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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키아누 리브스 [끝]

불교국가 네팔로 출가했던 미국 할리우드의 ‘싯다르타’

▲ 키아누 리브스.

미국 할리우드에서 불교는 최근 들어 갑자기 유행하는 종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불교는 서구를 비롯해 미국 할리우드에도 상당히 광범위하게 퍼져 있으며 뿌리 또한 결코 약하지 않다.

할리우드 대표 불자로 유명
SF영화 ‘매트릭스’로 스타덤

편모 슬하 불우한 어린 시절
부정적이고 우울한 성격형성

‘리틀 붓다’ 찍으며 불교심취
충실한 배역 위해 네팔 여행

네팔로 출가 3개월동안 수행
기부와 보시에 열정적 참여

시련마다 불교 가르침 되새겨
집도 차도 없는 검소한 생활

“강물이 유장하게 흘러가듯이
불교와 함께 흘러갈 것” 다짐

이런 사실은 올 한해 법보신문 지면을 통해 불자로서의 삶을 살고 있는 많은 인물들을 소개함으로써 확인됐다. 서구의 유명 인사들이 불교를 비롯해 동양의 문화를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모습은 동서양의 긍정적인 만남이라는 점에서 바람직한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불교가 할리우드에서 급속하게 퍼지기 시작한 것은 20년 전 부터이다. ‘쿤둔(Kundun)’, ‘티베트에서의 7년(Seven years in Tibet)’, ‘리틀 붓다(Little Buddha)’와 같은 걸작들이 할리우드에서 탄생한 것도 이런 축적된 시간의 흐름 때문이다.

언젠가 미국에서 ‘할리우드에서 가장 유명한 불교 신자’를 묻는 설문조사를 한 바 있다. 이 때 당당히 6위에 이름을 올린 사람이 키아누 리브스(Keanu Reeves)이다. 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스타 10위 안에도 항상 이름이 오르내리는 키아누 리브스는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서 미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영화배우다.

▲ 키아누 리브스를 불교로 이끈 계기가 되었던 영화 ‘리틀 붓다’.

키아누 리브스는 1964년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 출생했다. 그의 어머니는 영국 출신이며 아버지는 하와이, 중국, 아일랜드, 포르투갈의 혼혈이었다. 한 때 작은 독립 영화를 전전하던 키아누 리브스가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게 된 계기는 영화 ‘폭풍 속으로 (Point Break)’에 출현하면서부터다. 미국 캘리포니아 아름다운 해변을 배경으로 당대 최고의 스타였던 패트릭 스웨이지(Patrick Swayze)와 함께 액션과 익스트림 스포츠를 보여주었던 키아누 리브스는 이 영화 하나로 할리우드에서 가장 주목 받는 배우로 떠올랐다.

키아누 리브스의 삶은 평탄하지만은 않았다. 불안정한 삶을 살아가던 아버지는 그가 세살이 되던 해 가족을 버리고 떠났고 어머니 밑에서 어려운 삶을 이어갔다. 이런 가족사로 인해 키아누 리브스는 불안정하고 우울한 사춘기를 보냈다. 의상 디자이너였던 어머니는 한 곳에 정착하지 못했고 키아누 리브스는 시드니와 뉴욕, 토론토를 돌며 할아버지 밑에서 지내기도 하고 계부와 함께 살며 불안정한 삶을 이어가야 했다. 그래서 그는 학업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유일하게 그가 열정을 쏟은 것은 아이스하키였다. 토론토 드 라 쌀(De La Salle) 대학에 재학할 당시 그는 아이스하키 프로선수로서의 꿈을 키우기도 했다. 그러나 키아누 리브스는 연극에도 흥미를 가지고 있었다. 15세부터 꾸준히 연극무대에 오르며 연기를 통한 작은 즐거움을 만끽했다.

키아누 리브스는 연극에 선 인연을 고리로 우연하게 영화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그가 맡은 첫 배역은 아이스하키 골키퍼 역할이었다. 그는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서 활동하며 연기의 폭을 넓혀 나갔다. 그리고 곧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실력파 배우로서 능력을 인정받게 됐다. 키아누 리브스를 세계적인 영화 배우로 밀어올린 것은 1999년  출연한 ‘매트릭스(The Matrix)’였다. 세계적으로 엄청난 흥행을 거둔 매트릭스를 통해 큰 명성을 얻은 키아누 리브스는 2003년 2편 ‘매트릭스 리로디드(The Matrix Reloaded)’와 3편 ‘매트릭스 레볼루션(The Matrix Revolution)’에 연속적으로 출연하며 성공한 할리우드 스타의 대명사가 됐다. 키아누 리브스가 ‘매트릭스’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기는 했지만 그의 삶에서 가장 극적인 영화는 1993년 거장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Bernardo Bertolucci)가 연출한 ‘리틀 붓다’였다. 키아누 리브스는 당시 싯다르타 역을 맡았는데 그는 자신의 배역에 충실하기 위해 많은 불교서적을 읽고 네팔로 여행을 떠나는 모험을 감행했다. 할리우드 평론가들은 “키아누 리브스가 리틀 붓다에 출연한 시기가 그의 인생에 가장 큰 전환점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불우했던 어린 시절 때문에 매사에 부정적이고 우울해했던 그는 불교를 배워가며 삶과 죽음, 참다운 생활에 대해 깊이 있는 식견을 갖게 됐으며 세상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들을 조금씩 수정하기 시작했다.

