국 사찰음식의 고유한 풍미를 살렸고, 본식은 한식의 전통상차림인 ‘한상차림’으로 제공하여 한식의 원형문화를 간직한 사찰음식의 진면목을 선보였다.

또한 사찰음식을 제공할 때 한국에서 공수해간 전통 옻칠을 한 발우기를 사용한 점도 현지인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식사방식은 현지인들을 고려하여 전식, 본식, 후식 형태로 구성하였고, 와인을 대신하여 송차, 오미자차, 연꽃차를 각 단계별로 제공하여 사찰음식에 대한 친화력을 높였다. 무엇보다도 만찬 참석자들을 크게 감동시킨 것은 식사 전에 시연된 한국 산사의 하루를  재현한 공연이었다.

도량석, 아침예불, 참선과 울력, 공양 순으로 이어지는 사찰의 일상을 영상과 더불어 스님들이 그대로 재현한 이 공연은 만찬 참석자들에게 불교의 궁극적 지향과 사찰음식의 정신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느끼게 한 프로그램이었다.

아울러 메뉴가 제공될 때마다 이번 만찬을 준비한 선재스님이 음식의 특성과 사찰음식의 정신을 차례로 소개를 해서 낯선 음식에 대한 이해를 높이도록 배려하였다.

10월27일과 28일 양일간에 진행된 ‘르 꼬르동 블루’와 ‘페랑디 파리(에꼴 페랑디)’의 사찰음식 강연 및 시식·시연행사는 이번 파리행사 가운데 중요일정 중 하나였는데 전 세계에서 온 유학생과 교수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다보니 영어와 불어를 이중으로 순차 통역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었다.

그러나 사찰음식의 국제적인 인지도를 높이는 소중한 자리였다. 특히 이번 강연에서는 1년, 5년, 10년, 20년 된 간장을 맛보게 하는 특별한 시간을 가짐으로써 사찰 전통 장의 이해를 높이는 좋은 기회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발효음식이 중심인 한식문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데도 도움이 되었다.

프랑스는 이탈리아와 함께 서양 음식문화의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는 음식강국으로 국제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음식관련 표준 중에는 프랑스 음식문화에서 비롯된 것이 상당하다. 그리고 파리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전설적인 요리사 ‘카렘(Care∧me)’ ‘에스코피에(Escoffier)’ 등이 활동하며 서양음식의 전형을 제시한 곳이기도 하다.

때문에 파리에서 진행된 이번 행사는 프랑스뿐만 아니라 사찰음식의 국제적 인지도를 높이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 아울러 모든 생명에 대한 감사와 온 세상의 화평과 조화로운 공존을 기원하는 사찰음식의 정신 또한 널리 널리 퍼져나가길 기원해본다. 

김유신 yskemaro@templestay.com


[1366호 / 2016년 11월 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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