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정견 [끝]
47. 정견 [끝]
  • 일창 스님
  • 승인 2016.12.27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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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뇌 근절하는 데는 ‘도의 지혜’가 근본

열 가지 공덕행의 토대 중 마지막은 정견(diṭṭhijukamma)이다. 엄밀히 번역하자면 ‘올바르게(uju) 해주는(kamma) 견해(diṭṭhi)’라는 뜻이다. 즉 잘못된 견해를 갖지 않고 올바른 견해를 갖도록 해주는 정견을 뜻하며 법체로는 지혜, 즉 어리석음없는 마음부수이다. 복주서에서는 업 자기재산 정견을 뜻한다고 설명한다. 이와 관련해 세 가지 정견에 대해 설명하겠다.

수행 없이 ‘도의 지혜’도 없어
위빠사나 지혜 생겨야만 가능
바탕에 정견·지계·삼매 갖추고
‘도의 지혜’ 생기면 번뇌 제거

먼저 ‘살라의 바라문들 경’ 등에서 부처님께서는 ‘보시하는 것의 이익이 있다’ 등의 열 가지 항목에 대해 올바른 견해를 가지는 토대 정견(dasavatthuka sammādiṭṭhi)을 설하셨다. 정견은 내용으로 보면 업 자기재산 정견(kammassakatā sammādiṭṭhi)에 포함된다고도 할 수 있다. 업 자기재산 정견이란 “선업과 불선업이라는 업이 많은 생에 태어나는 곳마다 항상 자신을 따라다니는 진정한 재산이다. 업만이 자신에게 항상 남겨지는 유산이다. 업만이 근본원인이다. 업만이 자신의 진정한 친구, 권속이다. 업만이 진정한 의지처다. 선행과 악행을 행한다면 그것에 따라 과보를 받을 것”이라고 바르게 견해를 가지는 것이다.

세 번째로는 네 가지 진리에 대한 정견(catusacca sammādiṭṭhi)이 있다. 네 가지 진리란 일반적으로 아는 바와 같이 괴로움이라는 진리, 괴로움이 생겨남이라는 진리, 괴로움의 소멸이라는 진리, 괴로움의 소멸로 인도하는 실천이라는 진리이다.

수행과 관련한 정견에는 ①업 자기재산 정견, ②선정 정견, ③위빠사나 정견, ④도 정견, ⑤과 정견, ⑥반조 정견이 있다. 먼저 ①업 자기재산 정견(kammassakatā sammādiṭṭhi)은 설명했듯, 업과 업의 결과가 있다고 아는 것, 아는 지혜를 뜻한다. ②선정 정견(jhāna sammādiṭṭhi)이란 선정이 생겨날 때 함께 결합된 지혜를 말한다. 선정이란 마음이 한 대상에 몰입된 상태를 뜻하는데 사마타 수행의 경우 사마타 수행의 대상에 몰입된 대상 선정, 위빠사나 수행의 경우 물질과 정신의 무상·고·무아라는 특성에 몰입된 특성 선정이 있다. ③위빠사나 정견(vipassanā sammādiṭṭhi)이란 위빠사나 수행이 진전되어 생겨나는 여러 위빠사나 지혜, 즉 물질과 정신을 구별하는 지혜, 원인과 결과를 파악하는 지혜, 무상과 괴로움, 무아를 꿰뚫어 아는 지혜 등을 뜻한다. ④도 정견(magga sammādiṭṭhi)이란 위빠사나 지혜가 구족되어 열반을 대상으로 수다원, 사다함, 아나함, 아라한이라는 네 가지 도의 마음이 생겨나는데 그 도의 마음과 함께 생겨나는 지혜를 뜻한다. ⑤과 정견(phala sammādiṭṭhi)이란 도의 마음이 생겨난 직후거나 혹은 나중에 열반을 대상으로 네 가지 과의 마음이 생겨나는데 그 과의 마음과 함께 생겨나는 지혜를 뜻한다. ⑥반조 정견(paccavekkhaṇā sammādiṭṭhi)이란 도와 과를 얻은 뒤 자신이 얻은 도나 과, 열반, 제거한 번뇌, 남아 있는 번뇌 등에 대해 반조하는 마음과 함께 생겨나는 지혜를 뜻한다.

제일 중요한 것은 도의 지혜를 생겨나게 해서 각각 해당되는 번뇌를 더 이상 생겨나지 못하도록 근절하는 것이다. 하지만 도의 지혜도 앞부분의 아무런 수행 없이 그냥 순간적으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위빠사나 지혜가 무르익어야 생겨난다.

따라서 먼저 “견해를 바르게 하고”라는 등으로 설하신 대로 업과 업의 결과에 대해 확신하는 업 자기재산 정견이라는 바탕을 갖추어야 한다. 업에 대한 확신이 없이 어떻게 수행을 하겠는가? 그 뒤 계를 청정히 해야 한다.

그리고 사마타 수행을 통해 몰입선정까지 닦은 뒤 그 몰입삼매를 바탕으로 위빠사나 수행을 실천할 수도 있고, 사마타 수행을 하지 않고 바로 위빠사나 수행을 실천하여 실재하는 물질과 정신마다 찰나적으로 집중하는 찰나삼매를 바탕으로 할 수도 있다. 그리하여 위빠사나 지혜가 단계적으로 향상되어 도의 마음이 생겨나면서 각각 해당되는 번뇌들을 제거한다. 그리고 곧바로 뒤이어 열반을 대상으로 과의 마음이 생겨난다. 그 뒤에 반조의 마음이 생겨난다. 

일창 스님 녹원정사 지도법사 nibbaana@hanmail.net

[1373호 / 2016년 12월 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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