▲ 키아누 리브스의 대표작 영화 ‘매트릭스’의 포스터.

키아누 리브스는 학창시절 가톨릭에서 설립한 학교에 재학하며 성경을 배웠다. 그러나 종교에 그다지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리틀 붓다’의 배역을 맡으면서 종교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 이런 열정들은 영화를 촬영하기 전 불교의 나라 네팔로 여행을 떠나는 계기가 됐다. 그 여행을 통해 키아누 리브스는 많은 것을 배웠다. 스님과 대화를 나누며 부처님의 삶과 가르침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는 후에 네팔에서 자기와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며 처음으로 행복이라는 감정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네팔 여행 13년 후 키아누 리브스는 불교에 입문해 스님이 되고자 히말라야로 떠났다. 떠나기 전, 그는 영화배우로 활동하던 여동생 킴 리브스(Kim Reeves)에게 영화에 출연하며 모아두었던 모든 재산의 내역을 전달하고 정기적으로 후원했던 자선 사업들이 끊어지지 않도록 당부했다.  키아누 리브스는 티베트 라브랑(Labrang) 사원에서 3개월 불교수행을 하며 할리우드 배우와는 거리가 먼 시간을 보냈다.

이후 다시 할리우드로 돌아왔지만 키아누 리브스는 인터뷰 때마다 부처님의 말씀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실제 불교는 그가 인생에서 커다란 시련에 직면했을 때마다 큰 힘이 됐다. 1999년 12월 키아누 리브스는 첫 딸을 사산했다. 그리고 2001년 연인이 다시 아이를 임신했지만 자동차 사고로 사망하는 충격적인 일을 겪었다. 커다란 슬픔에 빠진 키아누 리브스는 이를 잊기 위해 더욱 영화 일에 전념했다.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재력도 쌓였다. 그러나 이런 것으로 마음의 상처가 치유될 리는 없었다. 이때 그는 “결코 영원한 것이 없다”는 불교의 가르침을 떠올렸다. 생각의 전환은 물질적인 풍요와 다른 또 다른 풍요를 가져다주었다. 오히려 부정적인 생각들을 떨쳐버리고 더욱 열심히 주변을 챙기고 자비를 행하는 것이 참다운 삶의 길임을 깊이 깨우쳤다.

인터뷰에서 키아누 리브스는 이렇게 말했다. “돈은 인생에서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물질에 집착하는 나쁜 습관에서 벗어나야 비로소 행복의 길이 보입니다. “

▲ 키아누 리브스가 리처드 기어와 함께 제작한 다큐멘터리 ‘불교를 찾아서(Discovering Buddhism).

키아누 리브스는 할리우드 스타들 중에서 기부를 가장 많이 하는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워낙 비밀스럽게 하기 때문에 정확한 내용은 알 수 없지만 가난한 가족에게 2만 달러를 보내기도 하고 에이즈와 암 연구에 수백만 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그는 재산 70%를 이미 병원에 쾌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다큐멘터리 ‘위대한 경고(The Great Warning)’에 내레이션 봉사를 하기도 했다.

절친 리버 피닉스의 갑작스러운 죽음, 태어나자마자 하늘나라로 떠난 첫째 딸, 뱃속의 두 번째 아이와 함께 차 사고로 세상을 떠난 연인, 암으로 죽은 여동생 등 키아누 리브스의 삶은 결코 평탄치 않았다. 그 고비마다 불교는 그를 위로하고 끝까지 삶의 품격을 유지하는 든든한 힘이 됐다. 그는 집도 자동차도 소유하지 않는다. 검소한 삶 그 자체가 그의 생활이다.

“에너지는 어렵게 만들어지지만 쉽게 파괴됩니다. 그래서 어떤 에너지가 만들어지면 강물이 흐르듯이 끊임없이 유유히 흘러가게 해야 합니다. 불교도 마찬가지입니다. 배워가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지만 잘 유지시켜 흐르는 강물처럼 만들어야 합니다. 저의 삶 또한 바로 그 강물처럼 언제나 불교와 함께 흘러가게 될 것입니다.

키아누 리브스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불교에 관한 오래된 생각이다.

알랭 베르디에 저널리스트 yayavara@yahoo.com
 

[1373호 / 2016년 12월 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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