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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법륜 스님 설법 노하우 ①

고정관념 타파해 현대인의 불안과 소외감 해소

법륜 스님은 현대인의 불안과 소외감을 해소하는 ‘즉문즉설’로 유명하다. 현장에서 대중을 상대로 하는 즉문즉설의 화법은 단답형이고, 합격과 낙방, 결혼과 이혼 등 대조법을 통한 대화체라는 점이 특징이다. 사고의 깊이는 그리 깊지 않다. 생활 속 소재를 바탕으로 보편타당한 논리 전개방식이다. 반면에 신문, 단행본 등 원고에 초점을 둘 때는 메시지 전달 방식에서 다양한 비유법을 활용하며 논리전개가 보강된 칼럼 형식이다. 전자는 현장에서 바로 해답을 듣고자 하는 ‘성질 급한 청중’을 위한 청중맞춤형이다. 후자의 경우는 부모를 이해하라는 메시지를 전달을 위해 ‘빗물’이라는 단어를 바다에 비유하거나, 부서지는 파도를 통해 아린 마음 등 이미지 등을 떠올리며 사색과 정서적 소통이 필요한 스토리텔링 방식이 가미됐다.

삶 속 사례 화두로 즉시적 효과
관점 달리해 전모보는 지혜 키워

법륜 스님은 삶 속의 사례를 화두로 삼아 해답을 주는데 결론은 고정관념을 파괴한다. 매우 현실적이고 즉시적이다. 그래서 청중과의 거리가 빠른 속도로 좁혀진다. 주목도가 높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IS(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문제는 위기에 몰린 약자가 저항하는 모습으로 해석했다. 해법은 억울함을 풀어주면 된다는 한마디다. 자꾸 힘으로 억압하려고만 하니까 잠잠해진 것 같다가도 다시 일어나고, 수그러든 것 같다가도 다시 확산된다는 것이다. 국가와 국가가 대립할 때 힘으로 해결하려고 하니까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법륜 스님의 설법 포인트는 한마디로 ‘관점’을 달리하면 마음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런 설법 방식은 청중의 호불호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수용하는 사람과 거부반응이 바로 표출된다. 웅성웅성 인상파청중이거나 박수갈채가 쏟아진다. 물론 입소문에 의해 이미 법륜 스님의 스타일을 수용하는 팬덤(Fandom. 특정스타를 선호하는 팬클럽 혹은 가치체계) 문화가 자리 잡고 있음으로 스님의 설법 방식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요즈음 청중은 은근히 흑백논리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특히 정치 사회적인 문제, 내가 처한 문제에 대한 즉각적 반응을 선호한다. 이런 청중을 대상으로 하는 설법에서는 분명한 자기주장을 준비하고 파급력을 예상할 줄 알아야 한다. 이러한 공개 설법의 경험이 많은 법륜 스님은 “사물의 한 단면만 보는 것을 편견이고, 총체적으로 보는 것을 통찰력 또는 지혜다. 사회에서 고정관념으로 자리 잡은 지식과 정보에 연연하기보다 사물의 전모를 보는 지혜를 키워야 한다”는 점에서 관점이 다른 설법을 한다는 굳은 철학을 갖고 있다.

법륜 스님 사이트(http://pomnyun. tistory.com)에 올라와 있는 ‘마음이 힘들 때 우울증 극복하는 방법’ 이라는 제목의 즉문즉설은 공무원 시험 준비로 힘든 한 젊은이의 고민을 듣고 이에 대한 해법을 내놓은 내용이다. “등산할 때 올라가다 힘들면 앉았다가 가던지 체력이 달리면 내려와야지. 공무원 시험 3년 낙방했다고? 사는 게 그 길만 있나? 세상에는 길이 많다. 하다 안 되면 다시 하면 돼. 내가 뭐가 문제인가? 문제의 과제로 삼으면 수행의 과제가 되는 거지. 내가 가진 습관을 바꾸는 것이 문제이지. 저항이 따른다. 저항하기 싫으면 버리면 돼, 건강해지고 싶으면 담배 끊던지 그냥 피우고 빨리 죽던지…. 나는 스님이니 자유스럽지. 그렇게 자유스럽고 싶으면 스님이 돼. 결국 자기선택에 달렸어. 인생을 너무 빡빡하게 살지 말자고. 가장이니까 힘들다? 회사 못 다니겠다, 그럼 그만둬야지. 가족하고 논의하고 솔직하게 천천히 자리를 알아보겠다, 내 형편이 이러니 당분간 좀 참자, 독재가 문제야, 정당도 가정도 다 그렇다. 혼자 다 짊어지고 가면 안 돼. 인간은 행복을 찾다가 죽는다. 그러면 사는 동안 행복하게 살아야지, 단박에 깨닫고 평생 즐겁게 살아야 한다는 거지.”

부처님은 열반을 앞두고 제자 마하가섭에서 “나의 설법은 너희가 가지고 있는 것이거늘, 나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 설법하지 않았다”고 했다. ‘대열반경’에서 “부처님의 대비(大悲)는 사람의 필요에 따라 일어나고 신심에 의해 깨달음을 얻게 된다”고 했다. 푸시킨은 “양식 있는 인간이란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무엇이 좋고 나쁜가를 신속하게 판단하는 능력을 갖춘 자”라고 말했다. 판단의 능력이 곧 불교의 ‘깨달음’이라는 점에서, ‘즉문즉설’의 의미를 찾을 수 있겠다.

박상건 동국대 겸임교수 pass386@hanmail.net


[1366호 / 2016년 11월 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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